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달린 음식을 떡볶이 가격에 맛보고…'럭셔리 바'에서 야경 보며 칵테일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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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향기
비즈니스 트래블러들이 손꼽는 '가성비 갑' 여행지
싱가포르
비즈니스 트래블러들이 손꼽는 '가성비 갑' 여행지
싱가포르
싱가포르(약 719㎢)는 서울(약 605㎢)과 비슷한 크기의 작은 도시국가다. 도(道)나 시(市)로 나누지 않고 길 이름으로 주소지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다. 싱가포르에서 길을 잃어도 당황할 필요 없다. 곧 익숙한 길이 알아서 나타난다. 골목골목 사이에는 아기자기한 ‘맛집’이 숨어 있다. 시끌벅적한 차이나타운, 말레이계의 상징 캄퐁 글램(Kampong Glam), ‘작은 인도’ 리틀 인디아도 모두 적당한 거리에 있다. 시간이 금인 ‘비즈니스 트래블러’들에게 싱가포르가 ‘가성비 갑’ 여행지로 꼽히는 이유다.
중국계 말레이계 등 다양한 인종 모인 용광로
싱가포르는 그릇은 작지만 잘 버무려진 샐러드와 같다. 각각의 맛을 내면서도 다채로운 하모니를 이룬다. 모두를 어우르는 마법의 소스는 다른 인종에 대한 ‘존중’ 그리고 ‘영어’다. 싱가포르인들은 영국에 지배당한 시절을 묘사할 때 ‘콜로니얼(Colonial·식민지 시대의)’이라는 단어를 피한다고 한다. 20년 가까이 싱가포르에 거주한 한국인 가이드는 “영국에 대한 싱가포르인의 인상은 한국 국민이 일본을 생각할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더 긍정적”이라며 “꽤 많은 싱가포르인이 자국의 빠른 성장 배경에 영국의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천연자원이 없는 싱가포르는 33억 인구가 사는 나라들과 7시간 안에 닿는 지리적 장점을 십분 활용한다. 여기에 어디서든 영어가 통한다는 메리트까지 더해지면서 싱가포르는 자연스레 아시아 최대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산업 국가로 발돋움했다.
포용력으로 이룬 다문화, 여기에서 비롯한 다양한 ‘먹거리’는 싱가포르가 BTMICE 산업을 리드하는 원동력이다. ‘미식의 나라’답게 미쉐린 별을 받은 레스토랑으로 가득하고 외국인도 쉽게 어울릴 수 있는 ‘바(Bar)’가 즐비하다.
떡볶이 가격으로 미쉐린을 맛보다
1인당 국내총생산이 5만7714달러로 세계 7위(2017년 기준)인 싱가포르의 물가는 비싸다는 인상이 강하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서민 기준’ 물가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싼 곳도 많다. 중국계가 다수인 싱가포르에는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의 숨은 노점 맛집이 도시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차이나타운 초입 스미스거리에 있는 ‘호커찬(Hawker Chan)’은 미쉐린 별이 달린 음식을 세계에서 가장 싸게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본점은 원래 차이나타운의 야외 노점식당이었지만 2016년 미쉐린 심사위원으로부터 별을 받은 뒤로 여러 곳에 분점을 냈다. 지금은 대만과 호주, 카자흐스탄에도 분점을 계획할 정도로 장사가 잘된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소야 소스 치킨 앤드 누들’이다. 본점에선 2.50싱가포르달러(약 2040원), 냉방이 되는 분점에선 4.80싱가포르달러(약 3900원)에 판매된다.
여느 중국식당에서 볼 수 있는 면을 중심으로 오래 구운 듯한 치킨이 옆자리를 지킨다. 위에는 간장색의 이 집 특별 소스가 뿌려져 있다.
솔직히 국수는 맛이 빼어나지는 않다. 예상했던 맛을 내는 면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 주인공인 치킨을 맛보는 순간 미쉐린 심사단의 선택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겉은 마치 ‘서울 3대 족발’을 연상케 할 정도로 탱탱하고 부드럽다. 속살도 ‘씹는다’기보다 ‘녹는다’는 표현이 맞다. 다리살, 가슴살 어느 부위든 마찬가지다.
중국·말레이의 완벽한 합체, 페라나칸
뎀시 로드(Dempsy Road)에 있는 ‘캔들넛(Candlenut)’에선 완벽한 퓨전 요리라 할 수 있는 페라나칸(Peranakan)식 음식을 제공한다. 페라나칸은 말레이반도로 이주해온 중국인과 말레이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후손을 일컫는다. 차분한 식당 내 분위기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싱가포르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어 비즈니스 트래블러들에게 인기가 높다.
