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김현미 장관 "공시가격 인상, 서민 부담 최소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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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 인상 대비 부처간 TF 구성 논의 착수…수급 기준 조정 등 검토
취임 후 첫 언론인터뷰…"수도권 GTX 건설, 서울 집중 줄일 것" 3선 국회의원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관료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지난해 말로 취임 1년6개월을 넘긴 그는 정치인 시절에 비춰졌던 강인한 이미지를 벗고 남성 공무원들에게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여성 공무원들에게는 '언니 리더쉽'으로 다가가 관료들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 장관의 인기비결은 업무 해결 능력이다.
실무자들이 타 부처와의 협의나 국회 설득에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3선 정치인의 관록으로 앞장서 해결해준다.
역대급 강도의 부동산 대책으로 꼽히는 '8·2대책', '9·13대책' 등의 밑그림도 모두 그의 손을 거쳐 나왔다.
김 장관은 지난달 31일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지난 한 해를 돌아봤을 때 잘했다고 생각되는 일은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에 대해 대화로 접근해 해결책을 모색하려 노력했던 점"을 들었다.
버스 근로시간 단축과 화물차 표준운임제 도입, 건설산업 혁신뿐만 아니라 철도 안전 개선 등 여러 사안들을 노사정 회의 등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었다는 것이다.
작년 BMW 엔진 화재와 열차 사고 등 유독 잦은 안전사고를 겪은 김 장관은 항상 잠들 때 휴대전화를 머리맡에 둔 채 선잠을 자고, 잠에서 깰 때마다 뉴스 검색을 하며 보냈다고 한다.
김 장관은 "특히 지난 여름은 부동산은 뛰고, BMW는 불타고, 비행기는 오지 않는 상황이 겹치면서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다음번 국토부 장관은 간과 심장이 튼튼한 분이 오셔야 할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다음은 김 장관과의 일문일답.
-- 취임후 1년 반 동안 언론과의 정식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부에 많은 일이 있었는데 소감은.
▲ 문재인 정부 임기의 3분의 1을 국토부 장관으로 있으면서 카풀 문제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숙제를 다 한 것 같다.
크게 봐도 국정과제 중 국토부 소관은 거의 다 마무리됐다.
스스로 놀라고 있다.
직원들이 정말 많이 고생했다.
-- 3기 신도시 입지를 보니 언론에 보도된 곳은 모두 제외됐더라.
▲ 우리는 이미 입지를 다 정했는데 언론에서는 하나도 못 맞추더라. 그것을 보면서 너무 신기하고 짜릿했다.
신도시 발표되기 전까지 250여명이 알고 있었던 사안인데 직전까지 보안이 잘 지켜졌다.
광명 등 지자체가 원하지 않는 곳은 애초 후보지에서 배제했다.
-- 과천은 반발이 심했는데 결국 선정됐다.
▲ 과천 주민들도 (신도시가) 필요할 것이다.
교통을 개선하고 자족도시 기능도 많이 들어간다.
과천은 서울 강남과 붙어있어서 택지 조성이 잘 될 것이다.
특히 현재 남태령에서 이수교차로까지 민자로 지하 도로를 뚫는데 예비타당성 조사 중이다.
과천 지구에 주택 700호가 들어서면 도로 수요가 높아지니 예타도 잘 나올 것이다.
지역 현안은 지자체장이 제일 잘 안다.
이번에 지역사회에서 원하는 사업은 모두 다 담았다.
-- 이번에 발표한 신도시나 택지 숫자가 예상보다 많았는데.
▲ 사실은 그보다 더 많았는데 일부 덜어낸 것이다.
서울도 더 많았는데 협의가 덜 된 곳들은 이번 발표에서 제외했다.
-- 내년에는 신도시를 몇개 정도 발표할 예정인가.
▲ 남은 것이 11만호의 입지이니 그것을 정할 것이다.
-- 지난해 취임 일성으로 "집값 상승의 원인은 공급 부족이 아닌 투기수요 때문"이라고 했는데 공급 확대 정책으로 돌아선 배경은.
▲ 작년 8·2대책부터는 투기수요 차단과 함께 공급 확대를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다.
일부에서 공급부족론을 꾸준히 제기하기도 하지 않았나.
