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곗줄 당겨서 혈압 측정…3가지 기술 특허 등록
완전 충전하면 3일간 사용
세계 최대 獨전시회 출품
유럽·미국 등에 수출 계획

H2-BP는 참케어가 이달 출시한 손목시계 모양의 휴대용 혈압측정기다. 4년 동안 20억원을 투자해 개발했다. 무게는 44g으로 가벼운 데다 평범한 스마트워치를 닮아 눈에 띄지 않는다. 병원에서 볼 수 있는 펌프 형식의 혈압측정기를 손목시계 크기로 축소한 것은 참케어가 처음이다. 단순 참고용이 아니라 의료 데이터로 가치가 있다는 의미의 의료기기 인증도 받았다. 이동화 참케어 대표는 “국내 고혈압 환자 1100만 명 중 수시로 혈압을 확인해야 하는 중증 환자가 150만 명”이라며 “국내 및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메디슨서 익힌 기술 활용

그런데 사업을 시작한 지 오래지 않아 이 대표에게 고혈압이 찾아왔다. 초기 단계여서 혈압약을 먹을 필요는 없지만 혈압을 자주 측정하라는 의료진의 권고가 있었다. 먼저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에서 만든 가정용 제품을 써봤다. 하지만 출근 이후엔 사용할 수 없어 ‘내 혈압은 괜찮을까’ 하는 불안감에 늘 시달렸다. 이 대표는 스마트워치를 보고 손목시계 형태의 혈압측정기 아이디어를 얻었다. 손목시계 형태라면 야외활동 중에도 언제든 혈압을 잴 수 있을 거란 생각이었다.
손목시계 크기로 쉽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삼성과 애플이 내놓은 스마트워치처럼 광센서를 쓰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는 의료기기 인증을 받기 어려웠다. 오차 때문이었다. 참케어는 공기펌프로 손목을 조이는 대신 시곗줄(스트랩)을 당기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대표는 “해외 경쟁사도 공기펌프를 손목시계 크기로 줄일 수 없어 이런 제품을 못 내놓고 있었다”고 말했다. 참케어는 시곗줄을 조이며 혈압을 재는 기술로만 특허 3개를 등록했다. 자고 있을 때도 혈압을 잴 수 있다. 이 대표는 “1시간30분 동안 완전 충전하면 3일간 사용할 수 있다”며 “최대 100회 혈압을 측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1년 코스닥 상장 목표
참케어는 수출 쪽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의료기기 전시회 ‘메디카’에 H2-BP를 내놓자 행사 관계자 150여 명이 직접 혈압을 측정해봤다. 이 대표는 “유럽에서 독점 판매 권한을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며 “현지 의료기기 인증을 받는 대로 유럽과 미국에 수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2-BP의 기능은 현재 두 개다. 시간을 보거나 혈압을 측정하는 용도로만 쓸 수 있다. 참케어는 조만간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도 연동해 ‘진짜 스마트워치’처럼 쓸 수 있는 제품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광센서를 이용한 의료기기 인증에도 도전한다. 혈압을 측정할 때 손목의 높이(고도)를 바꿔 2회 측정하면 오차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원리를 이용했다. 이 대표는 “내년 말이면 광센서를 이용한 소형 제품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H2-BP가 세계 시장에서 자리 잡으면 2021년께 코스닥 상장에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