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음악인들이 말하는 봄여름가을겨울 전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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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전태관, 암투병중 별세
김현식 백밴드로 함께 활동한 장기호·박성식…"깔끔하게 리듬 표현한 독보적인 스타일"
"1980년대 퓨전 재즈 선망…봄여름가을겨울은 기념비적인 장수 밴드"
김현식 백밴드로 함께 활동한 장기호·박성식…"깔끔하게 리듬 표현한 독보적인 스타일"
"1980년대 퓨전 재즈 선망…봄여름가을겨울은 기념비적인 장수 밴드"
봄여름가을겨울 드러머 전태관의 부고에 많은 음악계 동료들이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태관은 지난 27일 밤 11시50분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한 병원에서 딸과 봄여름가을겨울 단짝 김종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빛과소금 장기호는 "며칠 전 병실에 갔을 때는 저를 알아봤다. 힘드니 말하지 말라고 손잡고 기도해주고 나왔는데 그저께 갔을 때는 저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날 신장투석을 중단했던 것 같다. 어제도 가려다가 제가 감기에 걸려 못 갔는데…"라며 아픈 속내를 드러냈다.
장기호는 전태관이 1988년 김종진과 봄여름가을겨울로 출발하기 전이던 1986년, 고(故) 김현식의 백밴드인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에서 함께 활동했다. 밴드 멤버는 장기호(베이스), 김종진(기타), 전태관(드럼), 고(故) 유재하(건반)였다.
그러나 유재하가 솔로 음반을 위해 나가면서 박성식이 합류해 1986년 김현식 3집을 냈다. 하지만 김현식의 대마초 사건으로 밴드 활동이 중단되자 김종진과 전태관은 봄여름가을겨울로 독립했고, 장기호와 박성식은 1990년 빛과소금으로 활동했다.
빛과소금 멤버 박성식도 "우리가 여러 음악 카페에서 연주하며 교류하던 시절, 막 20대에 들어선 태관이를 처음 봤다"며 "농담도 잘하는 유쾌한 면이 있었지만 성품은 선비였다"고 장기호와 같은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봄여름가을겨울로 독립해 왕성하게 음악 활동하는 모습을 응원하곤 했다"며 "빛과소금보다 대중적인 인지도도 좋았고 앨범도 많이 내며 활동했다. 우리나라에서 장수하는 밴드가 많지 않은데 이들은 기념비적인 밴드"라고 강조했다. 미스틱엔터테인먼트를 이끄는 윤종신은 트위터에 "전태관 형께서 세상을 떠나셨어요. 아프지 않은 곳에서 편히 쉬셔요 형. 감사했습니다"라고 썼다.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는 인스타그램에 "전태관 선배님께서 암 투병 끝에 돌아가셨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얼마 전 선배님의 따뜻한 곡들을 다시금 듣고 재해석해보는 경험을 했기에 더욱 안타까운 마음입니다"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했다.
어반자카파의 조현아는 "어린 시절 가수의 길 앞에 선 제게 올바른 방향의 지침이 되어주셨던, 늘 귀감이 되어주셨던 최고의 드러머 전태관 오라버니. 삼가 조의를 표하오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추모했다.
가수 김동률은 "태관형님, 이제 편히 쉬세요. 늘 따뜻하게 웃으시던 모습 기억하겠습니다"라고 했고, 현진영은 "교회에서 뵐 때면 언제나 '진영아!' 하고 반갑게 웃어주시던 형님이 떠오릅니다. 이제 하나님 곁에서 형수님과 행복하시길 기도할게요"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싸이도 인스타그램에 고인의 활짝 웃는 사진과 함께 "삼가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올려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SBS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를 진행하는 김창완은 방송에서 슬픔을 누르며 청취자들의 추모 메시지를 낭독했다. 이와 함께 봄여름가을겨울의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를 선곡했다.
전태관과 30년간 함께 활동해온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은 "수많은 히트곡과 가요계에 새로운 역사를 써온 전태관 군의 이름 앞에 붙었던 수식어는 '한국 대중음악의 자존심'이었으며 여기에 과장은 없었다"고 회고했다.
김종진은 "독보적인 리듬감, 폭발하는 에너지, 깊이 있는 음악의 이해가 공존하는 음악인으로서뿐만 아니라 따뜻한 미소, 젠틀한 매너, 부드러운 인품을 겸비한 전태관 군은 한국음악 역사상 뮤지션과 대중으로부터 동시에 가장 큰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드러머였다"고 썼다.
봄여름가을겨울은 국내 최정상 연주자로 구성된 팀답게 퓨전재즈, 블루스, 록, 어덜트 컨템포러리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다.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어떤 이의 꿈', '내 품에 안기어',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아웃사이더',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 히트곡을 냈다.