작년 9월 수도권 공급대책 발표 이전에도 14개 신규 지구, 6만2천호의 입지를 확보한 바 있다.
그런데 이런 정책들이 임팩트가 없었던 것은 교통문제와 결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교통대책을 함께 제시했기에 국민들이 보기에 손에 잡히는 것처럼 와닿았던 것 같다.
-- 9·13대책 시행 이후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 돌아보면 아쉬운 점이 있다.
9·13 대책은 (부동산) 문제의 근원을 짚었다고 볼 수 있다.
대출이나 세금 문제를 다뤘으니까.
그것을 처음부터 했어야 하는데 단계적으로 접근했다.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했어야 하는데 그럴 용기가 없었던 것 같다.
올해 3∼4월에 양도세 중과가 시작되면서 시장이 안정화될 수순이었으나 그 이후에 치르지 않아도 될 홍역을 치른 것을 보면, 근원적인 대책을 초기에 냈어야 했던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 시장에 근원적인 대책을 한 것이니 내년에는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보나.
▲ 지금은 9·13 효과가 어느정도 시장에 나타나고 있지만 다른 외적 요건이 변하면 또 어찌될 지 모르겠다.
-- 9·13 대책 중 어떤 내용이 가장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 대출 규제가 가장 큰 것 같다.
-- 대출을 과도하게 막으면 서민들이 힘들어지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경기 침체와 맞물리면 하우스푸어, 렌트푸어 등의 부작용도 생길 수 있는 것 아닌가.
▲ 아직 거기에 대해 얘기할 때는 아닌 것 같다.
-- 올해 정부의 핵심 정책이 경제활력 회복인데, 주택시장을 너무 규제하면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 경제가 위축될 때 손쉽게 꺼내는 카드가 주택경기 부양책이다.
단기 성과에 연연해서 의도적으로 성과 내려는 경우인데 절대 해서 안 되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 내에서는 이런 것은 없을 것으로 본다.
다른 것을 잘해서 경제를 살려야지 '빚내서 집사라'는 정책은 잘못됐다.
-- 지지부진하던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이 올해 들어 속도를 내고 있다.
▲ 지난 몇년 간 철도 SOC 사업이 부진했다.
GTX가 10년, 신안산선은 12년이 걸렸는데 이런 사업들을 빨리 했더라면 외곽의 교통 및 주거환경이 많이 좋아지면서 서울 집중이 분산됐을 것이다.
내가 빨리 추진했다기 보다 그동안 사업을 너무 오래 붙잡아 놓고 있었다.
-- GTX B 노선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예타 면제 심사가 이뤄지고 있는데 전망은.
▲ 현재 검토되고 있는 예타 면제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것인데 GTX B 노선은 수도권 사업이어서 예타 면제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업비도 5조9천억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라 예타 면제에 부담이 있다.
남양주에 신도시가 들어서면 수요가 늘어나 비용편익(B/C)이 잘나올 가능성이 크다.
내년까지 예타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 올해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열람이 진행중인데 단기간에 인상폭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 유형별, 지역별, 가격대별 형평성을 맞추는데 주안점을 뒀다.
아파트와 달리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오랫동안 손을 안댔다보니 현실화율이 많이 떨어졌고 그래서 올해 (아파트와) 나름의 균형을 찾으면서 표준 공시가격에 많이 올랐다.
수백억원짜리 초고가 주택이 특히 그렇다.
집값 상승분 이상으로 공시가격이 올랐을 것이다.
그러나 서민 주택, 일정가격 이하의 주택은 특별히 영향 없을 것이다.
공시가격은 의료보험, 기초 수급자 대상자 선정 등과 연계돼 있는 민감한 문제다.
11월부터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유관기관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복지 수급 기준 조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
큰 문제 없도록 하겠다.
-- 이번에 올린 것도 시세를 충분히 반영한 것은 아닌가.
▲ 집값 급등 지역에 대해서는 오른만큼 또 반영해야 할 것이다.
형평성, 공정성을 유지하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이니 그에 부응하는 길로 가는 것이다.
조세정의 차원에서도 접근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이것도 모자란다고 얘기하는데, 일리가 있는 말이다.
