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더스] 이커머스 각축전, '한국의 아마존'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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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업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위주로 재편되며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가장 주목받은 업체는 쿠팡이다. 지난 11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조성한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약 2조2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국내 인터넷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투자다.
쿠팡은 2015년에도 손 회장으로부터 약 1조1천억 원을 투자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 현재 전국 10여 곳에 축구장 151개 넓이인 연면적 124만6천㎡(약 38만 평)의 물류센터를 구축했고, 약 1억2천만 종의 상품을 판매하는 중이다.
또 주문하면 다음날까지 배송하는 '로켓배송', 자정에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까지 배송하는 '새벽배송', 주문 후 몇 시간 만에 배송하는 '로켓프레시', 400만 종의 로켓배송 품목에 한해 당일 배송하는 '로켓와우' 등 획기적인 서비스도 속속 선보였다.
그 결과 쿠팡 매출은 2014년 3천484억 원, 2015년 1조1천337억 원, 2016년 1조9천159억 원, 2017년 2조6천846억 원으로 급증했고, 2018년 매출은 약 5조 원이다. 문제는 적자로, 2014년 1천215억 원이었던 쿠팡의 영업손실은 2015년 5천470억 원, 2016년 5천652억 원, 2017년 6천388억 원으로 늘었고, 2018년에도 전년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여느 회사라면 벌써 문을 닫았을 상황에 일각에선 이번에 유치한 대규모 투자금이 혁신적인 기술개발보다 재무구조 개선에 쓰일 것이란 시각도 많다.
그러나 쿠팡은 이번에도 물류망 확대, 결제 플랫폼 강화,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쓴다고 공언했다. 구체적으로는 물류센터 규모를 2019년 말까지 현재의 두 배로 늘리고, 상품 추천이나 챗봇 등 고객의 구매를 돕는 인공지능(AI) 개발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하지만 경쟁업체들의 반격도 거세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 업체 이베이코리아는 새해 상반기에 경기도 화성에서 축구장 18개보다 큰 규모의 물류센터를 가동한다. 고객이 다양한 판매자로부터 상품을 구매해도 이곳에서 한데 모아 보내는 통합배송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SK그룹 계열사인 11번가는 2018년 6월 국민연금 등에서 5천억 원을 유치한 데 이어 9월에는 온라인 쇼핑사업을 전담하는 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하며 더 큰 성장을 예고했다.
대형 유통업체들도 이커머스 시장에 공세를 펼치고 있다. 국내 1위 유통기업 롯데는 2018년 8월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출범시키고, 향후 5년간 3조 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백화점·마트·편의점·하이마트 등의 계열사가 각각 운영하던 7개의 온라인 쇼핑몰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또 온라인 택배 시스템인 '메가 허브 터미널'을 구축하고 여기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물류망 구축에도 나선다.
신세계도 새해 초 출범하는 온라인 통합법인 SSG닷컴에 1조7천억 원을 투자하며 온라인 사업을 확대한다. 경기도 용인과 김포에 이어 수도권에 첨단 물류센터를 추가로 조성하고, 이를 통해 2023년까지 매출 10조 원의 법인으로 키우는 게 목표다.
이들 대형 유통기업은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고, 기존 고객을 온라인으로 유입하기도 쉬워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에 뒤질세라 최근에는 인터넷 기업들도 수익원 다양화 차원에서 이커머스 사업을 강화하는 중이다. 네이버는 지난 11월 쇼핑과 간편결제 등을 담당하던 조직 네이버페이를 사내독립기업으로 출범시켰다. 네이버 화면에서도 이커머스 메뉴를 눈에 잘 띄게 배치하고, 사용자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 쇼핑서비스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역을 키워갈 방침이다.
카카오는 지난 12월 온라인 쇼핑을 총괄하는 자회사 카카오커머스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이용하던 '선물하기' '스토어' '장보기' 등의 사업과 향후 신설되는 사업을 담당한다.
인터넷 기업의 경우는 포털이나 메신저 등 막강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용자와 판매자를 상대적으로 쉽게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 강점으로 얘기된다.
수많은 기업이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45조 원이었던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15년 54조 원, 2016년 65조 원, 2017년 78조 원, 2018년 90조 원(잠정)으로 확대되며 5년간 연평균 20%의 성장률을 보였다. 새해에는 100조 원이 넘을 전망이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가격경쟁력뿐 아니라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는 기술 경쟁력이 중요하다"며 "단기간의 수익 창출이나 자본력만으론 승리하기 힘들며, 구매 패턴과 수요 예측, 배송까지 신기술을 적용하는 업체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경 기자 bookworm@yna.co.kr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최근 가장 주목받은 업체는 쿠팡이다. 지난 11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조성한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약 2조2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국내 인터넷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투자다.
