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파느니 증여? 稅부담 커…대출 함께 이전하는 '부담부 증여' 관심을
최근 고객과 상담을 하다 보면 빠지지 않는 주제가 부동산이다. 특히 정부에서 발표한 조정대상지역에 속해 있는 아파트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양도세와 종부세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자니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아파트 매각도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의 경우 양도세 중과 및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라는 제약 조건이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부분 사람이 도달하는 해결책이 ‘증여’다. 과도한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소유한 아파트를 팔기보다는 자녀에게 증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함에 따라 수도권 내 아파트를 증여하는 경우라면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증여세는 대부분 해당 아파트와 비슷한 매매사례가액을 적용해 신고하기 때문이다. 최근 1년 새 아파트 매매가격이 높게 형성된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증여세 부담이 커진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파트 전체 증여보다는 부분 증여를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소수 지분이라도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자녀가 유주택자가 되기 때문에 무주택자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현 부동산 시장 상황에서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없다.

집 파느니 증여? 稅부담 커…대출 함께 이전하는 '부담부 증여' 관심을
이런 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려하는 방법 중 하나가 ‘부담부 증여’다. 부담부 증여란 대출이나 보증금 등 채무도 함께 이전하는 증여를 말한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녀에게 7억원짜리 부동산을 증여하는 경우 5억원가량의 대출을 포함해 증여한다면 자녀가 받는 재산가치는 대출을 제외한 2억원이 된다. 따라서 2억원에 대한 증여세만 납부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부모에게 넘겨받은 대출 또는 보증금에 대한 상환 의무는 자녀가 갖게 된다. 또 부모 입장에서도 대출 5억원을 자녀에게 넘겨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양도세를 내야 한다는 것이 일반 증여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일반 증여와 부담부 증여 중 어느 쪽이 유리한 것인지는 경우에 따라 다르다. 취득가 대비 현시세가 얼마인지, 부모님의 전체 자산이 얼마인지, 자녀의 자금출처가 얼마인지에 따라 세금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부담부 증여를 고려 중인 부동산이 조정대상지역 내에 있는 고액의 아파트라면 양도세 측면에서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일시적인 1가구 2주택 상황이거나 주택 가격이 매입 가격보다 하락한 경우라면 큰 세금 부담 없이 자녀에게 이전이 가능하고 양도세와 종부세 부담에서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고려해볼 만하다.

이처럼 증여는 개개인의 현재 상황에 따라 유리한 방법이 달라진다. 따라서 절세 효과를 최대한 누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가와 함께 증여 플랜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건훈 삼성생명 경원FP센터 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