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실패 교훈을 성장동력으로"…구광모, '고객' 30번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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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2019 신년사
금기어 '실패' 곳곳서 언급…절박함 묻어난 신년사
SK "사회와 행복한 공동체로"
롯데 "제로베이스서 철저히 검토"
삼성 "초격차 100년 기업 도약"
포스코 "'승풍파랑' 각오로 뛰자"
GS "차별화된 경쟁력 절실"
한화 "미래 10년이 성패 좌우"
금기어 '실패' 곳곳서 언급…절박함 묻어난 신년사
SK "사회와 행복한 공동체로"
롯데 "제로베이스서 철저히 검토"
삼성 "초격차 100년 기업 도약"
포스코 "'승풍파랑' 각오로 뛰자"
GS "차별화된 경쟁력 절실"
한화 "미래 10년이 성패 좌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2일 내놓은 신년사에는 예년에 보기 힘들던 단어 하나가 공통적으로 등장했다. 지금까지 금기시됐던 ‘실패’라는 단어다. 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실패로부터 얻은 교훈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자는 메시지를 던졌다. 실패를 피하려다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시대가 됐다는 판단에서다. 총수들은 파격과 혁신, 변화 등의 단어도 여러 차례 사용했다.
“빠른 실패 독려하는 조직 만들자”
이날 처음으로 그룹 시무식을 주재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기존과는 확연하게 다른 새로운 게임의 룰이 형성되고 있고,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패를 회피하고 비난하는 문화에서 탈피해 실패를 인정하고, 실패로부터의 교훈을 성장동력으로 삼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대차그룹 시무식은 2016년까지 정몽구 회장이 주재했다. 정 회장은 2017년과 지난해 신년사만 내고 시무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회적 가치를 화두로 내세웠다. 최 회장은 “다음 세대가 행복하게 자라고, SK가 건강한 공동체로서 역할을 하려면 사회적 가치가 그 정답”이라며 “회사의 판단 기준을 ‘행복’으로 바꿔나가자”고 제안했다.
정 수석부회장과 마찬가지로 이날 처음 자신의 명의로 된 신년사를 발표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우리는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의 변화에 늘 깨어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에 과감히 도전하고, 익숙한 관성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혁신을 통해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 회장은 “구성원 개개인이 다양한 사고와 경험을 존중하고,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역동적인 문화를 만들어가자”는 제안으로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10분 동안 신년사를 하는 도중 ‘고객’이라는 단어를 총 30번 반복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신년사는 더욱 절박했다. 신 회장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했고, 우리가 이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며 “그룹의 생존이 혁신 여부에 달렸다”고 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성공’보다는 ‘빠른 실패’를 독려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록 실패하더라도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먼저 직접 경험해보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당부다.
삼성그룹은 올해도 그룹 차원의 신년회를 열지 않았다. 이건희 회장 와병 이후인 2015년부터 개별 계열사 차원의 신년사만 내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초일류와 초격차’ 등 기존 목표를 다시 제시하면서 “건설적인 실패를 격려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차세대 제품과 혁신 기술로 신성장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신기술에 대한 과감한 도전과 투자로 지속성장의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10년이 그룹 생존 좌우”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올해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금리와 환율 등 경제지표의 변동성도 더욱 커지는 등 경영여건이 결코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쟁에서 이기고 앞서가기 위해서는 남이 모방할 수 없는 우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위험이 있더라도 우리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앞으로 10년은 우리가 겪은 그 어느 때보다 혁명적인 변화의 시기가 될 것”이라며 “그 10년이 한화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절박함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의 실패를 교훈 삼아 각 사의 글로벌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철저한 사전분석과 준비를 거쳐 경쟁력을 높여 나가자”고 주문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구체적인 경영 목표(매출 10조4000억원, 영업이익 4600억원)까지 제시하며 그룹 재건 의지를 다졌다. 박 회장은 “우리 그룹은 항상 시련과 위기를 겪었지만 그럴 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극복해온 집념의 역사가 있다”고 강조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고사성어로 올해 목표를 제시했다. 구 회장은 ‘행하는 것이 없으면 돌아오는 것도 없다’는 뜻의 공행공반(空行空返)을, 최 회장은 ‘원대한 뜻을 이루기 위해 바람을 타고 물결을 헤쳐간다’는 의미의 승풍파랑(乘風破浪)을 각각 올해 경영화두로 내세웠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빠른 실패 독려하는 조직 만들자”
이날 처음으로 그룹 시무식을 주재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기존과는 확연하게 다른 새로운 게임의 룰이 형성되고 있고,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패를 회피하고 비난하는 문화에서 탈피해 실패를 인정하고, 실패로부터의 교훈을 성장동력으로 삼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대차그룹 시무식은 2016년까지 정몽구 회장이 주재했다. 정 회장은 2017년과 지난해 신년사만 내고 시무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회적 가치를 화두로 내세웠다. 최 회장은 “다음 세대가 행복하게 자라고, SK가 건강한 공동체로서 역할을 하려면 사회적 가치가 그 정답”이라며 “회사의 판단 기준을 ‘행복’으로 바꿔나가자”고 제안했다.
정 수석부회장과 마찬가지로 이날 처음 자신의 명의로 된 신년사를 발표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우리는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의 변화에 늘 깨어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에 과감히 도전하고, 익숙한 관성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혁신을 통해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 회장은 “구성원 개개인이 다양한 사고와 경험을 존중하고,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역동적인 문화를 만들어가자”는 제안으로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10분 동안 신년사를 하는 도중 ‘고객’이라는 단어를 총 30번 반복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신년사는 더욱 절박했다. 신 회장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했고, 우리가 이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며 “그룹의 생존이 혁신 여부에 달렸다”고 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성공’보다는 ‘빠른 실패’를 독려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록 실패하더라도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먼저 직접 경험해보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당부다.
삼성그룹은 올해도 그룹 차원의 신년회를 열지 않았다. 이건희 회장 와병 이후인 2015년부터 개별 계열사 차원의 신년사만 내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초일류와 초격차’ 등 기존 목표를 다시 제시하면서 “건설적인 실패를 격려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차세대 제품과 혁신 기술로 신성장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신기술에 대한 과감한 도전과 투자로 지속성장의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10년이 그룹 생존 좌우”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올해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금리와 환율 등 경제지표의 변동성도 더욱 커지는 등 경영여건이 결코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쟁에서 이기고 앞서가기 위해서는 남이 모방할 수 없는 우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위험이 있더라도 우리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앞으로 10년은 우리가 겪은 그 어느 때보다 혁명적인 변화의 시기가 될 것”이라며 “그 10년이 한화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절박함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의 실패를 교훈 삼아 각 사의 글로벌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철저한 사전분석과 준비를 거쳐 경쟁력을 높여 나가자”고 주문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구체적인 경영 목표(매출 10조4000억원, 영업이익 4600억원)까지 제시하며 그룹 재건 의지를 다졌다. 박 회장은 “우리 그룹은 항상 시련과 위기를 겪었지만 그럴 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극복해온 집념의 역사가 있다”고 강조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고사성어로 올해 목표를 제시했다. 구 회장은 ‘행하는 것이 없으면 돌아오는 것도 없다’는 뜻의 공행공반(空行空返)을, 최 회장은 ‘원대한 뜻을 이루기 위해 바람을 타고 물결을 헤쳐간다’는 의미의 승풍파랑(乘風破浪)을 각각 올해 경영화두로 내세웠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