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전 사무관 부모 "자식의 잘못된 선택으로 물의…사과드린다"
"정부, 신재민과 싸우지 말고 귀 기울여달라" 대학동문 호소문
정부의 KT&G 사장교체 시도와 적자 국채 발행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한 뒤 '유서 소동'을 일으킨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대학 동문이 소모적 논쟁을 멈추고 그의 입장을 헤아려 달라며 3일 언론을 통해 호소문을 발표했다.

신 전 사무관의 부모는 극단적 선택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는 점을 대신 사과하면서 향후 필요한 모든 절차에 성실히 임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대학시절부터 신재민을 지켜봐 온 선후배 일동'이라고 밝힌 신 전 사무관의 동문은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로 마음먹기 직전에 만난 친구들로, 학창시절 함께 야학을 운영했다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이들은 먼저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을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고, 진실에 대해 논쟁하거나 새로운 폭로를 계획하는 것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신 전 사무관의 주장에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고, 그가 오해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며 "다만 관료조직이라는 시스템 속에서 한 구성원이 맞닥뜨리지 않을 수 없는 문제를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에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정부와 일개 전직 사무관은 애초에 싸움이 되지 않기에 싸울 것이 아니라 그의 의견에 귀 기울여주면 한다.

그가 잘못된 이야기를 한 것이라면 충분히 말하고 설명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도 부탁 말씀 올린다.

그가 뉴라이트였다거나 국가 기밀로 사익 추구 활동을 했다는 것은 가짜뉴스로, 절대 사실이 아니다"면서 "그는 공익을 목표로 행동한 만큼 그 결과에 대해 너무 가혹한 책임을 묻지 안아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한, "일부 언론의 경쟁적, 자극적 보도가 신 전 사무관과 그의 지인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며 "전 사무관과 정부의 대결 구도보다는 이번 사건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없는지, 정부의 주주권 행사는 어떤 과정을 거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 좀 더 다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도 사과한다.

민변에서 이번 사건을 거절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신 전 사무관의 지인이 민변 소속 일부 변호사들과 사적으로 연락해 조언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신 전 사무관이 오해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는 이날 오전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 올라온 신 전 사무관의 유서로 추정되는 글에 대한 해명으로, 이 글에는 민변이 도움 요청을 거절했다는 주장이 들어 있다.

신 전 사무관의 부모는 이들의 호소문과 동봉된 사과문에서 "심성이 여린 재민이는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주위에 폐를 끼친 점을 많이 괴로워했다"며 "본인은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용기를 내 나선 일이 생각보다 너무 커져 버리기도 했고, 스트레스가 심각해서 잘못된 선택을 하려 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부디 국민 여러분이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이후 필요한 모든 조사절차에 성실히 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