미쉐린으로부터 별 1개를 받은 캔들넛의 오너이자 수석셰프인 맬컴 리가 페라나칸이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그는 외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 터득한 레시피와 조리 방식 그대로를 고집한다. 맬컴 리는 “미쉐린 심사위원단보다 더 엄격한 외할머니에게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기 때문에 항상 똑같은 맛의 음식을 낼 수밖에 없다”며 “미쉐린 스타를 받기 전과 받은 후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 지금의 맛을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양강과 강황, 바질 등 동남아시아의 여러 향신료가 듬뿍 들어간 페라나칸 요리는 익숙하면서도 오묘한 맛을 낸다. 캔들넛의 메뉴는 대부분 매콤하거나 달달해 ‘단짠’의 균형을 잘 맞춰 한국인 입맛에도 맞는다. CNN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 렌당(코코넛 소스에 소고기를 넣고 조린 요리)이 느끼해질 때면 코를 톡 쏘는 페라나칸식 커리가 이를 잡아주는 식이다.
단품으로도 주문할 수 있지만, ‘한 상 차림’처럼 내놔 여러 음식을 음미할 수 있는 코스도 우리 돈으로 6만원대로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다. 또 맬컴 리의 수제자인 한국인 요리사가 만든 디저트를 먹어볼 수 있는 기회까지 준다.
싱가포르의 맞춤형 ‘나이트 라이프’
싱가포르는 먹거리만큼이나 다양한 ‘밤문화’를 자랑한다. 그중 싱가포르 나이트 라이프의 성지로 불리는 ‘맨해튼(Manhattan)’ 바는 올해 ‘아시아 최고의 톱50 바’에 들었을 정도로 분위기와 술맛을 인정받았다. 오차드 리젠트호텔 2층에 있는 맨해튼 바는 항상 사람들로 붐벼 줄을 서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맨해튼은 명성답게 조용하면서도 사교적인 분위기를 제공한다.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이야기를 나눠도 목소리를 크게 낼 필요가 없다. 쇳덩이로 만들어진 큰 문을 열고 입장하면 어두컴컴한 조명 속에서 테이블마다 켜진 촛불이 은은하게 빛나 아늑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칵테일 한 잔이 20싱가포르달러부터 시작하는 만큼 이름값에 비해 낮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스위소텔 더 스탬퍼드(Swissotel The Stamford) 71층 ‘바루즈(BarRouge)’는 싱가포르의 야경을 보며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곳이다. 술값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어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역시 20싱가포르달러로 시작하는 메뉴는 싱가포르의 주세를 고려했을 때 결코 비싼 편이 아니다. 싱가포르의 대표 칵테일 ‘싱가포르 슬링’도 이곳에서 즐길 수 있다. 흥겨움을 찾는다면 차이나타운 근처의 바(Bar) 거리인 케옹섹(Kongsiak) 로드의 포테이토 헤드(Potato Head)를 방문하면 된다. 복층으로 돼 있는 이 술집은 싱가포르 현지인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다. 2층에는 레스토랑이 있고 3층에는 실내 바, 4층에는 지붕이 뻥 뚫린 루프톱 바가 마련돼 있다. 아이돌그룹 빅뱅의 지드래곤이 싱가포르에 들를 때 이곳을 종종 찾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꼭 가봐야 할 장소’로 떠올랐다. 또 포테이토 헤드는 칵테일만큼이나 햄버거로 유명한 곳인 만큼 간단히 저녁을 때우기에도 안성맞춤인 장소다.
이 밖에 다양한 외국인이 한데 모여 한국의 이태원 분위기가 물씬 나는 ‘클럽 스트리트(Club Street)’의 술집도 싱가포르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만남의 장소다. 싱가포르의 홍대로 불리는 하지레인(Haji Lane)에선 길거리에서 공연하는 싱가포르 학생들의 버스킹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싱가포르의 소울 푸드 ‘바쿠테’
싱가포르 사람들의 ‘소울 푸드’로 불리는 바쿠테(Bak Kut The)는 돼지갈비를 끓여낸 육수를 고기와 함께 내는 일종의 수프다. 바쿠테 전문점인 ‘송파 바쿠테’는 1969년 빅토리아 스트리트에서 시작해 저렴한 가격과 꾸준한 맛으로 현지인은 물론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송파 바쿠테의 바쿠테는 갈비탕에 후추를 강하게 친 듯한 국물에 허브와 마늘 등을 듬뿍 넣고 끓여 목넘김이 칼칼하고 비린내가 전혀 없다. 잘 익은 살은 쉽게 뼈에서 분리된다. 그 덕분에 바쿠테는 우리 입맛에도 잘 맞아 해장용 아침식사로 제격이다. 더 매운 맛을 원하면 빨간 소스를 첨가하면 된다. 또 숙취 해소를 위해 허겁지겁 국물을 들이켜고 고개를 들면 지나가던 종업원이 알아서 ‘리필 서비스’를 해준다. 국물이 바닥을 보이지 않아도 알아서 부어준다. 가격 역시 한국 해장국 수준과 비슷한 6000~8000원 정도다. 바쿠테와 함께 모닝글로리 볶음과 쌀종이로 속을 둘러싼 튀김 등도 현지인에게 인기 만점 메뉴다.
