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시장 쌍두마차' 구본창·이명호 미학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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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대 갤러리 현대·국제서 나란히 개인전
현대가 기용한 이명호
풍경에 캔버스 접목 사진 유명
다음달 6일까지 20여점 선봬
'나무' '신기루' 연작 눈길
국제 전속작가 구본창
회화성 짙은 전통사진 두각
7년 만에 부산점 개관전 초대
'백자' '청화백자' 등 30여점
현대가 기용한 이명호
풍경에 캔버스 접목 사진 유명
다음달 6일까지 20여점 선봬
'나무' '신기루' 연작 눈길
국제 전속작가 구본창
회화성 짙은 전통사진 두각
7년 만에 부산점 개관전 초대
'백자' '청화백자' 등 30여점
디지털 카메라와 인터넷을 이용한 콘텐츠 서비스가 다양화하면서 예술사진 시장이 덩달아 커지고 있다. 단순한 기록성에 머물렀던 전통적 사진(스트레이트 포토)에 더해 현대인의 생각을 표현한 ‘만드는 사진(making photo)’ 선호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30~40대 영상 디지털 세대가 경제주체로 떠올라 사진 컬렉션에 관심을 보이는 데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이 활황세를 나타내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사진시장의 ‘쌍두마차’ 구본창과 이명호 씨가 올겨울 화단에 나란히 컴백하며 작품 대결을 벌인다. ‘만드는 사진’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이씨는 내년 1월6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 신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회화성 짙은 전통 사진예술가 구씨는 내년 2월17일까지 부산 수영구 옛 고려제강 자리 F1963에 입성한 국제갤러리 부산점 개관전에 초대됐다. 국내 양대 화랑이 유명 사진 작가를 초대한 대규모 전시다.
엘튼 존도 반한 이명호의 사진예술
국내 최대 화랑 갤러리 현대가 처음 초대한 이씨는 들판의 나무 뒤에 거대한 흰색 캔버스를 설치해 찍은 사진 ‘나무 연작’ 작업으로 유명하다. 거대한 캔버스를 설치해 행위예술의 역할과 본질을 환기하면서 풍경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게 시장에 먹혔다. 국내외 유수의 미술관과 각종 비엔날레, 기업 컬렉션 등에서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고 있는 그는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미국의 유명 미술잡지 ‘아트뉴스’ 표지를 장식했다. 2013년에는 엘튼 존이 그의 작품 세 점을 구입해 화제를 모았다.
이씨는 이번 전시에 제주 오름과 억새밭을 포착한 ‘나무’ 연작과 몽골·이집트·러시아에서 촬영한 ‘신기루’ 연작 외에 전시 제목이기도 한 신작 ‘어떤 것도 아닌, 그러나(Nothing But)’ 등 20여 점을 걸었다.
신작 ‘어떤 것도 아닌, 그러나’는 부산 다대포와 서해안 갯벌의 광활한 풍경을 배경으로 하얀 캔버스만 덩그러니 놔두고 찍었다. 작가는 “가시적으로 무언가를 드러내거나 어떤 것도 담고 있지 않으나 모든 것을 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채집에 대한 욕망과 허망함을 다룬 또 다른 작품 ‘9분(Minute)의 층위’, 이끼 위에 놓인 돌과 흔적을 포착한 ‘돌’ 시리즈 네 점도 관람객을 반긴다. 전통 문화의 혼을 잡아낸 구본창
이씨가 ‘만드는 사진’으로 유명해졌다면 구씨는 작고 미묘한 것에서 시간의 흔적, 존재의 본질을 렌즈로 잡아내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1980년 초 독일에 유학했던 그는 귀국 후 보도사진과 살롱풍 사진이 주류를 이루던 당시 한국 사진 문화와는 다른 예술사진 작품을 선보여 국내 사진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04년 ‘백자’ 작업을 시작한 그는 영국박물관, 기메박물관,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이 소장하고 있는 기품 있는 조선백자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끈질기게 매달려왔다.