-- 남북철도, 도로 등 남북 인프라 협력 사업의 의미는.
▲ 남북 경제 협력도 결국은 북미관계가 관건이다.
대북 문제가 해결됐다고 우리가 무조건 공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공사를 하려면 측량, 설계도 해야 하는데 이것도 전혀 안 돼 있는 상태다.
우리처럼 토반을 단단하게 다져서 해야 차량이 속도가 나는데 북한은 현재 기반이 부실한 데다 터널과 교량도 새로 교체해야 한다.
대북제재가 풀려도 우리가 공사를 다 갖는 게 아니다.
전 세계가 경쟁해야 한다.
특히 중국의 관심이 높다.
시장 개방만 되면 사업은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
남북 철도는 우리가 레일을 깔고, 우리 차량을 달리게 해야 한다.
남북교류협력 시대는 열렸는데 다른 나라 철도가 달리면 교류협력 시대라고 말하기 민망하다.
-- 민간기업도 대북사업에 참여하고 싶어하지만 정부와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
▲ 우리가 다른 저개발국 사업에 참여할 때 민관합작투자사업(PPP) 등 다양한 방식 이용하는데 북한에도 그런 방식 사용하면 된다.
시장이 열리면 AIIB, IBRD 등 국제자금 끌어다 할텐데 우리가 중심이 돼야 한다.
대통령이 말한 철도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 남북경협과 관련한 앞으로의 계획은.
▲ 우선적으로 대북제재와 무관하게 추진할 수 있는 북측현지 공동조사, 남북 건설기술 표준화 등 남북경협 촉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조속히 준비하겠다.
철도·도로 등 협력이 가시화된 사업은 대북제재가 해제될 경우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기본계획 수립, 측량, 설계 등 사전준비 작업을 착실히 진행할 계획이다.
-- 택시업계과 카풀서비스 업계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데 국토부의 해결 방안이 있나.
▲ 묘안은 대화 뿐이다.
우리가 올해 1년동안 나름 잘했다고 자평하는 것중 하나가 수많은 문제를 노사정 협의와 사회적 대화를 통해 풀었다는 것이다.
화물차 표준운임제도, 건설산업 혁신, 버스 52시간 노동시간 단축 등도 모두 그런 방식으로 풀었다.
택시 문제도 이 방식으로 풀려고 준비했다.
택시 우버시스템 장착, 사납금제 폐지, 완전월급제, 브랜드 택시 이런 것들 좋다고 했는데 카풀 문제가 불거지며 지금까지 대화가 안되고 있다.
택시 산업은 바뀌어야 한다.
지금 같은 택시 시스템은 앞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 같은 경우 2000년 부터 2016년까지 요금은 60% 올랐는데 택시 사납금은 80% 올랐다.
이 때문에 서울의 법인택시 절반이 서 있다.
개인택시 16만대는 고령화 문제 등으로 출퇴근 시대 수요, 공급 사이클이 맞지 않다.
법인택시 사납금 문제가 해결되고 법인택시가 충분히 가동되면 사이클이 해결된다.
그러기 위해선 임금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
택시가 충분히 가동률을 높일 수 있도록 우버같은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
인도는 30∼40%, 싱가포르는 17%가 올라갔다.
우리도 택시 가동률이 10%만 올라도 택시기사 월급 주고도 남는 상황이 된다.
세금으로 지원할 필요도 없다.
개인택시도 연금제로 해서 정부가 고령자가 운전하는 개인택시를 사들여 그 비용을 연금형태로 기사에게 지급하고 젊은 사람에게 운행하게 해 운행률을 높이는 방식도 검토할 필요 있다.
-- 카풀 문제 해결은 어떻게.
▲ 카카오도 카풀을 하면 카풀에 맞게 출발지와 도착지를 분명히 해서 맞는 사람들끼리만 갈 수 있게 하는 등의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
과도하게 수입을 올리는 구조도 안된다.
서로 상생하고 오해 없도록 해야 한다
-- 올해 유독 철도 사고도 많았는데 해결방안은.
▲ 사실 올해 철도 정비불량 등의 문제는 예년보다 줄었는데 특정 시기에 집중됐다.
이 또한 큰 문제고 현재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했다.
