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트럼프의 미치광이 전략 : 의도적 폭락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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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행동은 뉴욕 증시를 끌어내리는 원동력이었습니다.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입니다.
미 중앙은행(Fed)을 공격하고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의 해임설을 흘렸으며(믹 멀베이니 비서실장 내정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 파월 해임이 불가능하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고 말한 걸로 봐서 검토한 건 분명한 듯 합니다), 민주당에게 멕시코 장벽 예산을 내놓으라며 연방정부 셧다운을 장기화시키고, 시리아 철군을 갑자기 발표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사임을 불렀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이례적으로 시중은행들의 유동성들을 긴급 점검한 뒤 이를 발표까지 하면서 증시의 불안감을 부추겼습니다.
게다가 26일 다우가 1000포인트 넘게 급등하는 등 기록적 반등장이 나타나자,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중국 화웨이와 ZTE의 장비와 부품 구매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흘러나왔습니다(흘린 건지?).
내년 1월부터 미국 기업들이 국가안보 저해 가능성이 있는 이들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다는 겁니다. 내년 1월 중국에서 양국이 무역협상을 개최하다는 뉴스가 나온 지 며칠 밖에 안된 상황인데 말이죠.
경제와 증시를 잘 안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왜 이럴까요.
월가 일부에선 트럼프의 의도적 미치광이 작전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습니다. 일부러 증시를 끌어내리고, 침체 우려를 가속화시키려는 뜻이라는 겁니다.
경제살리기에 골몰해온 트럼프가 왜 경제를 망치려들까요.
최근 미국내 전문가들은 이르면 내년 말, 늦어도 2020년부터는 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기업, 금융권, 학계 등 60명의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지난 7~11일 실시한 설문에서 50% 이상이 2020년부터 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지요.
2020년은 바로 대선이 열리는 해입니다. 그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되지 않으면 아마 탈세 의혹, 러시아 스캔들 등으로 인해 감방으로 직행할 지도 모릅니다.
미국에선 대통령이 재선되려면 필수 조건이 있습니다. 대선이 있는 그 해 경제가 좋아야한다는 겁니다.
만약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져 2020년께 침체가 온다면 트럼프는 재선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트럼프는 이렇게 생각할 지 모릅니다. "어차피 침체가 올 거, 빨리 오게 하자. 그리고 2020년부터는 다시 회복되게 만들자."
정황 증거는 충분합니다.
트럼프 정권 출범 후 경기 버팀목이었던 연방정부 재정 확대는 2019년 회계년도, 즉 내년 9월말이면 끝납니다. 작년 10월에 공화·민주 양당이 2년간 재정 지출을 확대하기로 시한부로 합의한 때문이죠.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는 내년, 월가 투자은행은 트럼프가 의도한 재정 확대 연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악화돼 시장이 아우성을 친다면? 민주당도 어쩔 수 없이 재정 확대 연장에 동의할 수 있습니다.
Fed가 기준금리를 또 올렸던 지난 12월18~19일 FOMC 회의 직전, 트럼프는 연속해서 트윗을 날려 Fed와 파월을 압박했습니다.
월가에선 "트럼프가 회의를 앞두고 압박하면 올리지 않으려고 했다가도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Fed가 대통령에 휘둘리지 않고 독립성을 지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금리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었죠. 관측은 맞았습니다. Fed는 금리를 올리고 내년 2번의 추가 인상을 예고했죠.
이후 파월의 해임설까지 나왔습니다. 비분강개한 Fed 위원들은 정말 트럼프를 증오하면서 일치단결해 금리를 계속 인상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엊그제 스콧 미너드 구겐하임파트너스의 CIO는 Fed가 내년에 금리를 내릴 확률이 50%라고 했습니다.
트럼프의 노림수는 이 것일 수 있습니다.
"열받은 Fed가 내년 초 금리를 두 번 더 올리면 경기 침체 가능성은 매우 커진다 -> 침체가 급속화되면 Fed는 내년 말께 금리를 인하해야할 것이다 -> 자산 축소도 중단하고, 양적완화 카드도 다시 꺼내야할 수 있다 -> 그러면 2020년엔 경기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 나는 재선된다." 뭐 그런 시나리오입니다.
이게 맞다면 미중 무역협상은 내년 3월1일 타결이 불가능할 겁니다. 불안감을 더 고조시켜야 침체를 앞당길 수 있으니까요.
그런 뒤 내년 말이나 2020년 초에 전격 타결한다면,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미국 경제는 극적으로 반등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살아나던 미국 경제는 2015년 잠시 침체 조짐을 보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가 재정을 퍼붓고 감세를 시작하면서 1년여 동안의 슬럼프를 금새 이겨냈죠.
트럼프는 이런 시나리오를 짜고 있을 지 모릅니다.
만약 정말이라면 파월 해임설은 주기적으로 계속 나오고, 미중 무역협상은 당분간 타결될 가능성은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1년 정도는 괴로운 시기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건 정말 ‘설’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입니다.
