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추진 중인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KAI는 인도네시아 국방부로부터 KFX 사업 개발 분담금 1320억원을 송금 받았다고 2일 밝혔다. 이번 분담금 수령으로 일각에서 제기된 인도네시아의 KFX 사업 철수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한편 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사업비를 공동 부담해 2026년까지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양산하는 KFX 사업을 추진해왔다. 인도네시아는 총 사업비의 20%인 1조7000억원 가량을 투자하고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은 뒤 차세대 전투기 50대를 인도네시아에서 현지생산하기로 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측이 기술 이전과 관련한 입장차 등을 이유로 사업 분담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KFX 사업에서 하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KAI는 지난해 9월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 등 정부의 외교적 지원 등이 인도네시아측의 분담금 납부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도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양국 간 방위산업 협력강화에 대해 논의하는 등 의원외교를 펼쳤다. KAI도 지난달 현지에서 인도네시아 정부 인사를 대상으로 개발 공유회를 열기도 했다. 공유회 이후 인도네시아측 참여 엔지니어가 28명에서 72명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최대 150여명의 인도네시아측 인원이 설계와 시제기 제작에 참여할 계획이다. KAI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와 협력을 통해 KFX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