이달 중으로 감사하는데 결과 보고 손볼 것은 손봐야 한다.
/연합뉴스
취임 후 첫 언론인터뷰…"수도권 GTX 건설, 서울 집중 줄일 것" 3선 국회의원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관료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지난해 말로 취임 1년6개월을 넘긴 그는 정치인 시절에 비춰졌던 강인한 이미지를 벗고 남성 공무원들에게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여성 공무원들에게는 '언니 리더쉽'으로 다가가 관료들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 장관의 인기비결은 업무 해결 능력이다.
실무자들이 타 부처와의 협의나 국회 설득에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3선 정치인의 관록으로 앞장서 해결해준다.
역대급 강도의 부동산 대책으로 꼽히는 '8·2대책', '9·13대책' 등의 밑그림도 모두 그의 손을 거쳐 나왔다.
김 장관은 지난달 31일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지난 한 해를 돌아봤을 때 잘했다고 생각되는 일은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에 대해 대화로 접근해 해결책을 모색하려 노력했던 점"을 들었다.
버스 근로시간 단축과 화물차 표준운임제 도입, 건설산업 혁신뿐만 아니라 철도 안전 개선 등 여러 사안들을 노사정 회의 등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었다는 것이다.
작년 BMW 엔진 화재와 열차 사고 등 유독 잦은 안전사고를 겪은 김 장관은 항상 잠들 때 휴대전화를 머리맡에 둔 채 선잠을 자고, 잠에서 깰 때마다 뉴스 검색을 하며 보냈다고 한다.
김 장관은 "특히 지난 여름은 부동산은 뛰고, BMW는 불타고, 비행기는 오지 않는 상황이 겹치면서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다음번 국토부 장관은 간과 심장이 튼튼한 분이 오셔야 할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다음은 김 장관과의 일문일답.
-- 취임후 1년 반 동안 언론과의 정식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부에 많은 일이 있었는데 소감은.
▲ 문재인 정부 임기의 3분의 1을 국토부 장관으로 있으면서 카풀 문제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숙제를 다 한 것 같다.
크게 봐도 국정과제 중 국토부 소관은 거의 다 마무리됐다.
스스로 놀라고 있다.
직원들이 정말 많이 고생했다.
-- 3기 신도시 입지를 보니 언론에 보도된 곳은 모두 제외됐더라.
▲ 우리는 이미 입지를 다 정했는데 언론에서는 하나도 못 맞추더라. 그것을 보면서 너무 신기하고 짜릿했다.
신도시 발표되기 전까지 250여명이 알고 있었던 사안인데 직전까지 보안이 잘 지켜졌다.
광명 등 지자체가 원하지 않는 곳은 애초 후보지에서 배제했다.
-- 과천은 반발이 심했는데 결국 선정됐다.
▲ 과천 주민들도 (신도시가) 필요할 것이다.
교통을 개선하고 자족도시 기능도 많이 들어간다.
과천은 서울 강남과 붙어있어서 택지 조성이 잘 될 것이다.
특히 현재 남태령에서 이수교차로까지 민자로 지하 도로를 뚫는데 예비타당성 조사 중이다.
과천 지구에 주택 700호가 들어서면 도로 수요가 높아지니 예타도 잘 나올 것이다.
지역 현안은 지자체장이 제일 잘 안다.
이번에 지역사회에서 원하는 사업은 모두 다 담았다.
-- 이번에 발표한 신도시나 택지 숫자가 예상보다 많았는데.
▲ 사실은 그보다 더 많았는데 일부 덜어낸 것이다.
서울도 더 많았는데 협의가 덜 된 곳들은 이번 발표에서 제외했다.
-- 내년에는 신도시를 몇개 정도 발표할 예정인가.
▲ 남은 것이 11만호의 입지이니 그것을 정할 것이다.
-- 지난해 취임 일성으로 "집값 상승의 원인은 공급 부족이 아닌 투기수요 때문"이라고 했는데 공급 확대 정책으로 돌아선 배경은.
▲ 작년 8·2대책부터는 투기수요 차단과 함께 공급 확대를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다.
일부에서 공급부족론을 꾸준히 제기하기도 하지 않았나.
