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로메드 "미국 임상 3상 결과 내년 나와...글로벌 파마 도약 원년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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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은 바이로메드가 글로벌 파마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겁니다."
김선영 바이로메드 대표(사진)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이렇게 올해를 전망했다. 이 회사는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유전자 치료제 'VM202-DPN'을 상용화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오는 5월 이 회사의 당뇨병성신경병증(DPN) 유전자 치료제 'VM202-DPN'에 대한 임상 3상이 완료된다. 늦어도 8월에 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등록 환자 수는 500명에 육박한다. 김 대표는 "이렇게 큰 규모의 임상은 많지 않다"고 했다.
바이로메드가 주목받는 이유
VM202-DPN이 주목받는 까닭은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수 있는 잠재력 때문이다. 미국에 출시되면 연간 최대 18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DPN은 당뇨로 인해 말초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신경세포가 손상돼 엄청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당뇨 환자의 30~50%가 이 병을 앓고 있다. 미국 당뇨 환자는 약 3000만 명에 달한다.
VM202-DPN은 체내에서 간세포성장인자(HGF) 단백질을 대량 생산해 새로운 혈관을 생성하고 손상된 신경을 재생하는 유전자 치료제다. 김 대표는 "통증을 획기적으로 완화하는 것은 물론 신경세포를 복구하는 세계 최초의 근본 치료제"라고 설명했다.
리리카를 포함한 기존 합성 의약품은 효과가 있는 환자가 전체의 30~40%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마약성 의약품의 오남용은 미국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미국 정부가 우리 치료제를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5월 VM202-DPN을 첨단재생의약치료제(RMAT)으로 지정했다. RMAT으로 지정되면 허가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 1년 줄일 수 있다. 그는 "미국 시민에게 큰 도움이 되니 우선적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VM202 상용화 착실히 준비
이처럼 커다란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바이로메드는 지난해 차근차근 이 치료제를 상업화할 준비를 해왔다. 지난 7월 사모펀드 운용사와 합작법인 제노피스를 세워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플라스미드 유전자 생산시설을 인수했다. FDA에 판매 허가를 신청하려면 생산시설을 확보해야 한다.
김 대표는 "플리스미드 유전자는 아직 상용화 사례가 없다"며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은 아닌데 생산표준을 우리가 처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다"고 했다. 이어 "판매 허가를 받은 뒤 3~4년 안에 발생할 수 있는 수요량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생산량"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 인증을 받을 계획"이라고 했다.
회사 조직 및 운영 측면에서도 세계 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지난 8월 단독 대표로 나선 김 대표는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을 재구성하고 부서 인력을 20~30명으로 대폭 늘렸다. 그는 "예산의 상당 부분을 미국 임상에 쓰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외국어 능력이 뛰어나고 국제적인 비즈니스 감각이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임상을 미국 중심으로 진행할 계획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유능한 인력을 충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어떤 행보를 생각하고 있을까. "서두를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우리는 모든 것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과 자금을 가지고 있다"며 "기술이전 얘기를 많이 하는데 기술이전을 한 국내 바이오 기업 중 어떤 기업도 우리에게 바람직한 길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기술이전은 미성숙한 기술을 타사에 파는 것인데 VM202는 이미 성숙한 기술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직접 영업할 생각은 없다고 못박았다. 김 대표는 "다국적 제약사의 유통망을 이용하기 위해 판매권을 팔든 충분한 대가를 받고 기술이전을 하든 다양한 길을 모색하고 있다"며 "일단 판매 허가를 받으면 우리가 '갑'이 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2021년에 임상 4개 시작
현재 미국에서 또 다른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당뇨병성궤양(PAD)에 대한 임상이다. 지금 VM202-DPN에 집중하고 있어 아직 VM202-PAD에 대한 RMAT 지정 신청은 못한 상태다.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끝난 후 오는 2월께 신청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임상 승인을 받은 지 거의 2년이 지난 루게릭병에 대한 임상 2상은 아직 실시하지 않고 있다. DPN 임상 3상에 우선순위가 다소 밀렸고 임상에 필요한 유전자 양이 DPN보다 많아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바이로메드는 올 하반기에 2021년께 새로운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4개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에서 3개, 국내에서 1개를 진행할 계획이다. 고형암, 허혈성 신경질환, 신경성 근육질환, 루게릭병을 대상으로 한다.
