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적자국채 강요" vs "토론 거쳐 결정"…신재민·기재부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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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전 사무관 추가 폭로에 정부 반박 브리핑…신재민, 재반박 글 올려
정부가 KT&G 사장 교체를 시도했다고 폭로한 신재민(32·행정고시 57회)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청와대가 적자 국채 발행을 강요했다는 주장을 추가로 내놓았다.
정부는 31일 브리핑을 통해 사실과 다른 만큼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신 전 사무관은 기재부의 반박을 재반박하며 부당한 사실을 알고 폭로한 것으로 자신의 뒤에는 특정 집단이나 정당이 없다고 강조했다.
양측이 주요 쟁점을 놓고 맞서고 있는 만큼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 "청와대는 4조원대 적자 국채 발행 강요"…신재민 폭로 2탄
신 전 사무관은 정부가 1조원 규모의 국채매입(바이백)을 갑자기 취소했고 청와대가 적자 국채 발행을 압박하는 등 대규모 초과 세수입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고 30일 유튜브에 새로 올린 동영상과 고려대 재학생·졸업생 인터넷 커뮤니티인 '고파스'에 올린 글에서 주장했다.
기재부는 작년 11월 15일 예정돼 있던 1조원 규모의 국채매입 계획을 하루 전날 갑자기 취소했다.
이와 관련해 신 전 사무관은 바이백 취소 당일 기재부 재정관리관이 적자 국채 발행이 가능한 최대 규모를 8조7천억원이 아닌 4조원으로 보고했다가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에게 강하게 질책을 당했으며 재정관리관은 '내가 정무적 고려가 부족했던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인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수정 보고서를 들고 재정관리관과 함께 보고하러 갔더니 부총리가 "정권 말(末)로 이어지면 재정의 역할이 갈수록 더 커질 것이기에 그때를 위해 자금을 최대한 비축해 두어야 한다는 것. 국채 발행 후 세계잉여금으로 비축하여 다음 다음연도 예산편성에 사용해야 한다는 말씀"이라고 적자 국채 발행을 중단하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년 국채 발행을 줄이게 된다면 GDP 대비 채무비율이 줄어든다는 것. 정권이 교체된 2017년도에 GDP 대비 채무비율이 줄어든다면 향후 정권이 지속하는 내내 부담이 가기에 국채 발행을 줄일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고 당시 상황을 부연했다.
바이백 취소로 채권시장이 한바탕 소동을 겪은 후 박성동 기재부 국고국장 등이 적극적으로 설득해 2017년 12월 국고채 발행액은 8조7천억원이 아닌 4조원대 규모로 하고 적자 국채 발행은 없도록 한다는 계획을 김동연 당시 부총리가 수용했다고 신 전 사무관은 전했다. 하지만 청와대 측은 국고채 규모를 4조원 정도 확대해 적자 국채를 발행하라며 압박했다고 신 전 사무관은 주장했다.
그는 "적자성 국채 추가발행 계획은 이미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심도 깊은 논의를 거쳐 추가발행을 하는 것으로 결정된 후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된 사안이었던 것"이라며 "청와대에서는 이미 결정돼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된 이 사안은 되돌릴 수 없으니 기존 계획대로 발행하라고 요구했다"고 썼다.
청와대는 국고채 발행계획 보도자료 취소를 요구했고 실무자가 취소할 수 없다고 맞섰으며 청와대는 국채 발행 재공고를 요구하는 등 줄다리기가 이어졌다는 것이 신 전 사무관이 전한 당시 상황이다.
그는 "대통령에게 보고된 사안이라 하면서 이건 무조건 지켜져야 한다는 식의 청와대 조직은 정말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인가? (중략) 이번 정권의 문제는 아니다.
매 정권 그랬다고 한다"며 시스템 문제를 지적했다. ◇ 정부 "사실 아니다…신재민, 정확한 상황 파악할 위치 아니었다"
정부는 국채 업무에 대한 청와대의 강압적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응했다.
구윤철 기재부 제2차관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브리핑을 열어 "적자 국채 추가발행 여부와 관련해 세수여건·시장상황 등 대내외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을 감안해 기재부 내부는 물론 관계기관에서 여러 가지 대안이 제기됐고 치열한 논의 및 토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논의 결과 기재부는 적자 국채를 추가 발행하지 않기로 의견이 모임에 따라 추가 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KT&G 사장을 교체하라는 청와대 지시에 따라 정부가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과 관련한 문건을 신 전 사무관이 올해 3월 언론에 제보한 것에 관해 구 차관은 "KT&G의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해 사추위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 (제보된) 문서의 기본 취지였다"고 강조했다.
