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수입 자동차를 모는 운전자 열 명 중 네 명 이상이 BMW 화재 사태 이후 수입차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이 ‘2018 하반기 한경 수입차서비스지수(KICSI) 평가’와 별도로 한 ‘수입차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 결과다. 수입차를 타는 운전자 12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수입차 운전자 44% "BMW 화재로 신뢰도 떨어졌다"
수입차를 모는 운전자 절반가량(43.7%)은 ‘BMW 화재 사태 이후 수입차 신뢰도 변화’를 묻는 항목에 ‘낮아졌다’고 답했다. 되레 ‘높아졌다’는 의견(10.7%)도 있었다. 설문한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장석우 부장은 “BMW가 서비스센터를 24시간 가동하는 등 짧은 시간에 리콜(결함 시정)에 나선 점을 나름 평가하는 소비자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수입차의 신뢰도엔 ‘금’이 갔지만, 신차 구매 의사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차 운전자 열 명 중 여덟 명 이상(81.8%)이 ‘향후 자동차 교체 시 수입차를 다시 살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모르겠다’와 ‘의향이 없다’는 의견은 각각 14.6%, 3.6%에 그쳤다.

신차를 살 때 구매 의향이 있는 연료 방식으로는 가솔린(휘발유)이 여전히 1위(40.4%)로 꼽혔다. 이어 하이브리드(29.6%), 전기(14.5%), 디젤(경유·14.0%), 액화석유가스(LPG·1.5%) 순이었다. 디젤 차량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면서 디젤차 구매 의향은 작년 하반기(24.5%)보다 10%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전기차를 사겠다는 사람(14.5%)보다도 적게 집계된 것은 2015년 한경 수입차서비스지수 평가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과거 대비 수입차의 가격 변화’를 묻는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8.8%가 ‘낮아졌다’고 답했다. ‘변함없다’(38.6%)와 ‘높아졌다’(22.6%)는 항목을 택한 사람도 적지 않았다. 수입차 브랜드가 특정 기간과 일부 모델에 한해 할인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경쟁을 벌인 탓에 가격 인하를 체감하는 소비자가 예상보다 많지 않다는 진단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