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주재 北대사대리 잠적…제3국 망명타진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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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길 대사대리, 임기만료 앞두고 작년 11월 초 부인과 공관서 이탈
'귀환지시 불응' 관측…이탈리아서 신변보호 가능성
"장인은 전 태국대사…부인은 평양의대 출신"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 부부가 지난해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공관을 이탈해 잠적했다고 정보당국 등이 밝혔다.
잠적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탈리아 등 외국 정부의 신변보호를 받으며 제3국으로 망명을 타진 중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3일 국회에서 정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을 만나 "조 대사대리 부부가 같이 공관을 이탈해서 잠적한 상황"이라며 "조 대사대리는 2018년 11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데, 임기만료에 앞서 11월 초 공관을 이탈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보 소식통은 조 대사대리가 잠적해 이탈리아 정부에 신변 보호와 함께 서방 국가로의 망명을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
정보 사안은 확인해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정 사안에 대한 정보 당국의 '확인해줄 수 없다'는 언급은 통상 확인하려는 사실이 맞는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신변 보호 요청은 제3국 망명을 진행하는 동안 본국으로 송환되지 않기 위한 외교 절차다.
국정원은 특정 국가가 조 대사대리에 신변 보호를 제공하고 있다면 이는 이탈리아 당국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현재 이탈리아 안에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조 대사대리가 망명을 타진하는 국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한국 정부에 연락을 취해 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한국행을 희망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에 "조 대사대리가 잠적한 이후 지난 두 달 동안 (조 대사대리와) 연락을 취했거나 연락을 받은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정보당국 등에 따르면 조 대사대리는 지난 2015년 5월 현지에 부임했다.
이번에 3년 임기가 끝나 본국으로 귀환하라는 지시가 떨어지자 불응해 망명을 결심한 것으로 관측된다.
부임 당시 직급은 3등 서기관이었지만 이후 1등 서기관으로 승진했으며 2017년 10월 문정남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가 추방된 뒤 대사대리로 활동했다.
문정남 대사는 2017년 7월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승인받고 8월 현지에 부임했지만, 이탈리아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한 압박 차원에서 도중에 그를 추방하기로 하면서 공식적 활동을 하지 못한 채 출국했다.
이후 현재까지 공석으로 남아있는 북한 대사 직무를 조 대사대리가 대신 수행해온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에는 조 대사대리와 또 다른 1등 서기관 1명, 3등 서기관 1명, 농업 담당 참사관 1명 등 총 4명의 공관원이 근무해왔다.
이중 참사관은 조 대사대리보다 직급상 높지만, 농업 분야를 전문으로 맡는 직책이어서 정무를 담당하던 조성길이 대사대리 역할을 하게 된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이탈리아와 지난 2000년 1월 수교한 뒤 같은 해 7월 대사관을 개설하고 대사를 파견했다.
주이탈리아 대사관은 북한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계획(WFP) 등의 국제기구를 상대하는 외교 창구이기도 하다.
1등 서기관이던 조 대사대리는 실무급 외교관에 해당하지만, 한 재외공관을 이끄는 위치에 있던 외교관이 체제 이탈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조 대사대리는 1975년생(올해 44세)으로 알려졌으며 국정원은 그의 출신성분에 대해 "(부모가) 고위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이날 채널A 방송에 출연해 조 대사대리와 외무성 같은 국에서 일했다면서 그의 아버지도 외무성 대사였고, 장인은 리도섭 전 주태국 북한대사이며 부인은 평양의학대학을 졸업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과거 북한 고위급 외교관의 망명은 1997년 파리 주재 북한 대표부 참사관이었던 형 장승호씨와 가족을 이끌고 미국으로 간 장승길 전 이집트 주재 대사와 2016년 8월 한국으로 온 태영호 전 공사 등이 있었다.
북한 체제의 핵심 엘리트라고 할 수 있는 외교관을 비롯한 해외 주재 인력들이 귀국을 앞두고 체제 이탈을 선택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태 전 공사의 한국행도 자녀 교육 문제가 직접적인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만료로 가족을 데리고 북한으로 귀국해야 하는 상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날 정부 공식라인은 이날 조 대사대리의 망명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지 않으며 말을 아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전체 기자단에게 공지 메시지를 통해 사실을 부인하지 않고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귀환지시 불응' 관측…이탈리아서 신변보호 가능성
"장인은 전 태국대사…부인은 평양의대 출신"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 부부가 지난해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공관을 이탈해 잠적했다고 정보당국 등이 밝혔다.
