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택시 논란 없는 ‘진짜 카풀’ 선보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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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새 카풀 앱 ‘위풀’ 출시 앞둔 박현 위모빌리티 대표
“10㎞이상 장거리 출퇴근에 특화… 택시영역 침범 안해”
“카풀 갈등 여기까지 온데는 카카오·풀러스도 책임 있다”
“10㎞이상 장거리 출퇴근에 특화… 택시영역 침범 안해”
“카풀 갈등 여기까지 온데는 카카오·풀러스도 책임 있다”
“카풀이 택시의 영역을 침범하진 않을지, 모르는 사람 차에 타는 게 불안하진 않을지…. 택시업계와 탑승객들의 이런 걱정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기존 카풀의 문제점을 보완한 ‘2세대 카풀’로 신뢰를 쌓으려 합니다.”
택시업계와 정보기술(IT)업계의 ‘카풀 갈등’이 격해진 가운데, 조금 다른 콘셉트를 내세운 새 카풀 서비스가 하나 더 등장한다. 위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스마트폰 카풀 앱(응용프로그램) ‘위풀(Wepool)’이다. 최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만난 박현 위모빌리티 대표(40·사진)는 “위풀은 현행법에 최적화해 불법 소지가 없고, 카풀의 기본 요소에 충실해 택시업계와 이용자 모두 만족시킬 수 있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박 대표는 광고·마케팅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했고, 국내 1세대 카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럭시의 사업 초창기에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거친 경력도 있다. 럭시는 지난해 카카오에 인수돼 ‘카카오T 카풀’의 밑바탕이 된 서비스다.
논란이 한창인 이 와중에 왜 하필 또 카풀 사업에 뛰어든다는 것일까. 박 대표는 “럭시에서 쌓은 경험을 활용해 법적 취지에 부합하고 각종 논란에서 자유로운 차별화된 서비스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며 “카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인지도를 높이는 비용도 낮출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카카오, 풀러스 등의 기존 카풀 앱은 운전자와 탑승객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주는 온디맨드(on demand) 방식이다. 일각에서 “택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온 이유다. 위풀이 내세운 방식은 조금 다르다. 운전자와 탑승객 모두 자신의 집과 직장을 미리 등록하고, 동선이 맞는 사람끼리 출퇴근길에 한해 이어준다는 것이다.
위풀은 특히 서울 시내에서 10㎞ 이하를 출퇴근하는 단거리 승객에는 배차하지 않을 계획이다. 서울~수도권 간 통근자를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경기도 통계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는 출근 차량은 하루 평균 52만7000대 정도다. 박 대표는 “장거리 출퇴근이 버겁지만 요금 부담 때문에 택시 탈 엄두는 나지 않는 이들에게 카풀은 매우 유용한 수단”이라며 “택시업계의 수요를 침범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카풀 갈등이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데는 기존 카풀업체들의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나 풀러스의 방식은 우버, 콜택시 등과 유사한 데다 요금도 택시의 70% 수준”이라며 “시장점유율을 높이려 무리한 마케팅을 벌여 택시의 반발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위풀은 지난해 11월 운전자 사전 모집을 시작했고 오는 2월께 정식 운영에 들어간다. 이 회사에 운전자로 등록하려면 범죄이력 유무, 교통범칙금 내역, 사고 이력 등을 검증받아야 한다. 금융회사에서 많이 쓰는 비대면 본인인증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서류를 직접 뗄 필요는 없다.
위풀의 카풀 요금은 카카오나 풀러스보다 더 낮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택시업계가 주장하는 ‘전업 카풀 운전자’의 등장 가능성을 차단하고, 순수한 개인 간의 카풀만 허용하는 법 취지에 맞추기 위해서다.