문건이 차관 보고용이었다는 신 전 사무관의 주장, 김용진 당시 기재부 2차관이 문건 작성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할만한 정황을 담은 카카오톡 메시지가 확인됐다는 한 일간지 보도와 관련해 구 차관은 "당시 차관이 관련 현황을 문의한 적이 있고 담당 과에서 기업은행을 통해 동향을 파악했으나 최종적으로 차관께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정부는 신 전 사무관이 쟁점이 된 현안을 오인했을 수 있으며 필요하면 법적 대응에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구 차관은 "신 전 사무관은 KT&G 관련 자료 유출 당시, 해당 업무 담당인 출자관리과가 아닌 국고과에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신 전 사무관에 대한 고소·고발 등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여러 가지 법적인 검토를 거쳐서 요건에 해당한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 "처벌받겠다, 좋은나라 되길 바라며 한 일"…움직임 주목
신 전 사무관은 자신이 내부 문건을 제보한 것은 정부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의도에서 한 일이며 이 과정에서 법을 위반했다면 처벌을 감수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그는 "KT&G 문건을 유출한 것이 국가공무원 비밀엄수 위반이라면, 처벌하겠다면 처벌받겠다"라며, 청와대가 민간기업 인사에 개입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고 좋은 나라가 되기를 바란 것이 문건을 제보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게 이슈가 되고 국민들이 분노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같은 일이 안 일어나서 예전에 말했던 '좀 더 나라다운 나라, 좀 더 좋은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신 전 사무관은 기재부 측은 물론 가족과도 연락을 끊고 사실상 잠적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가 새로운 의혹을 폭로하거나 정부 경제정책 결정 과정의 문제점을 또 지적할지 주목된다.
그는 앞서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서 자신에 대한 후원을 요청하며 계좌번호를 공개하기도 했다.
인터넷에서는 그의 폭로에 대한 찬반 의견이 뒤섞여 표출되고 있다.
고파스에는 '유튜브를 활용하는 대신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야 한다', '변호사에 자문하고 증거를 잘 보관했다가 나중에 폭로하라'는 등의 조언도 올라오고 있다.
신 전 사무관은 이날 오후 늦게 고파스에 재차 글을 올려 기재부의 반박이 실체와 거리가 멀고 자신의 폭로가 특정 세력의 사주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KT&G와 관련해 보도된 카톡만 보더라도 제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제가 알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실 여부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은행은 실제로 지시를 받고 사장 교체를 위한 주주권을 행사했다"며 "단순한 관리 강화가 아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자신의 뒤에 어떠한 집단이나 정당도 없으며 오직 자신의 신념에 따라 폭로한 것이라는 사실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폭로 안 하고 학원가에서 강의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며 "하지만 부당한 것을 알고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는 것은 상식이며 다시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했던 마음으로 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KT&G 사장 교체를 시도했다고 폭로한 신재민(32·행정고시 57회)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청와대가 적자 국채 발행을 강요했다는 주장을 추가로 내놓았다.
정부는 31일 브리핑을 통해 사실과 다른 만큼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신 전 사무관은 기재부의 반박을 재반박하며 부당한 사실을 알고 폭로한 것으로 자신의 뒤에는 특정 집단이나 정당이 없다고 강조했다.
양측이 주요 쟁점을 놓고 맞서고 있는 만큼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 "청와대는 4조원대 적자 국채 발행 강요"…신재민 폭로 2탄
신 전 사무관은 정부가 1조원 규모의 국채매입(바이백)을 갑자기 취소했고 청와대가 적자 국채 발행을 압박하는 등 대규모 초과 세수입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고 30일 유튜브에 새로 올린 동영상과 고려대 재학생·졸업생 인터넷 커뮤니티인 '고파스'에 올린 글에서 주장했다.
기재부는 작년 11월 15일 예정돼 있던 1조원 규모의 국채매입 계획을 하루 전날 갑자기 취소했다.
이와 관련해 신 전 사무관은 바이백 취소 당일 기재부 재정관리관이 적자 국채 발행이 가능한 최대 규모를 8조7천억원이 아닌 4조원으로 보고했다가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에게 강하게 질책을 당했으며 재정관리관은 '내가 정무적 고려가 부족했던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인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수정 보고서를 들고 재정관리관과 함께 보고하러 갔더니 부총리가 "정권 말(末)로 이어지면 재정의 역할이 갈수록 더 커질 것이기에 그때를 위해 자금을 최대한 비축해 두어야 한다는 것. 국채 발행 후 세계잉여금으로 비축하여 다음 다음연도 예산편성에 사용해야 한다는 말씀"이라고 적자 국채 발행을 중단하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년 국채 발행을 줄이게 된다면 GDP 대비 채무비율이 줄어든다는 것. 정권이 교체된 2017년도에 GDP 대비 채무비율이 줄어든다면 향후 정권이 지속하는 내내 부담이 가기에 국채 발행을 줄일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고 당시 상황을 부연했다.
