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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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둔 남자친구의 동생이 몰래카메라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을 알게 됐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지난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명 일베)에 여자친구 등을 몰래 찍어 게시한 남성 13명이 성폭력처벌법 위반(비동의촬영·유포 및 동의촬영·비동의유포) 혐의로 검거됐다.

온라인에 몰래 촬영한 사적인 사진, 동영상을 게재하는 성범죄가 사회적인 화두가 되는 상황에서 한 네티즌이 온라인에 개인적인 고민을 토로했다.

A 씨는 "4살 연상 남자친구와 20살 때부터 8년이라는 시간을 같이 보냈고, 양가에서도 서로를 예뻐해 주셔서 내년 봄 결혼을 약속했다"며 "요즘 미투, 성범죄, 몰래카메라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남의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제 주변 얘기였다"면서 글을 시작했다.

A 씨는 "퇴근 후 남자친구와 간단히 한 잔 마시면서 일상 얘기를 하던 중, 얼굴이 너무 안 좋아서 '요즘 무슨 일 있냐'고 물었다"며 "남동생이 10개월 정도 만났던 여자친구와 성관계 영상을 모텔에서 몰래 촬영하고, 자고 있던 알몸을 몰래 촬영해 기소됐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 "더 충격적인 사실은 남자친구가 '아, 내동생 똥 밟았어, 그런 여자를 만나서 멍청하게 기소 당하냐'라고 말한 것"이라며 "너무 실망해 대충 자리를 정리한 후 집에 왔다"고 전했다.

이어 "남자친구랑 자기 전에 통화를 했는데, 남자친구 부모님이 그 여자친구 부모에게 '네 딸이 결혼도 전에 몸 함부로 놀리고, 기집애가 무디게 찍히는 줄도 모른게 잘못 아니냐'고 했다고 한다"며 "남자친구도 저에게 말할 때 세상 당당한 말투고, 정이 다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예비 신랑의 남동생 일로 결혼도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절대 헤어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A 씨는 "저는 남자친구도, 동생도, 남자친구 부모님도 다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데, (남자친구는) 대체 뭐가 이상하냐고 한다"며 "우리가 헤어지고 파혼하는게, 너무 오버하는 행동인거냐. 제가 잘못생각하는 거냐"고 조언을 구했다.

A 씨의 고민 상담에 "신이 도왔다", "빨리 헤어져라", "콩 심은데 콩 난다. 저런 집과는 엮이면 안된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헤어져라", "8년이라는 시간이 아깝지만, 앞 날을 생각해야 한다"라는 현실적인 조언이 이어졌다.

또한 "글쓴이도 찍힌 거 아니냐",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남자 쪽 하드디스크를 털어 봐야 한다", "꼭 몰카 촬영 여부 확인하고 안전 이별하길"이라는 우려도 이어졌다.

한편 당사자의 동의 없이 사적인 동영상, 사진을 촬영하는 행위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으로 처벌된다. 또한 지난 26일 법 개정을 통해 영리 목적으로 불법촬영물을 유포할 경우 벌금형 없이 7년 이하 징역형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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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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