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실적 악화가 증시 발목" vs "악재 이미 반영…외국인 돌아올 것"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도전 2019 국내 증시
엇갈리는 전문가 전망
유가증권 시장 저평가 국면에도
밸류에이션 정상화 쉽지 않을 것
외국인 11~12월 5300억 사들여
국내 주식시장 하단 강하게 지지
엇갈리는 전문가 전망
유가증권 시장 저평가 국면에도
밸류에이션 정상화 쉽지 않을 것
외국인 11~12월 5300억 사들여
국내 주식시장 하단 강하게 지지
새해를 맞은 투자자들의 심정은 불안하다. 작년에 코스피지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하면서 많은 투자자가 자신감을 잃었다. 올해 글로벌 주요국 경기가 대부분 둔화할 것이란 예상에 상장사 실적 전망치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증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많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며 저가 매수를 권하는 시각도 있다. 작년 말부터 몇몇 신흥국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전환한 점도 고무적이다. 이미 악재가 충분히 반영된 만큼 미·중 무역전쟁, 북한 핵문제 등 이슈 해결 여부에 따라 반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장사 실적 악화 불가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곳 이상 증권사가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국내 상장사(유가증권+코스닥시장) 236곳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197조9628억원이다. 이들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은 3개월 전만 해도 221조9528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 같은 예상치가 한 달 전 209조2569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금은 200조원 밑으로 내려왔다.
최근 D램 가격 상승세가 꺾이면서 ‘업황 정점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만에 각각 13.5%, 12.5% 감소했다. 제약·바이오(-30.3%)와 화학(-14.5%), 화장품(-13.5%), 조선(-10.8%), 자동차 및 부품(-10.3%) 등 주요 업종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3개월 전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상장사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전망치가 제시된 236개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197조1268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순이익/주식수)이 최소 3개월 연속 하락하면 하향 추세가 평균 18.3개월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12개월 예상 EPS 기준 하향 조정이 나타난 지 4개월이 지났으므로 과거 패턴이 반복된다면 앞으로 약 14개월간 유가증권시장 예상이익 조정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실적 전망치 조정 추세가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기업의 실적 전망이 갈수록 하향 조정되고 있어 올해 영업이익 감소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현재 유가증권시장이 역사적 저평가 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정상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신흥국 뜨면서 외국인 돌아온다”
수급 측면에서는 작년 말을 기점으로 시장에 조금씩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수년간 상승세를 이어온 미국 등 선진국 증시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하락한 반면 한국과 중국 등 선진국에 앞서 먼저 급락장을 경험한 신흥국 증시가 오히려 견고한 흐름을 보이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평가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신흥국 주식형펀드는 11주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지난 4주간 신흥국 주식형펀드에 순유입된 자금은 75억5500만달러에 이른다. 이에 비해 북미와 유럽 증시 등을 대상으로 하는 선진국 주식형펀드에서는 같은 기간 690억71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외국계 증권사와 투자은행(IB)들도 최근 신흥국 시장에 대해 우호적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11월25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상당 기간 지속된 신흥국 시장의 약세가 올해는 대부분 종료될 것”이라며 신흥국 시장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에서 ‘비중 확대’로 올렸다. 한국 주식시장의 투자 의견도 ‘비중 축소’에서 ‘비중 유지’로 한 단계 상향했다.
작년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체로 ‘팔자’ 기조를 유지한 외국인은 최근 변화 조짐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11~12월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529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일부 증시 전문가는 이런 점을 근거로 올해 주식시장 반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급락장을 거치면서 올해 상반기에 발생할 수 있는 악재들은 이미 일정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의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식시장의 하단은 강하게 지지되고 있다”며 “신흥국 주식시장을 억눌렀던 고유가·강달러·고금리 부담이 점차 완화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며 저가 매수를 권하는 시각도 있다. 작년 말부터 몇몇 신흥국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전환한 점도 고무적이다. 이미 악재가 충분히 반영된 만큼 미·중 무역전쟁, 북한 핵문제 등 이슈 해결 여부에 따라 반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장사 실적 악화 불가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곳 이상 증권사가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국내 상장사(유가증권+코스닥시장) 236곳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197조9628억원이다. 이들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은 3개월 전만 해도 221조9528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 같은 예상치가 한 달 전 209조2569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금은 200조원 밑으로 내려왔다.
최근 D램 가격 상승세가 꺾이면서 ‘업황 정점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만에 각각 13.5%, 12.5% 감소했다. 제약·바이오(-30.3%)와 화학(-14.5%), 화장품(-13.5%), 조선(-10.8%), 자동차 및 부품(-10.3%) 등 주요 업종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3개월 전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상장사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전망치가 제시된 236개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197조1268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순이익/주식수)이 최소 3개월 연속 하락하면 하향 추세가 평균 18.3개월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12개월 예상 EPS 기준 하향 조정이 나타난 지 4개월이 지났으므로 과거 패턴이 반복된다면 앞으로 약 14개월간 유가증권시장 예상이익 조정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실적 전망치 조정 추세가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기업의 실적 전망이 갈수록 하향 조정되고 있어 올해 영업이익 감소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현재 유가증권시장이 역사적 저평가 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정상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신흥국 뜨면서 외국인 돌아온다”
수급 측면에서는 작년 말을 기점으로 시장에 조금씩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수년간 상승세를 이어온 미국 등 선진국 증시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하락한 반면 한국과 중국 등 선진국에 앞서 먼저 급락장을 경험한 신흥국 증시가 오히려 견고한 흐름을 보이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평가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신흥국 주식형펀드는 11주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지난 4주간 신흥국 주식형펀드에 순유입된 자금은 75억5500만달러에 이른다. 이에 비해 북미와 유럽 증시 등을 대상으로 하는 선진국 주식형펀드에서는 같은 기간 690억71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외국계 증권사와 투자은행(IB)들도 최근 신흥국 시장에 대해 우호적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11월25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상당 기간 지속된 신흥국 시장의 약세가 올해는 대부분 종료될 것”이라며 신흥국 시장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에서 ‘비중 확대’로 올렸다. 한국 주식시장의 투자 의견도 ‘비중 축소’에서 ‘비중 유지’로 한 단계 상향했다.
작년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체로 ‘팔자’ 기조를 유지한 외국인은 최근 변화 조짐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11~12월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529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일부 증시 전문가는 이런 점을 근거로 올해 주식시장 반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급락장을 거치면서 올해 상반기에 발생할 수 있는 악재들은 이미 일정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의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식시장의 하단은 강하게 지지되고 있다”며 “신흥국 주식시장을 억눌렀던 고유가·강달러·고금리 부담이 점차 완화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