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이 기존 문자메시지를 대체하는 차세대 메시지 서비스(RCS: Rich Communication Suite)를 선보인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메신저 등에 밀린 메시지 시장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KT는 28일 RCS ‘채팅’을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에서 출시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이르면 다음달 초 RCS를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는 갤럭시노트9에서만 가능하지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S9 시리즈 등으로 대상을 확대한다.

RCS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만든 통합 메신저 규격이다. 기존 단문 메시지(SMS)와 멀티미디어 메시징 서비스(MMS)에 그룹 채팅 등을 더했다. 별도 앱(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메시지 앱에서 서비스 사용에 동의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문자메시지와 달리 별도 요금이 부과되지 않고 이용 중인 요금제에 따라 데이터가 차감된다.

채팅은 최대 100명과 동시에 그룹 채팅을 할 수 있고, 최대 100메가바이트(MB) 크기의 파일을 전송할 수 있다. 기존 MMS는 1MB 크기로 데이터 전송이 제한됐지만 채팅 서비스는 화질 저하 없이 원본 그대로 사진과 영상을 공유할 수 있다. KT는 내년 6월30일까지 데이터 차감 없이 무료로 채팅 서비스를 쓸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애플의 ‘아이메시지’처럼 대화 상대방이 채팅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기존 문자메시지로 자동 전환된다. 상대방의 메시지 수신 여부도 알 수 있다.

KT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챗봇(chatbot) 서비스도 도입한다. KT는 “기업이 챗봇 서비스를 통해 1 대 1 상담, 상품 문의 등을 할 수 있다”며 “향후 채팅 서비스 내에서 상품 주문, 결제까지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RCS는 통신사들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내놓은 서비스다. 이 같은 시도가 처음은 아니다. GSMA는 201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RCS ‘조인(joyn)’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통신 3사가 조인을 도입했지만 이미 시장을 선점한 카카오톡에 밀려 2015년 서비스를 종료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새로 나온 RCS는 조인과 달리 별도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어 사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얼마나 RCS를 도입할지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