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추가 인상 가능성 있지만 경기가 변수
‘한차례 인상이냐 vs 동결이냐.’

올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전망은 어느 때보다 불투명하다. 2017년과 지난해에는 전문가들 사이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금리 인상 횟수와 시기에 대한 전망이 갈렸을 뿐이다. 하지만 올해는 금리 인상 여부를 놓고서 전망이 엇갈린다. 금리 인상 요인과 동결 요인이 뒤엉켜 있는 데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하반기 추가 인상 가능성 있지만 경기가 변수
가계대출 급증으로 금융 불균형이 커진데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도 금리를 최소 두 차례 올릴 예정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도 금리를 올리는 게 맞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돈을 풀어도 모자랄 판에 돈줄을 죄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지난달 Fed가 올해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3회에서 2회로 낮춘 점도 한은의 금리 동결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의 금리 결정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지난해 10월, 11월 사상 처음으로 두 번 연속 복수의 소수의견이 나온 점은 한은 스스로도 통화정책의 방향을 잡는데 힘들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는 일단 한은이 하반기 한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박석길 JP모간 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 0.25%포인트 추가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 가장 큰 이유는 금융불균형 해소인데 이는 금리를 한 차례 인상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국내 경제 상황을 봐야 하지만 한은이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논리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해 11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포인트 올린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에 아직 미치지 않았고, 여전히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올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금리 인상 전망은 여러 가지 전제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우선 올해 상반기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이 탄탄하고 성장률 추세가 잠재 수준에 부합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지연되지 않고 미·중 무역 분쟁 등이 크게 확산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내려진 전망이다.

이는 거꾸로 국내외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경우 금리를 인상하기 힘들 것이란 얘기도 된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둔화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