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 직원들이 서울 여의도 사옥 황소상 앞에서 올해 증시 활황을 기원하며 종이 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금융투자협회 직원들이 서울 여의도 사옥 황소상 앞에서 올해 증시 활황을 기원하며 종이 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글로벌 경기 둔화가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 증시가 올해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가 ‘상저하고(상반기에 하락, 하반기에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기업 실적 증가세가 둔화되고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금리 인상이 이어지는 상반기에는 조정을 받겠지만 하반기에는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각국의 경기부양정책이 나와 반등할 수 있다는 논리다. 정보기술(IT)주와 함께 통신·조선·건설주 등에 주목할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유가증권시장 영업이익 감소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지수가 1840~2550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약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신중론이 많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2000선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스피지수 최저점을 2000 이하라고 본 곳이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아홉 곳, 그 이상으로 본 증권사는 교보증권 한 곳이었다.
한국 증시, 올해 바닥 다진다…조선·건설·통신株 눈여겨봐야
IBK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코스피지수가 1900선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등 선진시장도 경기 정점을 지나며 글로벌 경기 둔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미국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도 멈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199개)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추정치보다 0.4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주가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긍정론도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말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할 때도 한국 시장은 선방하며 2000선을 지켰다”며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이 9배 수준에서 바닥을 다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건설·통신업종 ‘주목’

올해 최선호 업종으로는 조선주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우선 조선주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늘어나는 데 따른 LNG 운반선 수요 증가의 수혜를 입고 있다는 평가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국내 조선사의 연간 수주는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영업적자폭이 확대됐지만 올해는 선가 상승, 인력 구조조정 효과 등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건설주와 통신주도 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통신주는 올해부터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에 본격적으로 들어서며 시장 기대가 커지고 있다. 건설주는 정부 정책의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19년 경제정책 방향’에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확대하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를 착공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글로벌 경기 동향 확인해야

지난해 우리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한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가 올해 증시를 좌우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지난해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안에 서명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중 무역분쟁은 올해도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정책으로 글로벌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가 역대 최고 수준을 향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점점 커지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도 증시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을 기존 2.5%에서 2.3%로 낮췄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을 가져왔던 미국 경제가 올해도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은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6.3%로, 지난해(6.6%)보다 0.3%포인트 낮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0%에서 올해 1.8%로 떨어질 전망이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