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농가 수출 감소·가격하락…中수입업체 비용상승·공급혼란
기술·자동차 부문도 올해 최소 10억달러 타격
"미·중, 무역전쟁으로 농업부문 각각 수십억 달러 손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으로 올해 농업부문에서 각각 수십억 달러 손실을 본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퍼듀대의 월리 타이너 농업경제학 교수는 중국이 대두와 옥수수, 밀, 수수에 부과하는 관세로만 미국과 중국이 각각 연간 29억달러(약 3조2천억원) 손실을 보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역 전쟁으로 미국 농가는 수출 감소, 중국 수입업체들은 비용상승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미국산 농산물의 대중국 수출액은 83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2% 감소했다.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인 중국은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120억달러(약 13조3천억원)어치 대두를 샀으나 올해 7월 25% 관세 부과 이후로는 대부분 대두 수입을 브라질에 의존했다.

이에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미국산에 대한 브라질산 대두 선물 프리미엄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타이너 교수는 "해결이 필요하다"며 "이는 미국과 중국 모두 지는 경기"라고 말했다.

미국 농가들은 수출 감소 외에 간접 피해도 호소하고 있다.

상품거래소에서 거래가 가장 활발한 대두 선물의 올해 하반기 평균 가격은 부셸(곡물량을 세는 단위)당 8.75달러로 전년 동기(9.76달러)보다 하락했다.

미 북서부 항구들을 통해 중국에 농작물을 실어 보냈던 노스다코타 주의 대두 농가들은 중국 관세로 최소 2억8천만달러 손실을 보게 됐으며 여기에 상품가격 하락에 따른 간접 피해 1억달러가 추가될 수 있다고 노스다코타 농부조합은 추산했다.

중국 업계의 손실도 만만치 않다.

대두를 수입해 가축 사료를 만드는 중국 업체들은 관세 부과 전 수입 물량을 늘렸다가 공급과잉이 되고 공정마진이 축소되자 올여름 생산을 대폭 감축하는 혼란을 겪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농업부문 각각 수십억 달러 손실"
이달 초 미·중 정상이 휴전에 합의하고 중국 업체들이 미국산 대두 구매를 재개했으나 25% 관세가 그대로 남은 만큼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관세 때문에 대두(수입 재개)는 상업 시스템으로 흘러가지 못할 것"이라며 "시장에 대단히 제한적인 영향만 줄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뿐 아니라 기술과 자동차 등 다른 산업 부문에서도 관세는 양국에 모두 타격을 가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 의뢰로 수행된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국 관세로 기술산업이 부담하는 비용이 매달 1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중국 제조업체뿐 아니라 금속을 비롯한 자재비용 상승으로 미국 소매·제조·건설업계도 압박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빅3 자동차 기업들도 관세로 인해 올해 기업 이익에 10억달러가량 타격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