쿠팡은 2015년에도 손 회장으로부터 약 1조1천억 원을 투자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 현재 전국 10여 곳에 축구장 151개 넓이인 연면적 124만6천㎡(약 38만 평)의 물류센터를 구축했고, 약 1억2천만 종의 상품을 판매하는 중이다.
또 주문하면 다음날까지 배송하는 '로켓배송', 자정에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까지 배송하는 '새벽배송', 주문 후 몇 시간 만에 배송하는 '로켓프레시', 400만 종의 로켓배송 품목에 한해 당일 배송하는 '로켓와우' 등 획기적인 서비스도 속속 선보였다.
그 결과 쿠팡 매출은 2014년 3천484억 원, 2015년 1조1천337억 원, 2016년 1조9천159억 원, 2017년 2조6천846억 원으로 급증했고, 2018년 매출은 약 5조 원이다. 문제는 적자로, 2014년 1천215억 원이었던 쿠팡의 영업손실은 2015년 5천470억 원, 2016년 5천652억 원, 2017년 6천388억 원으로 늘었고, 2018년에도 전년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여느 회사라면 벌써 문을 닫았을 상황에 일각에선 이번에 유치한 대규모 투자금이 혁신적인 기술개발보다 재무구조 개선에 쓰일 것이란 시각도 많다.
그러나 쿠팡은 이번에도 물류망 확대, 결제 플랫폼 강화,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쓴다고 공언했다. 구체적으로는 물류센터 규모를 2019년 말까지 현재의 두 배로 늘리고, 상품 추천이나 챗봇 등 고객의 구매를 돕는 인공지능(AI) 개발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하지만 경쟁업체들의 반격도 거세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 업체 이베이코리아는 새해 상반기에 경기도 화성에서 축구장 18개보다 큰 규모의 물류센터를 가동한다. 고객이 다양한 판매자로부터 상품을 구매해도 이곳에서 한데 모아 보내는 통합배송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SK그룹 계열사인 11번가는 2018년 6월 국민연금 등에서 5천억 원을 유치한 데 이어 9월에는 온라인 쇼핑사업을 전담하는 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하며 더 큰 성장을 예고했다.
대형 유통업체들도 이커머스 시장에 공세를 펼치고 있다. 국내 1위 유통기업 롯데는 2018년 8월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출범시키고, 향후 5년간 3조 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백화점·마트·편의점·하이마트 등의 계열사가 각각 운영하던 7개의 온라인 쇼핑몰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또 온라인 택배 시스템인 '메가 허브 터미널'을 구축하고 여기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물류망 구축에도 나선다.
신세계도 새해 초 출범하는 온라인 통합법인 SSG닷컴에 1조7천억 원을 투자하며 온라인 사업을 확대한다. 경기도 용인과 김포에 이어 수도권에 첨단 물류센터를 추가로 조성하고, 이를 통해 2023년까지 매출 10조 원의 법인으로 키우는 게 목표다.
이들 대형 유통기업은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고, 기존 고객을 온라인으로 유입하기도 쉬워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에 뒤질세라 최근에는 인터넷 기업들도 수익원 다양화 차원에서 이커머스 사업을 강화하는 중이다. 네이버는 지난 11월 쇼핑과 간편결제 등을 담당하던 조직 네이버페이를 사내독립기업으로 출범시켰다. 네이버 화면에서도 이커머스 메뉴를 눈에 잘 띄게 배치하고, 사용자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 쇼핑서비스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역을 키워갈 방침이다.
카카오는 지난 12월 온라인 쇼핑을 총괄하는 자회사 카카오커머스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이용하던 '선물하기' '스토어' '장보기' 등의 사업과 향후 신설되는 사업을 담당한다.
인터넷 기업의 경우는 포털이나 메신저 등 막강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용자와 판매자를 상대적으로 쉽게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 강점으로 얘기된다.
수많은 기업이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45조 원이었던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15년 54조 원, 2016년 65조 원, 2017년 78조 원, 2018년 90조 원(잠정)으로 확대되며 5년간 연평균 20%의 성장률을 보였다. 새해에는 100조 원이 넘을 전망이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가격경쟁력뿐 아니라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는 기술 경쟁력이 중요하다"며 "단기간의 수익 창출이나 자본력만으론 승리하기 힘들며, 구매 패턴과 수요 예측, 배송까지 신기술을 적용하는 업체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경 기자 bookworm@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