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원장보들 사표 제출에 '난색'…내달 중순 이후로 넘어갈 듯
금감원 임원 전원교체 1년만에 "모두 사표내라"…인사 진통
금융감독원이 임원 인사로 진통을 겪고 있다.

부원장보 9명 전원에 대해 사표를 요구하자 상당수 인원이 이에 불응, 인사가 지체되고 있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6일 임원회의 후 유광열 수석부원장을 통해 부원장보 9명 전원에게 사표를 낼 것을 주문했다.

내달 임원 인사를 앞두고 재신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선행조치 성격이다.

윤 원장의 결정에 상당수 부원장보는 난색을 표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 3년 임기 중 1년여밖에 소화하지 못한 탓이다.

금융당국은 물론 금융권에서도 윤 원장의 부원장보 전원 사표 요구를 이례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금감원은 지난해 부원장보 이상 임원 13명 전원을 교체하는 개원 이래 최고강도의 임원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새 정부 출범 직후 대규모 인사가 이뤄진 지 1년이 막 넘은 상황에서 다시 부원장보 전원 사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윤 원장은 부원장 3명에 대해선 사표 요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는 임면에 대한 권한 문제일 뿐 부원장들 역시 재신임의 선상에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부원장보는 금감원장이 직접 임명하지만 부원장은 금감원장의 제청으로 금융위원회가 임명하는 특수성을 반영한 조치라는 의미다.

금융권에서는 특정 부원장이 이번에 교체 대상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이미 흘러나오고 있다.

금감원 임원들의 사표 제출 거부는 퇴임 후 재취업의 어려움 등이 두루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재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임기를 남겨두고 용퇴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부원장보급들의 반발로 임원 인사는 빨라 봐야 내달 중순까지 밀릴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통상 금감원은 11~12월 임원, 1월 국실팀장급, 설 연휴 이전에 팀장 이하 인사를 해왔지만 이런 속도라면 1분기까지 밀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전에도 인사를 앞두고 임원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일이 있었다"면서 "윤 원장 취임 이후 제대로 인사를 하지 않아 내년 초에는 임원 인사부터 대대적인 개편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