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용균 어머니·시민대책위, 광화문광장 분향소 기자회견
"산안법 개정은 시작일 뿐…용균이의 죽음 헛되지 않게 노력"
"우리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우린 이제 한걸음 뗐을 뿐 이것을 시작으로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들을 좀 더 힘 있게 주장하고 나아갈 것입니다."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위한 산안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튿날인 28일, 고(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내 아들 용균이의 죽음을 밝히고, 우리 아들 동료들이 위험에서 벗어나고 우리 아들 딸들이 정규직이 되는 것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김용균 씨 유족과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김용균 씨의 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안법 개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용균 씨의 어머니는 기자회견에서 "며칠 동안 더는 아들들이 죽지 않도록 산안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국회에서 지냈다"며 "산안법이 통과되고 용균이를 볼 면목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시민단체와 우리 유족이 함께 국민들과 노력해서 산안법을 고치도록 해서 우리 아들에게 조금은 덜 미안한 아빠, 엄마가 되었듯이 앞으로 더 힘을 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저희가 더 힘을 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용균이를 추모하는 2차 범국민추모제에 많이 참석해주셔서 용균이와 함께해달라"고 당부했다.

시민대책위는 입장문에서 "산안법 개정안은 그나마 다행스럽지만 입법예고, 국무회의 의결, 국회 논의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를 반영하는 데 매우 미흡했으며 누더기 법안이 됐다"며 "처벌강화, 도급 금지의 범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본질적인 한계는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 악순환의 사슬을 끊고 세계 최고 수준의 산재·직업병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법 개정 외에도 정부와 법원의 엄정한 법 적용 의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대책위는 "아직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대통령 사과,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상시 지속업무 노동자의 직접 고용 정규직 전환, 태안 화력 1∼8호기 작업중지와 안전실비 개선 등에 모든 힘을 모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