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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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생명의 새 대표이사로 내정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에 대한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신한생명보험지부는 2일 신한금융지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문국 신한생명 대표 내정자의 철회 촉구를 주장했다.

유정식 신한생명 노조위원장은 "신한생명 대표이사의 임기를 3개월 남긴 상태에서 보험 전문가가 아닌 '구조조정 전문가'를 신임 대표로 내정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며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인사"라며 "정 내정자의 대표 선임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신한생명이 2016년 이병한 대표이사 부임 이후 최근 3년간 당기순이익이 1.5배 성장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대표이사를 사퇴시키고 정 대표를 내정한다는 것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정 내정자는 과거 알리안츠생명보험(현 ABL생명)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업계 최장기 파업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후 에이스생명보험(현 처브라이프생명)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을 거치면서 가는 발자취마다 혹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결과적으로는 비용절감 및 영업구조 개선 등을 통해 자산 규모나 순익을 확대했으나 재임 기간 동안 인원 감축, 중복부서 정리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해 노조의 반발을 샀다.

노조 측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 17) 도입 등으로 내실을 다지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상황에서 보험업 전문가인 현재 대표이사를 사퇴시키고 구조조정 전문가를 내정한다는 것은 회사로서 추가적인 리스크를 안고 가라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피인수회사 CEO를 인수회사의 CEO로 선임하는 행위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신한금융지주가 지난해 9월 오렌지라이프의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으나 현재 금융위원회가 진행하고 있는 인수합병 인가 절차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노조는 정 대표의 내정 철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총력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노조 관계자는 "정문국 내정자의 선임을 저지하기 위해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저지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며 신한생명의 모든 노동자들은 구조조정 전문가를 막기 위한 투쟁에 총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한금융지주는 임시 이사회 및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신한생명 신임 사장 후보로 정 내정자를 추천했다. 외국계 생보사 CEO 10년차의 경영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다.

업계에서는 정 내정자가 신한생명으로 자리를 옮기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정 내정자는 신한생명 이사회에서 자격 요건 부합 및 적합성 여부 등을 검증 받은 후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선임이 확정될 경우 임기는 2년이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