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근로자 권모 씨 사물 판별 못하는 위중 상태
'부산 가스누출 사고 한 달'…사고 원인 여전히 안갯속
지난달 28일 10명의 사상자를 낸 부산 폐수처리업체 황화수소 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됐지만, 아직 사고 책임은 가려지지 않고 있다.

경찰은 폐수처리를 업체에 위탁한 포스코가 법적 기준을 위반해 폐수를 넘겼는지, 폐수처리업체가 부적절하게 폐수를 처리하다 사고를 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27일 부산 사상경찰서와 폐수처리업체에 따르면 사고 발생 당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A 폐수처리업체 직원 권모(52)씨가 한 달째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업체 한 관계자는 "권씨가 아직 제대로 사물을 변별하지 못하는 위중한 상태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 가스누출 사고 한 달'…사고 원인 여전히 안갯속
권씨와 함께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던 직원 3명은 치료를 받던 중 모두 숨졌다.

사망자 중에는 폐수처리업체 사장 아들도 포함돼 있다.

경상을 입은 폐수처리업체 소속 다른 근로자와 인근 공장 직원 등 6명은 모두 회복한 상태다.

경찰은 최근 포스코 관계자를 잇달아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 측은 사고 이후 위탁한 폐수가 철강 부식실험에 쓴 황화수소를 수산화나트륨에 녹인 용액과 해수실험을 하고 난 뒤의 염수라고 밝힌 바 있다.

이 폐수는 사고 현장에서 측정했을 때 pH 11.3의 강한 염기성인 것으로 측정됐다.

이는 폐기물관리법상 지정폐기물(pH12.5 이상) 기준에 육박하는 수치다.

경찰은 "지난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감정 결과를 받았고 이를 토대로 포스코 관계자를 소환, 법률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국과원 결과 등은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부산 가스누출 사고 한 달'…사고 원인 여전히 안갯속
경찰은 폐수처리업체 취급 부주의도 조사하고 있다.

포스코가 위탁한 강염기성 폐수를 산성폐수가 있는 수조에 옮겨 담은 폐수처리업체의 처리가 적절했는지, 필요한 중화 작업이나 사전 실험을 거쳤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하지만 사고 당시 작업자가 모두 숨졌고, 폐수처리 책임자인 권씨도 진술이 어려운 상황이라 경찰이 애를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측 관계자는 "경찰 수사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국과원 결과 이후 수사가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관련자 조사와 꼼꼼한 법률검토를 진행하고 있어 2주 정도 뒤면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