잠적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탈리아 등 외국 정부의 신변보호를 받으며 제3국으로 망명을 타진 중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3일 국회에서 정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을 만나 "조 대사대리 부부가 같이 공관을 이탈해서 잠적한 상황"이라며 "조 대사대리는 2018년 11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데, 임기만료에 앞서 11월 초 공관을 이탈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보 소식통은 조 대사대리가 잠적해 이탈리아 정부에 신변 보호와 함께 서방 국가로의 망명을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
정보 사안은 확인해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정 사안에 대한 정보 당국의 '확인해줄 수 없다'는 언급은 통상 확인하려는 사실이 맞는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신변 보호 요청은 제3국 망명을 진행하는 동안 본국으로 송환되지 않기 위한 외교 절차다.
국정원은 특정 국가가 조 대사대리에 신변 보호를 제공하고 있다면 이는 이탈리아 당국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현재 이탈리아 안에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조 대사대리가 망명을 타진하는 국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한국 정부에 연락을 취해 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한국행을 희망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에 "조 대사대리가 잠적한 이후 지난 두 달 동안 (조 대사대리와) 연락을 취했거나 연락을 받은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정보당국 등에 따르면 조 대사대리는 지난 2015년 5월 현지에 부임했다.
이번에 3년 임기가 끝나 본국으로 귀환하라는 지시가 떨어지자 불응해 망명을 결심한 것으로 관측된다.
부임 당시 직급은 3등 서기관이었지만 이후 1등 서기관으로 승진했으며 2017년 10월 문정남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가 추방된 뒤 대사대리로 활동했다.
문정남 대사는 2017년 7월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승인받고 8월 현지에 부임했지만, 이탈리아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한 압박 차원에서 도중에 그를 추방하기로 하면서 공식적 활동을 하지 못한 채 출국했다.
이후 현재까지 공석으로 남아있는 북한 대사 직무를 조 대사대리가 대신 수행해온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에는 조 대사대리와 또 다른 1등 서기관 1명, 3등 서기관 1명, 농업 담당 참사관 1명 등 총 4명의 공관원이 근무해왔다.
이중 참사관은 조 대사대리보다 직급상 높지만, 농업 분야를 전문으로 맡는 직책이어서 정무를 담당하던 조성길이 대사대리 역할을 하게 된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이탈리아와 지난 2000년 1월 수교한 뒤 같은 해 7월 대사관을 개설하고 대사를 파견했다.
주이탈리아 대사관은 북한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계획(WFP) 등의 국제기구를 상대하는 외교 창구이기도 하다.
1등 서기관이던 조 대사대리는 실무급 외교관에 해당하지만, 한 재외공관을 이끄는 위치에 있던 외교관이 체제 이탈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조 대사대리는 1975년생(올해 44세)으로 알려졌으며 국정원은 그의 출신성분에 대해 "(부모가) 고위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이날 채널A 방송에 출연해 조 대사대리와 외무성 같은 국에서 일했다면서 그의 아버지도 외무성 대사였고, 장인은 리도섭 전 주태국 북한대사이며 부인은 평양의학대학을 졸업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과거 북한 고위급 외교관의 망명은 1997년 파리 주재 북한 대표부 참사관이었던 형 장승호씨와 가족을 이끌고 미국으로 간 장승길 전 이집트 주재 대사와 2016년 8월 한국으로 온 태영호 전 공사 등이 있었다.
북한 체제의 핵심 엘리트라고 할 수 있는 외교관을 비롯한 해외 주재 인력들이 귀국을 앞두고 체제 이탈을 선택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태 전 공사의 한국행도 자녀 교육 문제가 직접적인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만료로 가족을 데리고 북한으로 귀국해야 하는 상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날 정부 공식라인은 이날 조 대사대리의 망명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지 않으며 말을 아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전체 기자단에게 공지 메시지를 통해 사실을 부인하지 않고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