[사진이 있는 아침] 명동 밝힌 '사랑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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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12월 서울 명동의 밤공기는 들떠 있었다. 상점을 장식한 화려한 조명과 시끌벅적한 캐럴이 뒤섞여, 묘한 흥분감이 거리를 가득 채웠다. 그 거리의 끝자락, 명동성당이 나타나자,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성당 들머리에 LED 장미 4000송이로 꾸민 ‘라이트 로즈 가든’ 때문이었다. 이곳은 명동성당과 ‘바보의 나눔’ 재단이 고 김수환 추기경을 추모하기 위해 조성한 것으로, 12월부터 2월까지 명동의 밤을 밝힌다. 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했던 김 추기경의 마음을 이렇게 은은한 빛을 내는 하얀 장미로 표현한 것이다.
연말이 오면 사람들은 한바탕 소동과 같은 시간을 보낸다. 성탄절과 송년의 의미를 생각할 겨를 없이,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잔치를 벌인다. 그런 우리들에게 저 ‘라이트 로즈 가든’은, 어둠을 밝히는 것은 울긋불긋한 조명이 아니라 모든 색을 다 버린 무채색의 빛이라는 것을 전해준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연말이 오면 사람들은 한바탕 소동과 같은 시간을 보낸다. 성탄절과 송년의 의미를 생각할 겨를 없이,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잔치를 벌인다. 그런 우리들에게 저 ‘라이트 로즈 가든’은, 어둠을 밝히는 것은 울긋불긋한 조명이 아니라 모든 색을 다 버린 무채색의 빛이라는 것을 전해준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