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초계기 영상공개 '파장'…軍 "근접비행으로 구조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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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해상자위대 P-1 초계기를 동원해 우리 군함을 촬영한 영상을 28일 공개한 것과 관련한 파장이 지속되고 있다.
일본 내 일부 언론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영상 공개 결정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보도했고, 우리 정부와 군 관계자들은 영상을 통해 분명히 드러난 광개토대왕함에 대한 일본 초계기 근접 비행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29일 이번 영상 공개에 대해 방위성이 '한국을 더 반발하게 뿐'이라며 신중론을 폈지만, 아베 총리의 결정에 따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도쿄신문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화해·치유 재단의 해산과 강제징용 판결 등으로 아베 총리가 울컥했다"는 자민당 관계자의 발언을 전하는 등 아베 총리의 '개인감정'을 부각하기도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의 영상 공개와 관련해 아베 정권이 국내 여론 대책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전했다.
우리 군 관계자들은 전날 방위성이 공개한 영상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일본 초계기가 우리 광개토대왕함 150m 상공으로 위협 비행했다면서 이는 구조활동을 방해하는 비신사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한일 국방 당국이 실무급 화상회의를 갖고 해결 방안 모색을 시작한 바로 다음날 뒤통수를 때리듯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영상을 공개한 데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군 관계자들도 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 군 수뇌부도 일본의 일방적인 행동에 상당히 불쾌한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일각에서는 아베 정권이 추락한 지지율을 끌어올리고자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이 영상을 공개하면서 초계기 승무원들의 상호 교신 내용의 상당량을 "삐"소리로 음소거 처리하면서도 "This is Japan Navy(여기 일본 해군이다)"라며 자신들을 '해군'으로 칭한 것도 아베 정권의 지향이 투영된 호칭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군 및 군사전문가들은 일본이 우리 군함을 향해 위협 비행을 해놓고도 국제법을 거론하며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고, 인도적인 수색구조 활동임을 알면서도 '공세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우선 비판하고 있다.
일본 P-1 초계기는 지난 20일 동해 대화퇴어장 인근 한일 중간 수역에서 조난한 북한 선박을 수색하던 광개토대왕함 쪽으로 500m 거리까지 접근했으며 함정 150m 상공으로 두 차례 비행했다. 이에 일본은 실무급 화상회의 등을 통해 '국제민간항공안전협약'을 거론하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대응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정한 국제민간항공안전협약(ANNEX2 Chapter4 Visual fligt rules)은 "이륙 또는 착륙을 위하여 필요하거나 관계 당국의 허가를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 지표면 또는 수면 상공을 150m(500ft) 이내로 비행하는 것은 금지한다"고 되어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 협약에 명시된 최저고도는 일반적으로 민간 항공기가 해수면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확보해야 할 최저 안전고도를 뜻한다"며 "일본이 국제법을 근거로 고도 150m로 광개토대왕함 부근을 비행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은 국제법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조 활동을 방해한 것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당시 광개토대왕함은 침수 중인 조난 선박 구조활동 임무를 했다"며 "일본 측이 매우 긴박한 구조상황에 있는 것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저공 위협 비행을 한 것은 구조활동을 방해하는 것으로 국제관례를 무시한 비신사적인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는 "일본 해상초계기는 공대함 미사일 등 무장 탑재가 가능한 항공기"라며 "이런 무기체계 특성을 고려할 때 우리 함정에 근접 비행하는 것은 함정의 안전을 위협하는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광개토대왕함에서 레이더 Lock-On(무기사용 가능한 상태의 레이더 가동) 등 자위권적 조치를 할 수도 있었지만, IFF(피아식별장치)와 광학장비로 우방국인 일본 해상초계기임을 확인한 후 광학장비를 이용해 감시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고 강조했다.
