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동맹관리' 전문가가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에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한국에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일 미군 출신으로 2015년 미일안보협력지침 작성에 참여했던 국제전략가 마이클 보색은 26일 자신의 트윗을 통해 SMA 협상이 양측간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 미 협상팀이 지시받은 것으로 보이는 '150~200% 인상'은 불가능한 것으로 동맹관리자 역할을 했던 자신의 입장에서 이는 '미친 짓'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또 SMA 유효기간 단축 제의에 대해서도 당초 SMA의 취지에 맞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SMA가 환율 변동과 국내총생산(GDP) 추이, 그리고 전투준비태세나 동맹의 기여도 변화 등을 고려해 5년마다 갱신키로 한 것은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미 전문가 "미, 한국에 터무니없는 방위비 인상 요구"
아프가니스탄 참전 용사인 그는 '지도부 변화에 따른 이념적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 협정 유효기간을 제한하는 것은 SMA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SMA 시한 만료가 결과적으로 한국이 트럼프의 이른바 '무임승차' 공약의 목표물이 되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색은 미국의 과대한 인상 요구가 마치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구독자에게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 요금을 10%(월 1달러 정도) 올린다고 말하는 대신, 콘텐츠 보강 계획은 없고 단지 당신이 충분히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요금을 2배로 올린다'고 말하는 것과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 보도로 미뤄 양측이 실무선에서 일단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보이나 이것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한 백악관이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한국 측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더 받아내려는 벼랑 끝 전술, 또는 아마도 만약 그들의 요구가 받아들여 지지 않을 경우 실제로 주한 미군을 감축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모두가 동맹에는 나쁜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색은 솔직하지 못한 협상 전술은 장기적 관계에 해로우며 감군위협은 동맹 의무를 방기하는 데 따른 공포를 증폭시킨다면서 한마디로 북한이 한-미 동맹의 틈새를 타고 혜택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동맹을 손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위정책결정자들이 큰 그림을 염두에 두어야 할 시기에 동맹과 안보이슈를 구분하려 하고 있다면서 이는 정책 결정을 용이하게 할 수 있으나 필연적으로 나쁜 정책으로 이어지거나, SMA의 경우 빈약한 동맹관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수계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한반도 전문가 브루스 클링너도 보색의 주장을 리트윗하면서 한미 SMA가 지금처럼 다뤄져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