작년 9월 수도권 공급대책 발표 이전에도 14개 신규 지구, 6만2천호의 입지를 확보한 바 있다.
그런데 이런 정책들이 임팩트가 없었던 것은 교통문제와 결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교통대책을 함께 제시했기에 국민들이 보기에 손에 잡히는 것처럼 와닿았던 것 같다.
-- 9·13대책 시행 이후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 돌아보면 아쉬운 점이 있다.
9·13 대책은 (부동산) 문제의 근원을 짚었다고 볼 수 있다.
대출이나 세금 문제를 다뤘으니까.
그것을 처음부터 했어야 하는데 단계적으로 접근했다.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했어야 하는데 그럴 용기가 없었던 것 같다.
올해 3∼4월에 양도세 중과가 시작되면서 시장이 안정화될 수순이었으나 그 이후에 치르지 않아도 될 홍역을 치른 것을 보면, 근원적인 대책을 초기에 냈어야 했던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 시장에 근원적인 대책을 한 것이니 내년에는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보나.
▲ 지금은 9·13 효과가 어느정도 시장에 나타나고 있지만 다른 외적 요건이 변하면 또 어찌될 지 모르겠다.
-- 9·13 대책 중 어떤 내용이 가장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 대출 규제가 가장 큰 것 같다.
-- 대출을 과도하게 막으면 서민들이 힘들어지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경기 침체와 맞물리면 하우스푸어, 렌트푸어 등의 부작용도 생길 수 있는 것 아닌가.
▲ 아직 거기에 대해 얘기할 때는 아닌 것 같다.
-- 올해 정부의 핵심 정책이 경제활력 회복인데, 주택시장을 너무 규제하면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 경제가 위축될 때 손쉽게 꺼내는 카드가 주택경기 부양책이다.
단기 성과에 연연해서 의도적으로 성과 내려는 경우인데 절대 해서 안 되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 내에서는 이런 것은 없을 것으로 본다.
다른 것을 잘해서 경제를 살려야지 '빚내서 집사라'는 정책은 잘못됐다.
-- 지지부진하던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이 올해 들어 속도를 내고 있다.
▲ 지난 몇년 간 철도 SOC 사업이 부진했다.
GTX가 10년, 신안산선은 12년이 걸렸는데 이런 사업들을 빨리 했더라면 외곽의 교통 및 주거환경이 많이 좋아지면서 서울 집중이 분산됐을 것이다.
내가 빨리 추진했다기 보다 그동안 사업을 너무 오래 붙잡아 놓고 있었다.
-- GTX B 노선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예타 면제 심사가 이뤄지고 있는데 전망은.
▲ 현재 검토되고 있는 예타 면제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것인데 GTX B 노선은 수도권 사업이어서 예타 면제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업비도 5조9천억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라 예타 면제에 부담이 있다.
남양주에 신도시가 들어서면 수요가 늘어나 비용편익(B/C)이 잘나올 가능성이 크다.
내년까지 예타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 올해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열람이 진행중인데 단기간에 인상폭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 유형별, 지역별, 가격대별 형평성을 맞추는데 주안점을 뒀다.
아파트와 달리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오랫동안 손을 안댔다보니 현실화율이 많이 떨어졌고 그래서 올해 (아파트와) 나름의 균형을 찾으면서 표준 공시가격에 많이 올랐다.
수백억원짜리 초고가 주택이 특히 그렇다.
집값 상승분 이상으로 공시가격이 올랐을 것이다.
그러나 서민 주택, 일정가격 이하의 주택은 특별히 영향 없을 것이다.
공시가격은 의료보험, 기초 수급자 대상자 선정 등과 연계돼 있는 민감한 문제다.
11월부터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유관기관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복지 수급 기준 조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
큰 문제 없도록 하겠다.
-- 이번에 올린 것도 시세를 충분히 반영한 것은 아닌가.
▲ 집값 급등 지역에 대해서는 오른만큼 또 반영해야 할 것이다.
형평성, 공정성을 유지하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이니 그에 부응하는 길로 가는 것이다.
조세정의 차원에서도 접근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이것도 모자란다고 얘기하는데, 일리가 있는 말이다.
-- 남북철도, 도로 등 남북 인프라 협력 사업의 의미는.