싱가포르=글·사진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중국계 말레이계 등 다양한 인종 모인 용광로
싱가포르는 그릇은 작지만 잘 버무려진 샐러드와 같다. 각각의 맛을 내면서도 다채로운 하모니를 이룬다. 모두를 어우르는 마법의 소스는 다른 인종에 대한 ‘존중’ 그리고 ‘영어’다. 싱가포르인들은 영국에 지배당한 시절을 묘사할 때 ‘콜로니얼(Colonial·식민지 시대의)’이라는 단어를 피한다고 한다. 20년 가까이 싱가포르에 거주한 한국인 가이드는 “영국에 대한 싱가포르인의 인상은 한국 국민이 일본을 생각할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더 긍정적”이라며 “꽤 많은 싱가포르인이 자국의 빠른 성장 배경에 영국의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천연자원이 없는 싱가포르는 33억 인구가 사는 나라들과 7시간 안에 닿는 지리적 장점을 십분 활용한다. 여기에 어디서든 영어가 통한다는 메리트까지 더해지면서 싱가포르는 자연스레 아시아 최대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산업 국가로 발돋움했다.
포용력으로 이룬 다문화, 여기에서 비롯한 다양한 ‘먹거리’는 싱가포르가 BTMICE 산업을 리드하는 원동력이다. ‘미식의 나라’답게 미쉐린 별을 받은 레스토랑으로 가득하고 외국인도 쉽게 어울릴 수 있는 ‘바(Bar)’가 즐비하다.
떡볶이 가격으로 미쉐린을 맛보다
1인당 국내총생산이 5만7714달러로 세계 7위(2017년 기준)인 싱가포르의 물가는 비싸다는 인상이 강하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서민 기준’ 물가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싼 곳도 많다. 중국계가 다수인 싱가포르에는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의 숨은 노점 맛집이 도시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차이나타운 초입 스미스거리에 있는 ‘호커찬(Hawker Chan)’은 미쉐린 별이 달린 음식을 세계에서 가장 싸게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본점은 원래 차이나타운의 야외 노점식당이었지만 2016년 미쉐린 심사위원으로부터 별을 받은 뒤로 여러 곳에 분점을 냈다. 지금은 대만과 호주, 카자흐스탄에도 분점을 계획할 정도로 장사가 잘된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소야 소스 치킨 앤드 누들’이다. 본점에선 2.50싱가포르달러(약 2040원), 냉방이 되는 분점에선 4.80싱가포르달러(약 3900원)에 판매된다.
여느 중국식당에서 볼 수 있는 면을 중심으로 오래 구운 듯한 치킨이 옆자리를 지킨다. 위에는 간장색의 이 집 특별 소스가 뿌려져 있다.
솔직히 국수는 맛이 빼어나지는 않다. 예상했던 맛을 내는 면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 주인공인 치킨을 맛보는 순간 미쉐린 심사단의 선택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겉은 마치 ‘서울 3대 족발’을 연상케 할 정도로 탱탱하고 부드럽다. 속살도 ‘씹는다’기보다 ‘녹는다’는 표현이 맞다. 다리살, 가슴살 어느 부위든 마찬가지다.
중국·말레이의 완벽한 합체, 페라나칸
뎀시 로드(Dempsy Road)에 있는 ‘캔들넛(Candlenut)’에선 완벽한 퓨전 요리라 할 수 있는 페라나칸(Peranakan)식 음식을 제공한다. 페라나칸은 말레이반도로 이주해온 중국인과 말레이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후손을 일컫는다. 차분한 식당 내 분위기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싱가포르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어 비즈니스 트래블러들에게 인기가 높다.
미쉐린으로부터 별 1개를 받은 캔들넛의 오너이자 수석셰프인 맬컴 리가 페라나칸이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그는 외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 터득한 레시피와 조리 방식 그대로를 고집한다. 맬컴 리는 “미쉐린 심사위원단보다 더 엄격한 외할머니에게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기 때문에 항상 똑같은 맛의 음식을 낼 수밖에 없다”며 “미쉐린 스타를 받기 전과 받은 후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 지금의 맛을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양강과 강황, 바질 등 동남아시아의 여러 향신료가 듬뿍 들어간 페라나칸 요리는 익숙하면서도 오묘한 맛을 낸다. 캔들넛의 메뉴는 대부분 매콤하거나 달달해 ‘단짠’의 균형을 잘 맞춰 한국인 입맛에도 맞는다. CNN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 렌당(코코넛 소스에 소고기를 넣고 조린 요리)이 느끼해질 때면 코를 톡 쏘는 페라나칸식 커리가 이를 잡아주는 식이다.
