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교착 속 '文의 중재' 필요성 커져…전략적 소통 가능성
'친서 답장' 특사단 방북 등 2차 북미담판 여건 조성에 나설 수도
金신년사, 문대통령 등판 당길 듯…美설득·金조기답방 병행하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힘에 따라 '중재자' 문재인 대통령의 '등판'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올해 초로 예상되는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담판을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문 대통령의 견인차 역할이 필요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앞으로도 언제든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고 국제사회가 환영할 결과를 만드는 데 노력할 것"이라며 북미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

다만 김 위원장은 비핵화 진전을 위한 미국의 '상응 조치' 필요성을 동시에 거론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주동적·선제적 노력에 미국이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하며 화답하면 두 나라 관계는 훌륭하고 빠른 속도로 전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며 제재와 압박으로 나가면 우리로서도 국가의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를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는 북한의 추가적 비핵화 조치를 촉구하는 미국과 상응 조치를 요구하는 북한의 견해차로 북미 간 비핵화 대화가 교착 상태에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金신년사, 문대통령 등판 당길 듯…美설득·金조기답방 병행하나
따라서 북미 간 비핵화 대화의 실마리를 찾는 데 문 대통령이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으로부터는 일정한 '상응 조치'를 끌어내고, 북한으로부터는 '진정한 비핵화 담보 방안'을 유도하는 등 북미 양측의 접점을 찾기 위해 문 대통령이 전략적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문 대통령은 새해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비핵화 해법에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상응 조치'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노력이 이어질 수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를 꺼낸 상황에서 미국의 답변을 빨리 끌어내는 게 중요해 보인다"며 "그 답이 없다면 답보 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연초 이른 시점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북한 최고지도자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 비핵화 의지를 재천명하고, 남북 정상이 또다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가 비핵화 대화를 이어가는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불씨를 지피는 동시에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필요한 여건 조성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의 답방에 앞서 지난달 30일 김 위원장이 보내온 친서에 대한 답장과 함께 대북 특사단을 보내는 방안도 조심스레 거론된다.

활발한 남북대화가 북미대화의 끈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金신년사, 문대통령 등판 당길 듯…美설득·金조기답방 병행하나
실제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작년 3월 5일 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난 지 나흘 뒤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방북 결과를 공유한 바 있다.

정 실장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얘기를 나누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했고, 이는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