또 지난 10월부터 후배 뮤지션들이 봄여름가을겨울 음악을 재해석하는 30주년 트리뷰트 음원 프로젝트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도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오혁, 윤도현, 십센치, 윤종신, 배우 황정민, 데이식스, 대니정, 이루마, 장기하, 어반자카파 등이 참여했다. 내년 1∼2월에는 기념 공연도 예정돼 있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31일 오전 9시다. 장지는 용인 평온의 숲이다.
유족으로는 딸 하늘 씨가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전태관은 지난 27일 밤 11시50분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한 병원에서 딸과 봄여름가을겨울 단짝 김종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빛과소금 장기호는 "며칠 전 병실에 갔을 때는 저를 알아봤다. 힘드니 말하지 말라고 손잡고 기도해주고 나왔는데 그저께 갔을 때는 저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날 신장투석을 중단했던 것 같다. 어제도 가려다가 제가 감기에 걸려 못 갔는데…"라며 아픈 속내를 드러냈다.
장기호는 전태관이 1988년 김종진과 봄여름가을겨울로 출발하기 전이던 1986년, 고(故) 김현식의 백밴드인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에서 함께 활동했다. 밴드 멤버는 장기호(베이스), 김종진(기타), 전태관(드럼), 고(故) 유재하(건반)였다.
그러나 유재하가 솔로 음반을 위해 나가면서 박성식이 합류해 1986년 김현식 3집을 냈다. 하지만 김현식의 대마초 사건으로 밴드 활동이 중단되자 김종진과 전태관은 봄여름가을겨울로 독립했고, 장기호와 박성식은 1990년 빛과소금으로 활동했다.
빛과소금 멤버 박성식도 "우리가 여러 음악 카페에서 연주하며 교류하던 시절, 막 20대에 들어선 태관이를 처음 봤다"며 "농담도 잘하는 유쾌한 면이 있었지만 성품은 선비였다"고 장기호와 같은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봄여름가을겨울로 독립해 왕성하게 음악 활동하는 모습을 응원하곤 했다"며 "빛과소금보다 대중적인 인지도도 좋았고 앨범도 많이 내며 활동했다. 우리나라에서 장수하는 밴드가 많지 않은데 이들은 기념비적인 밴드"라고 강조했다. 미스틱엔터테인먼트를 이끄는 윤종신은 트위터에 "전태관 형께서 세상을 떠나셨어요. 아프지 않은 곳에서 편히 쉬셔요 형. 감사했습니다"라고 썼다.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는 인스타그램에 "전태관 선배님께서 암 투병 끝에 돌아가셨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얼마 전 선배님의 따뜻한 곡들을 다시금 듣고 재해석해보는 경험을 했기에 더욱 안타까운 마음입니다"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했다.
어반자카파의 조현아는 "어린 시절 가수의 길 앞에 선 제게 올바른 방향의 지침이 되어주셨던, 늘 귀감이 되어주셨던 최고의 드러머 전태관 오라버니. 삼가 조의를 표하오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추모했다.
가수 김동률은 "태관형님, 이제 편히 쉬세요. 늘 따뜻하게 웃으시던 모습 기억하겠습니다"라고 했고, 현진영은 "교회에서 뵐 때면 언제나 '진영아!' 하고 반갑게 웃어주시던 형님이 떠오릅니다. 이제 하나님 곁에서 형수님과 행복하시길 기도할게요"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싸이도 인스타그램에 고인의 활짝 웃는 사진과 함께 "삼가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올려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SBS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를 진행하는 김창완은 방송에서 슬픔을 누르며 청취자들의 추모 메시지를 낭독했다. 이와 함께 봄여름가을겨울의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를 선곡했다.
전태관과 30년간 함께 활동해온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은 "수많은 히트곡과 가요계에 새로운 역사를 써온 전태관 군의 이름 앞에 붙었던 수식어는 '한국 대중음악의 자존심'이었으며 여기에 과장은 없었다"고 회고했다.
김종진은 "독보적인 리듬감, 폭발하는 에너지, 깊이 있는 음악의 이해가 공존하는 음악인으로서뿐만 아니라 따뜻한 미소, 젠틀한 매너, 부드러운 인품을 겸비한 전태관 군은 한국음악 역사상 뮤지션과 대중으로부터 동시에 가장 큰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드러머였다"고 썼다.
봄여름가을겨울은 국내 최정상 연주자로 구성된 팀답게 퓨전재즈, 블루스, 록, 어덜트 컨템포러리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다.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어떤 이의 꿈', '내 품에 안기어',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아웃사이더',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 히트곡을 냈다.
또 지난 10월부터 후배 뮤지션들이 봄여름가을겨울 음악을 재해석하는 30주년 트리뷰트 음원 프로젝트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도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오혁, 윤도현, 십센치, 윤종신, 배우 황정민, 데이식스, 대니정, 이루마, 장기하, 어반자카파 등이 참여했다. 내년 1∼2월에는 기념 공연도 예정돼 있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31일 오전 9시다. 장지는 용인 평온의 숲이다.
유족으로는 딸 하늘 씨가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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