바이백 취소로 채권시장이 한바탕 소동을 겪은 후 박성동 기재부 국고국장 등이 적극적으로 설득해 2017년 12월 국고채 발행액은 8조7천억원이 아닌 4조원대 규모로 하고 적자 국채 발행은 없도록 한다는 계획을 김동연 당시 부총리가 수용했다고 신 전 사무관은 전했다. 하지만 청와대 측은 국고채 규모를 4조원 정도 확대해 적자 국채를 발행하라며 압박했다고 신 전 사무관은 주장했다.
그는 "적자성 국채 추가발행 계획은 이미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심도 깊은 논의를 거쳐 추가발행을 하는 것으로 결정된 후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된 사안이었던 것"이라며 "청와대에서는 이미 결정돼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된 이 사안은 되돌릴 수 없으니 기존 계획대로 발행하라고 요구했다"고 썼다.
청와대는 국고채 발행계획 보도자료 취소를 요구했고 실무자가 취소할 수 없다고 맞섰으며 청와대는 국채 발행 재공고를 요구하는 등 줄다리기가 이어졌다는 것이 신 전 사무관이 전한 당시 상황이다.
그는 "대통령에게 보고된 사안이라 하면서 이건 무조건 지켜져야 한다는 식의 청와대 조직은 정말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인가? (중략) 이번 정권의 문제는 아니다.
매 정권 그랬다고 한다"며 시스템 문제를 지적했다. ◇ 정부 "사실 아니다…신재민, 정확한 상황 파악할 위치 아니었다"
정부는 국채 업무에 대한 청와대의 강압적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응했다.
구윤철 기재부 제2차관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브리핑을 열어 "적자 국채 추가발행 여부와 관련해 세수여건·시장상황 등 대내외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을 감안해 기재부 내부는 물론 관계기관에서 여러 가지 대안이 제기됐고 치열한 논의 및 토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논의 결과 기재부는 적자 국채를 추가 발행하지 않기로 의견이 모임에 따라 추가 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KT&G 사장을 교체하라는 청와대 지시에 따라 정부가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과 관련한 문건을 신 전 사무관이 올해 3월 언론에 제보한 것에 관해 구 차관은 "KT&G의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해 사추위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 (제보된) 문서의 기본 취지였다"고 강조했다.
문건이 차관 보고용이었다는 신 전 사무관의 주장, 김용진 당시 기재부 2차관이 문건 작성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할만한 정황을 담은 카카오톡 메시지가 확인됐다는 한 일간지 보도와 관련해 구 차관은 "당시 차관이 관련 현황을 문의한 적이 있고 담당 과에서 기업은행을 통해 동향을 파악했으나 최종적으로 차관께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정부는 신 전 사무관이 쟁점이 된 현안을 오인했을 수 있으며 필요하면 법적 대응에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구 차관은 "신 전 사무관은 KT&G 관련 자료 유출 당시, 해당 업무 담당인 출자관리과가 아닌 국고과에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신 전 사무관에 대한 고소·고발 등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여러 가지 법적인 검토를 거쳐서 요건에 해당한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 "처벌받겠다, 좋은나라 되길 바라며 한 일"…움직임 주목
신 전 사무관은 자신이 내부 문건을 제보한 것은 정부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의도에서 한 일이며 이 과정에서 법을 위반했다면 처벌을 감수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그는 "KT&G 문건을 유출한 것이 국가공무원 비밀엄수 위반이라면, 처벌하겠다면 처벌받겠다"라며, 청와대가 민간기업 인사에 개입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고 좋은 나라가 되기를 바란 것이 문건을 제보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게 이슈가 되고 국민들이 분노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같은 일이 안 일어나서 예전에 말했던 '좀 더 나라다운 나라, 좀 더 좋은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신 전 사무관은 기재부 측은 물론 가족과도 연락을 끊고 사실상 잠적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가 새로운 의혹을 폭로하거나 정부 경제정책 결정 과정의 문제점을 또 지적할지 주목된다.
그는 앞서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서 자신에 대한 후원을 요청하며 계좌번호를 공개하기도 했다.
인터넷에서는 그의 폭로에 대한 찬반 의견이 뒤섞여 표출되고 있다.
고파스에는 '유튜브를 활용하는 대신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야 한다', '변호사에 자문하고 증거를 잘 보관했다가 나중에 폭로하라'는 등의 조언도 올라오고 있다.
신 전 사무관은 이날 오후 늦게 고파스에 재차 글을 올려 기재부의 반박이 실체와 거리가 멀고 자신의 폭로가 특정 세력의 사주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KT&G와 관련해 보도된 카톡만 보더라도 제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제가 알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실 여부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은행은 실제로 지시를 받고 사장 교체를 위한 주주권을 행사했다"며 "단순한 관리 강화가 아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자신의 뒤에 어떠한 집단이나 정당도 없으며 오직 자신의 신념에 따라 폭로한 것이라는 사실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폭로 안 하고 학원가에서 강의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며 "하지만 부당한 것을 알고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는 것은 상식이며 다시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했던 마음으로 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