대신 운전자와 탑승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멤버십 상품’을 판매해 매출을 일으킨다는 구상이다. 박 대표는 “카풀 도중 교통사고가 날 경우 복잡한 보험 처리를 이용자 개인이 감당하기 어렵다”며 “위풀 이용자들이 소액(少額)을 추가 부담하면 회사 측 보험으로 모든 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음악 등과 같이 생활 전반에 유용한 부가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가입하는 게 이득’이 되는 상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풀 갈등은 흔히 ‘택시업계 대(對) IT업계’의 구도로 비쳐지지만 IT업계 안의 상황도 복잡하다. 카카오 논란 이후 위모빌리티 같은 카풀 전문 스타트업들은 투자자를 설득하는 일이 한층 힘들어졌다고 한다.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카카오가 카풀을 재개한다면 스타트업들의 설자리가 사라질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 박 대표는 “위풀이 자리를 잘 잡으면 모빌리티(이동수단) 산업 안의 여러 특화된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준비에 시간이 많이 걸렸고 앞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더 많은 사업이지만 과감하게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택시업계와 정보기술(IT)업계의 ‘카풀 갈등’이 격해진 가운데, 조금 다른 콘셉트를 내세운 새 카풀 서비스가 하나 더 등장한다. 위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스마트폰 카풀 앱(응용프로그램) ‘위풀(Wepool)’이다. 최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만난 박현 위모빌리티 대표(40·사진)는 “위풀은 현행법에 최적화해 불법 소지가 없고, 카풀의 기본 요소에 충실해 택시업계와 이용자 모두 만족시킬 수 있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박 대표는 광고·마케팅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했고, 국내 1세대 카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럭시의 사업 초창기에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거친 경력도 있다. 럭시는 지난해 카카오에 인수돼 ‘카카오T 카풀’의 밑바탕이 된 서비스다.
논란이 한창인 이 와중에 왜 하필 또 카풀 사업에 뛰어든다는 것일까. 박 대표는 “럭시에서 쌓은 경험을 활용해 법적 취지에 부합하고 각종 논란에서 자유로운 차별화된 서비스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며 “카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인지도를 높이는 비용도 낮출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카카오, 풀러스 등의 기존 카풀 앱은 운전자와 탑승객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주는 온디맨드(on demand) 방식이다. 일각에서 “택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온 이유다. 위풀이 내세운 방식은 조금 다르다. 운전자와 탑승객 모두 자신의 집과 직장을 미리 등록하고, 동선이 맞는 사람끼리 출퇴근길에 한해 이어준다는 것이다.
위풀은 특히 서울 시내에서 10㎞ 이하를 출퇴근하는 단거리 승객에는 배차하지 않을 계획이다. 서울~수도권 간 통근자를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경기도 통계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는 출근 차량은 하루 평균 52만7000대 정도다. 박 대표는 “장거리 출퇴근이 버겁지만 요금 부담 때문에 택시 탈 엄두는 나지 않는 이들에게 카풀은 매우 유용한 수단”이라며 “택시업계의 수요를 침범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카풀 갈등이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데는 기존 카풀업체들의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나 풀러스의 방식은 우버, 콜택시 등과 유사한 데다 요금도 택시의 70% 수준”이라며 “시장점유율을 높이려 무리한 마케팅을 벌여 택시의 반발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위풀은 지난해 11월 운전자 사전 모집을 시작했고 오는 2월께 정식 운영에 들어간다. 이 회사에 운전자로 등록하려면 범죄이력 유무, 교통범칙금 내역, 사고 이력 등을 검증받아야 한다. 금융회사에서 많이 쓰는 비대면 본인인증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서류를 직접 뗄 필요는 없다.
위풀의 카풀 요금은 카카오나 풀러스보다 더 낮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택시업계가 주장하는 ‘전업 카풀 운전자’의 등장 가능성을 차단하고, 순수한 개인 간의 카풀만 허용하는 법 취지에 맞추기 위해서다.
대신 운전자와 탑승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멤버십 상품’을 판매해 매출을 일으킨다는 구상이다. 박 대표는 “카풀 도중 교통사고가 날 경우 복잡한 보험 처리를 이용자 개인이 감당하기 어렵다”며 “위풀 이용자들이 소액(少額)을 추가 부담하면 회사 측 보험으로 모든 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음악 등과 같이 생활 전반에 유용한 부가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가입하는 게 이득’이 되는 상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풀 갈등은 흔히 ‘택시업계 대(對) IT업계’의 구도로 비쳐지지만 IT업계 안의 상황도 복잡하다. 카카오 논란 이후 위모빌리티 같은 카풀 전문 스타트업들은 투자자를 설득하는 일이 한층 힘들어졌다고 한다.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카카오가 카풀을 재개한다면 스타트업들의 설자리가 사라질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 박 대표는 “위풀이 자리를 잘 잡으면 모빌리티(이동수단) 산업 안의 여러 특화된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준비에 시간이 많이 걸렸고 앞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더 많은 사업이지만 과감하게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