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 "대통령 직위 추락, 세계 경악시켜"…트럼프 "국경장벽에 집중하라"
트럼프, 자신 비판한 롬니에 "팀플레이어 돼라"…긴장 조기점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신문 기고 글을 통해 자신의 리더십과 국정 운영 방식을 작심 비판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에게 역공을 취했다.

공화당의 잠재적 대권 주자 중 하나로 꼽히는 롬니 전 지사가 정계 복귀하자마자 두 사람 간 신경전이 조기에 점화되는 모양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롬니가 시작하려나 보다.

하지만 너무 빠르다!"며 "그가 또 하나의 플레이크냐는 질문이 나올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플레이크'는 이번에 은퇴하는 제프 플레이크(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을 가리킨 것이라고 미언론들은 보도했다.

롬니 전 주지사가 대표적 '반(反)트럼프' 인사로 꼽혔던 당내 중진 플레이크 의원처럼 '트럼프 저격수'로 나설 가능성을 경계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롬니 전 주지사가 자신을 공격하기보다는 "장벽 보안과 그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다른 많은 부분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크게 이겼고 그는 그렇지 못했다"며 "팀 플레이어가 돼서 승리하라!"고 말했다.

롬니 전 주지사는 1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모든 것을 감안하면 지난 2년간의 트럼프 대통령의 처신은 대통령직의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증거"라며 "대통령 직위를 추락시켰으며 전세계를 경악하게 만들었다"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2012년 공화당 대선주자였던 롬니 전 주지사는 지난 11·6 중간선거에서 유타주 상원의원에 당선, 3일 자로 워싱턴 DC로 '복귀'한다.

롬니 전 주지사는 대선 패배 후 지역구를 모르몬교의 '성지'인 유타주로 옮긴 뒤 정치재개를 모색해왔으며,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를 '사기꾼'이라고 비난하는 등 '트럼프 때리기'의 선봉에 섰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첫 국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됐지만 결국 불발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샬러츠빌 인종주의 발언' 등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롬니 전 주지사가 이번 상원의원 당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회복되는 듯했으나, 그의 이번 신문 기고를 신호탄으로 두 사람의 긴장 관계가 다시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외교·안보 분야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하며 '견제와 균형' 역할을 자임했던 고(故)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의 빈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있는 인사 중 하나로 롬니 전 주지사를 꼽기도 했다.

롬니 전 주지사가 상원에서 보폭을 넓혀가며 '트럼프 때리기'를 통해 존재감 부각에 나설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