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던 2018년이지만 스타트업 투자만은 예외로 봐야 한다. 국내 벤처캐피털(VC)들의 투자액만 따져도 3조원이 훌쩍 넘는다. 해외 VC, 국내 대기업, 사모펀드 등도 국내 우량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Getty images bank
Getty images bank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 국내 VC들의 스타트업 투자액은 2조888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8511억원)은 물론 지난해 투자 총액(2조3803억원)을 넘어선 사상 최고 기록이다. VC의 자금이 올 들어 1142개 스타트업으로 흘러들었다. 업계에선 연말 투자액 집계가 끝나면 투자 총액이 3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8 스타트업 결산①] VC들의 스타트업 투자액 급증, 올해 투자액 3조원 넘어
업종별로는 바이오 의료 분야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지난해 3788억원에 그쳤던 투자액이 7016억원(10월까지)으로 증가했다. 매년 부문별 투자액 1위를 지켜오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두 번째 자리(6363억원)로 밀어냈다. 대부분의 업종에선 투자액이 늘었지만 게임은 예외였다. 10월말 기준 게임 부문 투자액은 1060억원(10월까지)으로 지난해(1269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2018 스타트업 결산①] VC들의 스타트업 투자액 급증, 올해 투자액 3조원 넘어
스타 스타트업들이 대거 등장한 것도 2018년의 변화로 꼽힌다. 쿠팡은 최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2600억원을 투자받았다.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에서 투자를 받은 사례중 금액이 가장 크다.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10조원이 넘는다.

방탄소년단을 탄생시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총쏘기 게임(FPS)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블루홀 등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까지 유니콘으로 분류됐던 국내 스타트업은 쿠팡과 옐로모바일 뿐이었다.

VC들의 투자 열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일단 '지갑'이 두툼하다. 올해(10월까지) 결성된 99개 VC 조합의 결성금액은 2조6751억원에 이른다. 이 자금 중 일부는 상당액이 투자대기 자금 형태로 남아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99개 조합이 합류하면서 운영 중인 조합은 776개, 운영자금은 22조1983억원으로 확대됐다.

한 VC 관계자는 "VC뿐 아니라 대기업과 금융권, 정부, 공공기관 등도 스타트업을 공격적으로 발굴하기 시작했다"며 "스타트업의 창업 환경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