군에 따르면 과거 러시아 군용기가 이번 일본 초계기와 같은 위협 비행을 했다가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러시아 Su-24 전폭기가 영국 군함의 약 100ft 상공으로 통과해 영국은 러시아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한다. 2015년 6월에도 Su-24 전폭기가 미국 군함 상공 500m 이내로 통과해 미국은 러시아에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이런 국제적 사례를 보더라도 일본 초계기의 저공 위협 비행은 매우 위협적인 행동으로 판단할 수 있다"면서 "우리 해상초계기는 타국 군함을 위협하지 않기 위해 5~9㎞ 이내로 접근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일본 내 일부 언론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영상 공개 결정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보도했고, 우리 정부와 군 관계자들은 영상을 통해 분명히 드러난 광개토대왕함에 대한 일본 초계기 근접 비행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29일 이번 영상 공개에 대해 방위성이 '한국을 더 반발하게 뿐'이라며 신중론을 폈지만, 아베 총리의 결정에 따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도쿄신문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화해·치유 재단의 해산과 강제징용 판결 등으로 아베 총리가 울컥했다"는 자민당 관계자의 발언을 전하는 등 아베 총리의 '개인감정'을 부각하기도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의 영상 공개와 관련해 아베 정권이 국내 여론 대책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전했다.
우리 군 관계자들은 전날 방위성이 공개한 영상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일본 초계기가 우리 광개토대왕함 150m 상공으로 위협 비행했다면서 이는 구조활동을 방해하는 비신사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한일 국방 당국이 실무급 화상회의를 갖고 해결 방안 모색을 시작한 바로 다음날 뒤통수를 때리듯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영상을 공개한 데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군 관계자들도 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 군 수뇌부도 일본의 일방적인 행동에 상당히 불쾌한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일각에서는 아베 정권이 추락한 지지율을 끌어올리고자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이 영상을 공개하면서 초계기 승무원들의 상호 교신 내용의 상당량을 "삐"소리로 음소거 처리하면서도 "This is Japan Navy(여기 일본 해군이다)"라며 자신들을 '해군'으로 칭한 것도 아베 정권의 지향이 투영된 호칭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군 및 군사전문가들은 일본이 우리 군함을 향해 위협 비행을 해놓고도 국제법을 거론하며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고, 인도적인 수색구조 활동임을 알면서도 '공세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우선 비판하고 있다.
일본 P-1 초계기는 지난 20일 동해 대화퇴어장 인근 한일 중간 수역에서 조난한 북한 선박을 수색하던 광개토대왕함 쪽으로 500m 거리까지 접근했으며 함정 150m 상공으로 두 차례 비행했다. 이에 일본은 실무급 화상회의 등을 통해 '국제민간항공안전협약'을 거론하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대응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정한 국제민간항공안전협약(ANNEX2 Chapter4 Visual fligt rules)은 "이륙 또는 착륙을 위하여 필요하거나 관계 당국의 허가를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 지표면 또는 수면 상공을 150m(500ft) 이내로 비행하는 것은 금지한다"고 되어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 협약에 명시된 최저고도는 일반적으로 민간 항공기가 해수면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확보해야 할 최저 안전고도를 뜻한다"며 "일본이 국제법을 근거로 고도 150m로 광개토대왕함 부근을 비행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은 국제법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조 활동을 방해한 것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당시 광개토대왕함은 침수 중인 조난 선박 구조활동 임무를 했다"며 "일본 측이 매우 긴박한 구조상황에 있는 것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저공 위협 비행을 한 것은 구조활동을 방해하는 것으로 국제관례를 무시한 비신사적인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는 "일본 해상초계기는 공대함 미사일 등 무장 탑재가 가능한 항공기"라며 "이런 무기체계 특성을 고려할 때 우리 함정에 근접 비행하는 것은 함정의 안전을 위협하는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광개토대왕함에서 레이더 Lock-On(무기사용 가능한 상태의 레이더 가동) 등 자위권적 조치를 할 수도 있었지만, IFF(피아식별장치)와 광학장비로 우방국인 일본 해상초계기임을 확인한 후 광학장비를 이용해 감시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고 강조했다.
군에 따르면 과거 러시아 군용기가 이번 일본 초계기와 같은 위협 비행을 했다가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러시아 Su-24 전폭기가 영국 군함의 약 100ft 상공으로 통과해 영국은 러시아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한다. 2015년 6월에도 Su-24 전폭기가 미국 군함 상공 500m 이내로 통과해 미국은 러시아에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이런 국제적 사례를 보더라도 일본 초계기의 저공 위협 비행은 매우 위협적인 행동으로 판단할 수 있다"면서 "우리 해상초계기는 타국 군함을 위협하지 않기 위해 5~9㎞ 이내로 접근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