구씨는 7년 만에 여는 국제갤러리 개인전에 ‘백자’ 연작 11점을 비롯해 새롭게 선보이는 ‘청화백자’ 연작 11점, 대형 ‘제기’ ‘연적’ 등 30여 점을 내보인다. 카메라를 통해 박물관과 미술관의 조선백자 컬렉션을 찍어온 그의 열정이 작품에 고스란히 담겼다. 스쳐 지나가기 쉬운 도자기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들은 관람객의 가슴을 깊숙이 파고든다.
구씨는 “이번에 처음 공개한 ‘청화백자’ 연작은 당대의 기호, 욕망, 가치 등을 화두로 쥐어잡고 인물 사진을 촬영하듯 도공의 혼을 카메라로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국내 사진시장의 ‘쌍두마차’ 구본창과 이명호 씨가 올겨울 화단에 나란히 컴백하며 작품 대결을 벌인다. ‘만드는 사진’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이씨는 내년 1월6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 신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회화성 짙은 전통 사진예술가 구씨는 내년 2월17일까지 부산 수영구 옛 고려제강 자리 F1963에 입성한 국제갤러리 부산점 개관전에 초대됐다. 국내 양대 화랑이 유명 사진 작가를 초대한 대규모 전시다.
엘튼 존도 반한 이명호의 사진예술
국내 최대 화랑 갤러리 현대가 처음 초대한 이씨는 들판의 나무 뒤에 거대한 흰색 캔버스를 설치해 찍은 사진 ‘나무 연작’ 작업으로 유명하다. 거대한 캔버스를 설치해 행위예술의 역할과 본질을 환기하면서 풍경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게 시장에 먹혔다. 국내외 유수의 미술관과 각종 비엔날레, 기업 컬렉션 등에서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고 있는 그는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미국의 유명 미술잡지 ‘아트뉴스’ 표지를 장식했다. 2013년에는 엘튼 존이 그의 작품 세 점을 구입해 화제를 모았다.
이씨는 이번 전시에 제주 오름과 억새밭을 포착한 ‘나무’ 연작과 몽골·이집트·러시아에서 촬영한 ‘신기루’ 연작 외에 전시 제목이기도 한 신작 ‘어떤 것도 아닌, 그러나(Nothing But)’ 등 20여 점을 걸었다.
신작 ‘어떤 것도 아닌, 그러나’는 부산 다대포와 서해안 갯벌의 광활한 풍경을 배경으로 하얀 캔버스만 덩그러니 놔두고 찍었다. 작가는 “가시적으로 무언가를 드러내거나 어떤 것도 담고 있지 않으나 모든 것을 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채집에 대한 욕망과 허망함을 다룬 또 다른 작품 ‘9분(Minute)의 층위’, 이끼 위에 놓인 돌과 흔적을 포착한 ‘돌’ 시리즈 네 점도 관람객을 반긴다. 전통 문화의 혼을 잡아낸 구본창
이씨가 ‘만드는 사진’으로 유명해졌다면 구씨는 작고 미묘한 것에서 시간의 흔적, 존재의 본질을 렌즈로 잡아내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1980년 초 독일에 유학했던 그는 귀국 후 보도사진과 살롱풍 사진이 주류를 이루던 당시 한국 사진 문화와는 다른 예술사진 작품을 선보여 국내 사진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04년 ‘백자’ 작업을 시작한 그는 영국박물관, 기메박물관,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이 소장하고 있는 기품 있는 조선백자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끈질기게 매달려왔다.
구씨는 7년 만에 여는 국제갤러리 개인전에 ‘백자’ 연작 11점을 비롯해 새롭게 선보이는 ‘청화백자’ 연작 11점, 대형 ‘제기’ ‘연적’ 등 30여 점을 내보인다. 카메라를 통해 박물관과 미술관의 조선백자 컬렉션을 찍어온 그의 열정이 작품에 고스란히 담겼다. 스쳐 지나가기 쉬운 도자기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들은 관람객의 가슴을 깊숙이 파고든다.
구씨는 “이번에 처음 공개한 ‘청화백자’ 연작은 당대의 기호, 욕망, 가치 등을 화두로 쥐어잡고 인물 사진을 촬영하듯 도공의 혼을 카메라로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