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김도진·윤호영…황금돼지해 맞아 뛰는 돼지띠 금융권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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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년(己亥年) 새해는 60년 만에 찾아온 '황금돼지의 해'다. 민간에서 돼지는 복과 풍요로움을 뜻하는 동물이다. 게다가 기(己)는 색깔상 노랑, 황금색을 나타내 돼지와 최고의 궁합을 나타낸다. 부(富)와 복(福)을 상징하는 황금돼지의 해, 금융권에서 돼지띠 최고경영자(CEO)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돼지띠 CEO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내정) 겸 우리은행장이다. 2014년 11월 민영화 과정에서 은행 체제로 전환돼 주요 시중은행 중 유일한 비금융지주 체제 금융기관이던 우리은행은 내년 1월11일 우리금융지주로 공식 출범한다.
손 행장은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장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첫 해를 이끄는 대업을 맡았다. 1987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한빛은행, 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의 설립과 해체 등을 지켜본 손 행장이 새 지주사의 성공적인 안착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손 행장은 지주사 전환 의결을 위해 지난 28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지주사가 공식 출범하면 상대적으로 은행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방면으로 확대하고,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우리은행이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전임 행장의 채용비리 의혹으로 2017년 11월 행장직무대행을 맡게 된 손 행장은 한 달 뒤 우리은행장에 선임됐고, 올해 최대 실적과 지주사 전환이라는 성과를 거머쥐었다.
게다가 내년이 120주년인 우리은행과 함께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보내는 한 해는 손 행장에게 어느 때보다 뜻깊을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1899년 설립된 대한천일은행이 모태다. 다만 현재 우리은행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된 한빛은행 출범일인 1월4일을 창립일로 기념하고 있지만 대한천일은행의 창립일은 1월30일인 만큼 진정한 120주년은 다소 뒤에 돌아온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김도진 행장도 1959년생으로 환갑을 맞는 돼지띠 CEO다. 역대 세 번째 행원 출신 IBK기업은행장인 김 행장은 2016년 취임했다. 올해 호실적과 중소기업 대출 잔액 150조원 돌파 등의 성과를 낸 김 행장의 3년 임기 중 마지막이 돌아오는 셈이다. 마지막 한 해의 성과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함께 장주성 IBK연금보험 대표, 이상진 IBK캐피탈 대표, 김성미 IBK저축은행 대표 등 IBK기업은행 주요 계열사의 대표가 내년에 함께 환갑이 된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에는 제1금융권에서 가장 젊은 돼지띠 CEO가 있다. 카카오뱅크의 윤호영 대표는 1971년생으로 은행권 CEO 중 유일한 1970년대생이다. 내년에는 카카오뱅크가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되는 한 해인 만큼 윤 대표의 행보가 세간의 관심을 사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내년 상반기 새로운 인터넷 전문은행 2곳을 추가로 인가하기로 한 만큼 동시에 카카오뱅크가 저력을 입증해야 할 한 해란 평가도 있다.
보험업계에도 환갑을 맞는 CEO가 포진해 있다. 신한생명 새 대표이사로 내정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이 대표적이다. 2007년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 사장을 시작으로 ACE생명(현 처브라이프생명) 사장,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사장으로 10년이 넘게 CEO를 지난 정 사장은 4개 보험사 사장이란 기록을 세우게 됐다. 피인수회사인 오렌지라이프의 대표에서 신한생명의 수장 자리를 거머쥔 만큼 두 회사의 신속한 통합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재보험사 코리안리의 원종규 사장 역시 손꼽히는 1959년생 CEO다. 원 사장은 코리안리의 대주주인 고(故) 원혁희 회장의 셋째 아들이지만 평사원으로 입사해 28년간 과장·차장·부장·상무·전무 등 사내의 모든 직급을 거쳐 2013년 CEO 자리에 올랐다. 올해 다수의 재난으로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부진한 실적을 거둔 만큼 내년에는 실적 개선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흥국생명의 조병익 사장도 환갑을 맞는다. 삼성생명에서 30년 이상 다양한 분야를 거친 보험 전문가로 2017년부터 흥국생명을 이끌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최석윤 기업보험총괄 사장도 돼지띠다. 1982년 JP모건을 시작으로 대우증권, 골드만삭스 등을 거친 투자금융가인 최 사장은 올해 11월 메리츠화재 기업보험을 총괄하게 됐다.
정부의 수수료 인하 방침으로 한층 추운 겨울을 겪고 있는 카드업계에서는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이 환갑을 맞는 돼지띠 인사로 꼽힌다. KB국민카드 대표를 지낸 김 회장은 내년 6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우리카드의 정원재 사장도 환갑이 되는 돼지띠 CEO다. 우리은행 출신인 정 사장은 지난해 말 업황 악화 속에서 우리카드 사장을 맡았다. 부진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정 사장은 9개월 만에 200만좌를 돌파한 히트상품 '카드의 정석'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활약했다.