단품으로도 주문할 수 있지만, ‘한 상 차림’처럼 내놔 여러 음식을 음미할 수 있는 코스도 우리 돈으로 6만원대로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다. 또 맬컴 리의 수제자인 한국인 요리사가 만든 디저트를 먹어볼 수 있는 기회까지 준다.
싱가포르의 맞춤형 ‘나이트 라이프’
싱가포르는 먹거리만큼이나 다양한 ‘밤문화’를 자랑한다. 그중 싱가포르 나이트 라이프의 성지로 불리는 ‘맨해튼(Manhattan)’ 바는 올해 ‘아시아 최고의 톱50 바’에 들었을 정도로 분위기와 술맛을 인정받았다. 오차드 리젠트호텔 2층에 있는 맨해튼 바는 항상 사람들로 붐벼 줄을 서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맨해튼은 명성답게 조용하면서도 사교적인 분위기를 제공한다.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이야기를 나눠도 목소리를 크게 낼 필요가 없다. 쇳덩이로 만들어진 큰 문을 열고 입장하면 어두컴컴한 조명 속에서 테이블마다 켜진 촛불이 은은하게 빛나 아늑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칵테일 한 잔이 20싱가포르달러부터 시작하는 만큼 이름값에 비해 낮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스위소텔 더 스탬퍼드(Swissotel The Stamford) 71층 ‘바루즈(BarRouge)’는 싱가포르의 야경을 보며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곳이다. 술값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어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역시 20싱가포르달러로 시작하는 메뉴는 싱가포르의 주세를 고려했을 때 결코 비싼 편이 아니다. 싱가포르의 대표 칵테일 ‘싱가포르 슬링’도 이곳에서 즐길 수 있다. 흥겨움을 찾는다면 차이나타운 근처의 바(Bar) 거리인 케옹섹(Kongsiak) 로드의 포테이토 헤드(Potato Head)를 방문하면 된다. 복층으로 돼 있는 이 술집은 싱가포르 현지인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다. 2층에는 레스토랑이 있고 3층에는 실내 바, 4층에는 지붕이 뻥 뚫린 루프톱 바가 마련돼 있다. 아이돌그룹 빅뱅의 지드래곤이 싱가포르에 들를 때 이곳을 종종 찾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꼭 가봐야 할 장소’로 떠올랐다. 또 포테이토 헤드는 칵테일만큼이나 햄버거로 유명한 곳인 만큼 간단히 저녁을 때우기에도 안성맞춤인 장소다.
이 밖에 다양한 외국인이 한데 모여 한국의 이태원 분위기가 물씬 나는 ‘클럽 스트리트(Club Street)’의 술집도 싱가포르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만남의 장소다. 싱가포르의 홍대로 불리는 하지레인(Haji Lane)에선 길거리에서 공연하는 싱가포르 학생들의 버스킹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싱가포르의 소울 푸드 ‘바쿠테’
싱가포르 사람들의 ‘소울 푸드’로 불리는 바쿠테(Bak Kut The)는 돼지갈비를 끓여낸 육수를 고기와 함께 내는 일종의 수프다. 바쿠테 전문점인 ‘송파 바쿠테’는 1969년 빅토리아 스트리트에서 시작해 저렴한 가격과 꾸준한 맛으로 현지인은 물론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송파 바쿠테의 바쿠테는 갈비탕에 후추를 강하게 친 듯한 국물에 허브와 마늘 등을 듬뿍 넣고 끓여 목넘김이 칼칼하고 비린내가 전혀 없다. 잘 익은 살은 쉽게 뼈에서 분리된다. 그 덕분에 바쿠테는 우리 입맛에도 잘 맞아 해장용 아침식사로 제격이다. 더 매운 맛을 원하면 빨간 소스를 첨가하면 된다. 또 숙취 해소를 위해 허겁지겁 국물을 들이켜고 고개를 들면 지나가던 종업원이 알아서 ‘리필 서비스’를 해준다. 국물이 바닥을 보이지 않아도 알아서 부어준다. 가격 역시 한국 해장국 수준과 비슷한 6000~8000원 정도다. 바쿠테와 함께 모닝글로리 볶음과 쌀종이로 속을 둘러싼 튀김 등도 현지인에게 인기 만점 메뉴다.
싱가포르=글·사진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