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리센츠 5억 내린 실거래…"증여" vs "하락 시작"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사진) 전용면적 84㎡ 10층 매물이 지난해 9월 고점 대비 5억원 급락한 가격에 거래됐다. 다른 매물 호가와 비교해 2억원 이상 낮게 거래된 사례여서 가족 간 거래냐 정상 거래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리센츠 전용 84㎡ 10층 매물이 지난 17일 13억5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지난해 11월 거래가(16억5000만원)보다 3억원 떨어진 가격이다. 집값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9월 실거래가(18억3000만원)보다는 5억원 가까이 낮다. 이 주택형의 다른 급매물 호가는 15억7000만원 선이다.

기존보다 가격이 확 내린 거래를 놓고 일대 공인중개업소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리센츠 상가 내 J공인 대표는 “주민들로부터 관련 문의가 줄을 잇고 있지만 거래를 한 공인중개업소에서 한사코 사정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몇 년 전 단지에 진입한 매도자가 ‘갈아타기’ 거래를 하던 중 잔금 납부일이 다가오자 더 버티지 못하고 가격을 확 낮춰 팔았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3년 전만 해도 10억원 이하에 거래된 단지라 기존 시세보다 호가를 떨어뜨렸더라도 이미 수억원의 차익을 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근 M공인 관계자는 “이번 전용 84㎡ 거래가는 기존 전용 59㎡ 급매물 가격인 13억8000만원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가족 간 증여일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바로 옆 잠실주공5단지 가격도 급락했다.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76㎡는 지난 27일 17억10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9월 18억5000만원~19억1000만원에 10건 이상 거래된 주택형이다.

단지 인근 J공인 관계자는 “전용 76㎡ 급매물이 16억5000만원에도 나왔다”며 “3개월 전보다 2억원 떨어졌지만 당장 31일까지 계약금 2억5000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이 걸려 있어 매수 문의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인근 엘스 전용 59㎡는 두 달 전 15억2750만원에 손바뀜됐지만 지난주 13억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잠실동 H공인 대표는 “최근 갈아타기 매매 거래에 나섰다가 대출을 받지 못해 중도금이나 잔금 납부가 어려워진 이들이 급히 가격을 낮춰 매도하고 있다”며 “잠실동·신천동 일대는 수천 가구 대단지가 많아 간혹 특수한 사정에 따라 두드러지게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