정 사장은 내년에 대해 "연초부터 적용될 가맹점수수료 인하, 조달비용 증가, 마케팅비 축소 등 '3중고'의 불확실성 속에서 카드업계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도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말'처럼, 역량을 더욱 집중해 재도약과 함께 안정을 이룰 수 있는 한 해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돼지띠 CEO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내정) 겸 우리은행장이다. 2014년 11월 민영화 과정에서 은행 체제로 전환돼 주요 시중은행 중 유일한 비금융지주 체제 금융기관이던 우리은행은 내년 1월11일 우리금융지주로 공식 출범한다.
손 행장은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장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첫 해를 이끄는 대업을 맡았다. 1987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한빛은행, 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의 설립과 해체 등을 지켜본 손 행장이 새 지주사의 성공적인 안착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손 행장은 지주사 전환 의결을 위해 지난 28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지주사가 공식 출범하면 상대적으로 은행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방면으로 확대하고,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우리은행이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전임 행장의 채용비리 의혹으로 2017년 11월 행장직무대행을 맡게 된 손 행장은 한 달 뒤 우리은행장에 선임됐고, 올해 최대 실적과 지주사 전환이라는 성과를 거머쥐었다.
게다가 내년이 120주년인 우리은행과 함께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보내는 한 해는 손 행장에게 어느 때보다 뜻깊을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1899년 설립된 대한천일은행이 모태다. 다만 현재 우리은행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된 한빛은행 출범일인 1월4일을 창립일로 기념하고 있지만 대한천일은행의 창립일은 1월30일인 만큼 진정한 120주년은 다소 뒤에 돌아온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김도진 행장도 1959년생으로 환갑을 맞는 돼지띠 CEO다. 역대 세 번째 행원 출신 IBK기업은행장인 김 행장은 2016년 취임했다. 올해 호실적과 중소기업 대출 잔액 150조원 돌파 등의 성과를 낸 김 행장의 3년 임기 중 마지막이 돌아오는 셈이다. 마지막 한 해의 성과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함께 장주성 IBK연금보험 대표, 이상진 IBK캐피탈 대표, 김성미 IBK저축은행 대표 등 IBK기업은행 주요 계열사의 대표가 내년에 함께 환갑이 된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에는 제1금융권에서 가장 젊은 돼지띠 CEO가 있다. 카카오뱅크의 윤호영 대표는 1971년생으로 은행권 CEO 중 유일한 1970년대생이다. 내년에는 카카오뱅크가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되는 한 해인 만큼 윤 대표의 행보가 세간의 관심을 사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내년 상반기 새로운 인터넷 전문은행 2곳을 추가로 인가하기로 한 만큼 동시에 카카오뱅크가 저력을 입증해야 할 한 해란 평가도 있다.
보험업계에도 환갑을 맞는 CEO가 포진해 있다. 신한생명 새 대표이사로 내정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이 대표적이다. 2007년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 사장을 시작으로 ACE생명(현 처브라이프생명) 사장,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사장으로 10년이 넘게 CEO를 지난 정 사장은 4개 보험사 사장이란 기록을 세우게 됐다. 피인수회사인 오렌지라이프의 대표에서 신한생명의 수장 자리를 거머쥔 만큼 두 회사의 신속한 통합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재보험사 코리안리의 원종규 사장 역시 손꼽히는 1959년생 CEO다. 원 사장은 코리안리의 대주주인 고(故) 원혁희 회장의 셋째 아들이지만 평사원으로 입사해 28년간 과장·차장·부장·상무·전무 등 사내의 모든 직급을 거쳐 2013년 CEO 자리에 올랐다. 올해 다수의 재난으로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부진한 실적을 거둔 만큼 내년에는 실적 개선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흥국생명의 조병익 사장도 환갑을 맞는다. 삼성생명에서 30년 이상 다양한 분야를 거친 보험 전문가로 2017년부터 흥국생명을 이끌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최석윤 기업보험총괄 사장도 돼지띠다. 1982년 JP모건을 시작으로 대우증권, 골드만삭스 등을 거친 투자금융가인 최 사장은 올해 11월 메리츠화재 기업보험을 총괄하게 됐다.
정부의 수수료 인하 방침으로 한층 추운 겨울을 겪고 있는 카드업계에서는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이 환갑을 맞는 돼지띠 인사로 꼽힌다. KB국민카드 대표를 지낸 김 회장은 내년 6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우리카드의 정원재 사장도 환갑이 되는 돼지띠 CEO다. 우리은행 출신인 정 사장은 지난해 말 업황 악화 속에서 우리카드 사장을 맡았다. 부진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정 사장은 9개월 만에 200만좌를 돌파한 히트상품 '카드의 정석'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활약했다.
정 사장은 내년에 대해 "연초부터 적용될 가맹점수수료 인하, 조달비용 증가, 마케팅비 축소 등 '3중고'의 불확실성 속에서 카드업계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도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말'처럼, 역량을 더욱 집중해 재도약과 함께 안정을 이룰 수 있는 한 해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