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켑카 /사진=연합뉴스
브룩스 켑카 /사진=연합뉴스
‘DJ에서 BJ로’

지난 1년간 벌어진 세계 남자 골프 1인자 경쟁 구도의 변화다. 지난해 초 ‘장타대왕’더스틴 존슨(미국)과 ‘퍼팅천재’조던 스피스(미국)가 양분했던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1년 사이 브룩스 켑카(미국)와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에게 바통을 넘긴 채 새해를 맞았다. ‘D-J’의 명암은 그사이 엇갈렸다.

1일 세계남자골프랭킹기구(OWGR)에 따르면, 2017년 4승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존슨은 지난해에도 3승을 수확해 랭킹 3위로 한 해를 마감했다. 반면 2017년 3승을 올려 세계랭킹 2위로 뛰어올랐던 스피스는 지난해 내내 ‘무관의 제왕’으로 침묵했다. ‘넘버2’에서 시작한 랭킹은 15계단 추락한 17위로 곤두박질쳤다. 퍼팅이 고장난 탓에 우승경쟁그룹에서 사라졌다.

이 틈을 켑카와 로즈가 파고들었다. 지난해 초 8위였던 켑카는 메이저 대회 2승을 올리며 단박에 ‘넘버1’ 자리를 꿰찼다. 페덱스컵 1위에 올라 1000만달러의 사나이가 된 로즈는 6위에서 4계단 끌어올린 ‘넘버2’로 한 해를 화려하게 마감했다. 지난 9월에는 생애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의 맛을 잠깐이나마 보기도 했다.

부지불식간에 세계랭킹을 확 끌어올린 선수는 ‘필드의 과학자’ 브라이슨 디섐보와 ‘소리없는 강자’토니 피나우, ‘작은 거인’ 젠더 셔펠레(이상 미국)다. 디섐보는 지난해 9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4개 대회 중 2개 대회를 잇달아 제패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어 지난해 11월 열린 2018-2019시즌 슈라이너스호스피털오픈에서 또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톱10클럽’에 이름을 밀어넣었다. 덕분에 세계랭킹은 99위에서 5위로 수직상승했다. 지난해 초 마쓰야마 히데키(일본)가 앉아있었던 자리다.반면 무승으로 한 해를 보낸 히데키는 28위로 23계단 뒷걸음질을 쳤다.

지난해 초 각각 40위, 25위에 머물러 있던 피나우와 셔펠레는 1년 새 31계단, 15계단 오른 9위와 10위로 뛰어오르며 한 해를 준수하게 마무리했다. 피나우는 우승은 없었지만 메이저 3개 대회에서 톱10에 오르는 등 주요 대회에서 의미있는 성적을 거둔 덕에 ‘강자들의 리그’에 진입했다. 지난해 WGC-HSBC챔피언스에서 1승을 수확한 셔펠레 역시 디오픈 준우승, US오픈 공동 6위 등 굵직굵직한 대회에서 우승경쟁을 펼친 끝에 생애 처음으로 톱10클럽에 발을 디뎠다.

지난해 순위를 톱20위까지 넓혀보면 그동안 가장 괄목할 순위 상승을 보인 선수는 단연 타이거 우즈(미국)다. 그는 한해 동안 656위에서 13위로 643계단을 끌어 올렸다.

한편 올해 첫 세계랭킹 순위 변동은 오는 3일(현지 시간) 열리는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