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시장서 주의해야 할 '흰색 백조'는?
올해 금융시장 참가자는 수입물가 상승, 지역·계층 갈등, 4차 산업혁명 거품 논쟁 등 세 가지 현상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삼성증권은 ‘2019년에 금융시장이 주의할 화이트스완’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수입물가 상승으로 유발되는 준(準)스태그플레이션 △유럽대륙의 지역·계층별 갈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업종의 가격 거품 논쟁 등이 올해 경계해야 할 ‘화이트스완(백조)’이라고 분석했다. 화이트스완은 과거 경험상 충분히 예상되는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해 문제가 생기는 상황을 일컫는 경제용어다.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지만 한 번 발생하면 파급력이 큰 현상이라는 의미의 ‘블랙스완(흑조)’과 비교해 쓰이는 용어다.

보고서를 작성한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교역량이 줄면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현상이 현실화하면 실질소득과 성장률이 둔화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고물가)과 비슷한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유럽의 지역·계층별 갈등도 골칫거리다. 남부 유럽과 북부 유럽 간 갈등, 기득권과 비기득권의 갈등이 표면화되기 시작했다는 이유에서다. 유 팀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독일만 수혜를 봤다는 비판이 남부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며 “프랑스의 노란조끼 시위 같은 계층 갈등이 인접국으로 번지는 등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정보기술(IT) 업종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의 가치가 고평가됐다는 논쟁도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다. 유 팀장은 “스마트폰 출시와 비견할 만한 기술 발전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IT 기업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