▲ 남북 경제 협력도 결국은 북미관계가 관건이다.
대북 문제가 해결됐다고 우리가 무조건 공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공사를 하려면 측량, 설계도 해야 하는데 이것도 전혀 안 돼 있는 상태다.
우리처럼 토반을 단단하게 다져서 해야 차량이 속도가 나는데 북한은 현재 기반이 부실한 데다 터널과 교량도 새로 교체해야 한다.
대북제재가 풀려도 우리가 공사를 다 갖는 게 아니다.
전 세계가 경쟁해야 한다.
특히 중국의 관심이 높다.
시장 개방만 되면 사업은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
남북 철도는 우리가 레일을 깔고, 우리 차량을 달리게 해야 한다.
남북교류협력 시대는 열렸는데 다른 나라 철도가 달리면 교류협력 시대라고 말하기 민망하다.
-- 민간기업도 대북사업에 참여하고 싶어하지만 정부와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
▲ 우리가 다른 저개발국 사업에 참여할 때 민관합작투자사업(PPP) 등 다양한 방식 이용하는데 북한에도 그런 방식 사용하면 된다.
시장이 열리면 AIIB, IBRD 등 국제자금 끌어다 할텐데 우리가 중심이 돼야 한다.
대통령이 말한 철도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 남북경협과 관련한 앞으로의 계획은.
▲ 우선적으로 대북제재와 무관하게 추진할 수 있는 북측현지 공동조사, 남북 건설기술 표준화 등 남북경협 촉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조속히 준비하겠다.
철도·도로 등 협력이 가시화된 사업은 대북제재가 해제될 경우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기본계획 수립, 측량, 설계 등 사전준비 작업을 착실히 진행할 계획이다.
-- 택시업계과 카풀서비스 업계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데 국토부의 해결 방안이 있나.
▲ 묘안은 대화 뿐이다.
우리가 올해 1년동안 나름 잘했다고 자평하는 것중 하나가 수많은 문제를 노사정 협의와 사회적 대화를 통해 풀었다는 것이다.
화물차 표준운임제도, 건설산업 혁신, 버스 52시간 노동시간 단축 등도 모두 그런 방식으로 풀었다.
택시 문제도 이 방식으로 풀려고 준비했다.
택시 우버시스템 장착, 사납금제 폐지, 완전월급제, 브랜드 택시 이런 것들 좋다고 했는데 카풀 문제가 불거지며 지금까지 대화가 안되고 있다.
택시 산업은 바뀌어야 한다.
지금 같은 택시 시스템은 앞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 같은 경우 2000년 부터 2016년까지 요금은 60% 올랐는데 택시 사납금은 80% 올랐다.
이 때문에 서울의 법인택시 절반이 서 있다.
개인택시 16만대는 고령화 문제 등으로 출퇴근 시대 수요, 공급 사이클이 맞지 않다.
법인택시 사납금 문제가 해결되고 법인택시가 충분히 가동되면 사이클이 해결된다.
그러기 위해선 임금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
택시가 충분히 가동률을 높일 수 있도록 우버같은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
인도는 30∼40%, 싱가포르는 17%가 올라갔다.
우리도 택시 가동률이 10%만 올라도 택시기사 월급 주고도 남는 상황이 된다.
세금으로 지원할 필요도 없다.
개인택시도 연금제로 해서 정부가 고령자가 운전하는 개인택시를 사들여 그 비용을 연금형태로 기사에게 지급하고 젊은 사람에게 운행하게 해 운행률을 높이는 방식도 검토할 필요 있다.
-- 카풀 문제 해결은 어떻게.
▲ 카카오도 카풀을 하면 카풀에 맞게 출발지와 도착지를 분명히 해서 맞는 사람들끼리만 갈 수 있게 하는 등의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
과도하게 수입을 올리는 구조도 안된다.
서로 상생하고 오해 없도록 해야 한다
-- 올해 유독 철도 사고도 많았는데 해결방안은.
▲ 사실 올해 철도 정비불량 등의 문제는 예년보다 줄었는데 특정 시기에 집중됐다.
이 또한 큰 문제고 현재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했다.
이달 중으로 감사하는데 결과 보고 손볼 것은 손봐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