'캐시카우'를 만들기 위해 2011년 설립한 천연물 연구팀에서도 다발성경화증, 전립선비대증 등에 대한 천연물 신약 연구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동아제약에서 온 손미원 R&D센터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천연물 의약품에 대한 미국 임상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김선영 바이로메드 대표(사진)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이렇게 올해를 전망했다. 이 회사는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유전자 치료제 'VM202-DPN'을 상용화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오는 5월 이 회사의 당뇨병성신경병증(DPN) 유전자 치료제 'VM202-DPN'에 대한 임상 3상이 완료된다. 늦어도 8월에 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등록 환자 수는 500명에 육박한다. 김 대표는 "이렇게 큰 규모의 임상은 많지 않다"고 했다.
바이로메드가 주목받는 이유
VM202-DPN이 주목받는 까닭은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수 있는 잠재력 때문이다. 미국에 출시되면 연간 최대 18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DPN은 당뇨로 인해 말초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신경세포가 손상돼 엄청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당뇨 환자의 30~50%가 이 병을 앓고 있다. 미국 당뇨 환자는 약 3000만 명에 달한다.
VM202-DPN은 체내에서 간세포성장인자(HGF) 단백질을 대량 생산해 새로운 혈관을 생성하고 손상된 신경을 재생하는 유전자 치료제다. 김 대표는 "통증을 획기적으로 완화하는 것은 물론 신경세포를 복구하는 세계 최초의 근본 치료제"라고 설명했다.
리리카를 포함한 기존 합성 의약품은 효과가 있는 환자가 전체의 30~40%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마약성 의약품의 오남용은 미국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미국 정부가 우리 치료제를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5월 VM202-DPN을 첨단재생의약치료제(RMAT)으로 지정했다. RMAT으로 지정되면 허가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 1년 줄일 수 있다. 그는 "미국 시민에게 큰 도움이 되니 우선적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VM202 상용화 착실히 준비
이처럼 커다란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바이로메드는 지난해 차근차근 이 치료제를 상업화할 준비를 해왔다. 지난 7월 사모펀드 운용사와 합작법인 제노피스를 세워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플라스미드 유전자 생산시설을 인수했다. FDA에 판매 허가를 신청하려면 생산시설을 확보해야 한다.
김 대표는 "플리스미드 유전자는 아직 상용화 사례가 없다"며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은 아닌데 생산표준을 우리가 처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다"고 했다. 이어 "판매 허가를 받은 뒤 3~4년 안에 발생할 수 있는 수요량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생산량"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 인증을 받을 계획"이라고 했다.
회사 조직 및 운영 측면에서도 세계 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지난 8월 단독 대표로 나선 김 대표는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을 재구성하고 부서 인력을 20~30명으로 대폭 늘렸다. 그는 "예산의 상당 부분을 미국 임상에 쓰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외국어 능력이 뛰어나고 국제적인 비즈니스 감각이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임상을 미국 중심으로 진행할 계획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유능한 인력을 충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어떤 행보를 생각하고 있을까. "서두를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우리는 모든 것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과 자금을 가지고 있다"며 "기술이전 얘기를 많이 하는데 기술이전을 한 국내 바이오 기업 중 어떤 기업도 우리에게 바람직한 길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기술이전은 미성숙한 기술을 타사에 파는 것인데 VM202는 이미 성숙한 기술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직접 영업할 생각은 없다고 못박았다. 김 대표는 "다국적 제약사의 유통망을 이용하기 위해 판매권을 팔든 충분한 대가를 받고 기술이전을 하든 다양한 길을 모색하고 있다"며 "일단 판매 허가를 받으면 우리가 '갑'이 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2021년에 임상 4개 시작
현재 미국에서 또 다른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당뇨병성궤양(PAD)에 대한 임상이다. 지금 VM202-DPN에 집중하고 있어 아직 VM202-PAD에 대한 RMAT 지정 신청은 못한 상태다.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끝난 후 오는 2월께 신청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임상 승인을 받은 지 거의 2년이 지난 루게릭병에 대한 임상 2상은 아직 실시하지 않고 있다. DPN 임상 3상에 우선순위가 다소 밀렸고 임상에 필요한 유전자 양이 DPN보다 많아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바이로메드는 올 하반기에 2021년께 새로운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4개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에서 3개, 국내에서 1개를 진행할 계획이다. 고형암, 허혈성 신경질환, 신경성 근육질환, 루게릭병을 대상으로 한다.
'캐시카우'를 만들기 위해 2011년 설립한 천연물 연구팀에서도 다발성경화증, 전립선비대증 등에 대한 천연물 신약 연구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동아제약에서 온 손미원 R&D센터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천연물 의약품에 대한 미국 임상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