미 중앙은행(Fed)을 공격하고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의 해임설을 흘렸으며(믹 멀베이니 비서실장 내정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 파월 해임이 불가능하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고 말한 걸로 봐서 검토한 건 분명한 듯 합니다), 민주당에게 멕시코 장벽 예산을 내놓으라며 연방정부 셧다운을 장기화시키고, 시리아 철군을 갑자기 발표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사임을 불렀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이례적으로 시중은행들의 유동성들을 긴급 점검한 뒤 이를 발표까지 하면서 증시의 불안감을 부추겼습니다.
게다가 26일 다우가 1000포인트 넘게 급등하는 등 기록적 반등장이 나타나자,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중국 화웨이와 ZTE의 장비와 부품 구매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흘러나왔습니다(흘린 건지?).
내년 1월부터 미국 기업들이 국가안보 저해 가능성이 있는 이들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다는 겁니다. 내년 1월 중국에서 양국이 무역협상을 개최하다는 뉴스가 나온 지 며칠 밖에 안된 상황인데 말이죠.
경제와 증시를 잘 안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왜 이럴까요.
월가 일부에선 트럼프의 의도적 미치광이 작전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습니다. 일부러 증시를 끌어내리고, 침체 우려를 가속화시키려는 뜻이라는 겁니다.
경제살리기에 골몰해온 트럼프가 왜 경제를 망치려들까요.
최근 미국내 전문가들은 이르면 내년 말, 늦어도 2020년부터는 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기업, 금융권, 학계 등 60명의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지난 7~11일 실시한 설문에서 50% 이상이 2020년부터 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지요.
2020년은 바로 대선이 열리는 해입니다. 그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되지 않으면 아마 탈세 의혹, 러시아 스캔들 등으로 인해 감방으로 직행할 지도 모릅니다.
미국에선 대통령이 재선되려면 필수 조건이 있습니다. 대선이 있는 그 해 경제가 좋아야한다는 겁니다.
만약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져 2020년께 침체가 온다면 트럼프는 재선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트럼프는 이렇게 생각할 지 모릅니다. "어차피 침체가 올 거, 빨리 오게 하자. 그리고 2020년부터는 다시 회복되게 만들자."
정황 증거는 충분합니다.
트럼프 정권 출범 후 경기 버팀목이었던 연방정부 재정 확대는 2019년 회계년도, 즉 내년 9월말이면 끝납니다. 작년 10월에 공화·민주 양당이 2년간 재정 지출을 확대하기로 시한부로 합의한 때문이죠.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는 내년, 월가 투자은행은 트럼프가 의도한 재정 확대 연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악화돼 시장이 아우성을 친다면? 민주당도 어쩔 수 없이 재정 확대 연장에 동의할 수 있습니다.
Fed가 기준금리를 또 올렸던 지난 12월18~19일 FOMC 회의 직전, 트럼프는 연속해서 트윗을 날려 Fed와 파월을 압박했습니다.
월가에선 "트럼프가 회의를 앞두고 압박하면 올리지 않으려고 했다가도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Fed가 대통령에 휘둘리지 않고 독립성을 지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금리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었죠. 관측은 맞았습니다. Fed는 금리를 올리고 내년 2번의 추가 인상을 예고했죠.
이후 파월의 해임설까지 나왔습니다. 비분강개한 Fed 위원들은 정말 트럼프를 증오하면서 일치단결해 금리를 계속 인상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엊그제 스콧 미너드 구겐하임파트너스의 CIO는 Fed가 내년에 금리를 내릴 확률이 50%라고 했습니다.
트럼프의 노림수는 이 것일 수 있습니다.
"열받은 Fed가 내년 초 금리를 두 번 더 올리면 경기 침체 가능성은 매우 커진다 -> 침체가 급속화되면 Fed는 내년 말께 금리를 인하해야할 것이다 -> 자산 축소도 중단하고, 양적완화 카드도 다시 꺼내야할 수 있다 -> 그러면 2020년엔 경기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 나는 재선된다." 뭐 그런 시나리오입니다.
이게 맞다면 미중 무역협상은 내년 3월1일 타결이 불가능할 겁니다. 불안감을 더 고조시켜야 침체를 앞당길 수 있으니까요.
그런 뒤 내년 말이나 2020년 초에 전격 타결한다면,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미국 경제는 극적으로 반등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살아나던 미국 경제는 2015년 잠시 침체 조짐을 보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가 재정을 퍼붓고 감세를 시작하면서 1년여 동안의 슬럼프를 금새 이겨냈죠.
트럼프는 이런 시나리오를 짜고 있을 지 모릅니다.
만약 정말이라면 파월 해임설은 주기적으로 계속 나오고, 미중 무역협상은 당분간 타결될 가능성은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1년 정도는 괴로운 시기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건 정말 ‘설’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