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의 '로봇 근무 혁신'…"단순반복 업무, 로봇에 맡긴다"
코웨이 예산관리팀은 매월 초 가장 바쁘다. 전월 실적 자료를 산출해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일을 처리하는데 4~5명의 직원이 5시간 이상 매달렸다.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시스템 도입 후 달라졌다. RPA가 스스로 알아서 자료를 산출한다. 한 명이 한두 시간만 내 분석 자료를 정리하면 된다.

코웨이는 회계, 분석 등 주요 업무에 이 같은 RPA를 전면 도입해 운영을 시작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달 초부터 RPA를 시범 적용한 뒤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적용한 것.

RPA 시스템은 움직이는 로봇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로봇을 말한다. 소프트웨어가 사람을 대신해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자료를 수집, 분석한다. 조회·입력·비교 등 단순 반복 작업에 주로 사용한다. 코웨이는 계정현황 모니터링, 판매실적 집계, 렌털자산현황 정리, 요금 청구내역 조회 등 40여 개 업무에 RPA를 적용했다. 총 70개 로봇을 운영해 전체 업무처리 속도를 50% 이상 높였다. 앞으로 업무 영역 전반에 걸쳐 RPA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남동오 코웨이 정보전략팀장은 “RPA가 방대한 데이터를 집계하는 작업 등을 하는 동안 직원은 부가가치가 높은 일에 집중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작업 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나 정보보안 리스크도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사무자동화는 RPA가 처음은 아니다. 1980년대 전사자원관리(ERP)를 시작으로 2000년대 초반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비즈니스프로세스아웃소싱(BPO)을 거쳐 RPA 시대로 넘어왔다. RPA는 ERP BPO 등 기존 시스템보다 적은 투자로 업무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인다. 이런 이점 때문에 미국 일본 등 해외 선진 기업은 이미 RPA 도입이 한창이다. 국내도 지난해 금융권을 시작으로 올 들어 제조 유통 등 전 산업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 특히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등과 맞물려 RPA 도입 기업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