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치료제 생산 '3대 난제' 해결…당뇨·치매 관리로 영역 넓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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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프런티어 - 이상현 펨토바이오메드 대표
면역세포 기능 바꾸는 공정
나노 유리 주사기 활용 신기술로
수율·품질·비용 등 난제 해결
美 경쟁사보다 기술력에서 앞서
세포치료제 개발에도 도전장
암 치료백신 내년 연구자 임상
만성질환 진단 사업도 추진
면역세포 기능 바꾸는 공정
나노 유리 주사기 활용 신기술로
수율·품질·비용 등 난제 해결
美 경쟁사보다 기술력에서 앞서
세포치료제 개발에도 도전장
암 치료백신 내년 연구자 임상
만성질환 진단 사업도 추진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세포치료제 제조 공정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적인 원천기술을 확보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세포치료제 개발은 물론 당뇨·치매 관리 분야로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입니다.”
창업 7년차 바이오기업 펨토바이오메드 이상현 대표(45)의 목표다. 이 회사는 국내 바이오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셀샷’이라는 세포치료제 제조 공정 기술이다. 세포치료제는 세포 자체의 기능을 바꿔 암세포를 잡는 치료제다. 하지만 세포 기능을 바꾸는 공정이 여간 까다롭지 않다. 이 때문에 백혈병 치료제로 출시된 노바티스의 킴리아 약값은 4억원이 넘는다. 이 대표는 “수율, 품질, 비용 등 세포치료제의 3대 난제를 셀샷으로 한꺼번에 풀 것”이라며 “미국 경쟁사보다 기술력에서 앞서 있다”고 자신했다.
교수직 제의 뿌리치고 창업
이 대표는 포스텍 기계공학과를 나와 미국 미시간대에서 유체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공학도다. 직원들의 DNA도 여느 바이오 기업과는 꽤 다르다. 직원 20명 가운데 바이오 전공자는 절반도 안 된다. 공학도가 많다. 극초고속광학, 나노공학, 표면역학, 전자, 제어 등 분야도 다양하다.
펨토바이오메드가 기술 벤처기업을 닮아보이는 것은 출발점 때문이다. 이 대표는 미세유체역학 전문가다. 미세유체역학은 2000년대 초부터 학계를 중심으로 바이오 관련 새로운 연구 분야로 주목받아왔다. 이 대표는 “혈액 등을 미세한 관에 통과시키면 다양한 건강정보를 알 수 있는 혁신적인 연구 분야”라며 “장기적으로 진단 기술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연구는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2010년 5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나노텍에 나노전극으로 가동하는 세포 크기의 초소형 펌프 기술을 다룬 연구논문을 실었다. 이 학술지에 공학 분야 논문을 게재한 것은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이었다.
박사학위를 마치자 몇몇 대학에서 교수직을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고심 끝에 창업을 선택했다. “유체연구를 하려면 최소 5억원 넘는 장비를 갖춰야 하는데 초임 교수에게 이런 지원을 해줄 대학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기 어려워요. 그렇다고 연구를 포기할 수는 없었죠. 가능성이 높은 분야인 만큼 투자 유치가 어렵지 않겠다고 판단해 창업을 선택했습니다.”
“세포치료제 핵심 공정 장비”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인 셀샷은 펨토초(1000조분의 1초) 레이저로 가공한 나노 유리 주사기를 활용해 세포에 특정 유전자를 집어넣는 신기술이다. 이 대표는 “혈액암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CAR-T 등 세포치료제의 제조 공정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CAR-T 치료제는 2017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처음 받은 노바티스의 킴리아를 비롯해 길리어드의 예스카르타 등이 대표적이다. 완치율이 높아 ‘꿈의 항암제’로 불리지만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까다롭다.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한 뒤 바이러스 등을 이용해 암 세포에 반응하는 수용체 DNA를 T세포에 주입하고 증식시켜 다시 환자 몸속에 넣어주는 절차를 거친다. 하지만 T세포에 DNA를 주입하는 게 수월하지 않다. 수율이 낮고 비용이 많이 든다.
전기 충격을 줘 세포벽에 구멍을 뚫은 뒤 유전물질이 침투하도록 하는 기존 전기천공법은 통제가 어렵고 수율이 낮은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세포를 인위적으로 찢은 뒤 유전물질을 집어넣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스퀴즈바이오텍이 이 분야 선두주자다. 유체공학 석학인 로버트 랭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설립한 이 회사는 좁은 관 속에 세포를 밀어넣어 인위적으로 세포를 찢은 뒤 여기로 유전물질이 들어가게 하는 방식을 쓴다. 하지만 찢겨진 세포가 죽기도 하고 DNA 주입량도 들쭉날쭉하다.
펨토바이오메드가 고안한 방식은 주사다. 이 대표는 “셀샷은 컨베이어벨트로 지나가는 세포에 따발총처럼 주사를 쏘는 방식”이라며 “지름이 500나노에서 1미크론 크기인 주사기로 세포에 정량의 고농도 DNA를 주입할 수 있다”고 했다.
고속처리기법이어서 대량생산도 가능하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바이러스를 쓰지 않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배양할 필요도 없다. CAR-T 치료제를 만드는 공정이 크게 단축되는 장점도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셀샷기술에 대해 미국에서 특허를 확보했다. 스퀴즈바이오텍은 아직 관련 기술의 특허를 받지 못했다. 이 대표는 “셀샷은 세포치료제의 핵심 공정 기술로 인정받게 될 것”이라며 “임상을 거쳐 연구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암 치료백신 내년 연구자 임상”
펨토바이오메드는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해서 얻는 각종 건강정보를 칩 하나로 손쉽게 구현해보자는 아이디어로 출발했다. 이제는 셀샷 기술 등을 토대로 글로벌 세포치료제 개발업체로 거듭나는 게 목표다. 이 대표는 “단순히 질병 진단에 그치지 않고 이 기술을 바탕으로 치료제 개발까지 해법을 제시하는 바이오기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했다.
펨토바이오메드는 셀샷 기술을 토대로 세포치료제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치료 백신을 개발 중이다. 인체 면역세포인 T세포와 NK세포에 명령을 내리는 항원제시세포(APC)에 특정 단백질을 넣어 암세포만 공격하는 치료 백신이다. 체내 면역세포의 공격력을 키워 암세포를 없애는 새로운 치료 방식이다. 이 대표는 “기존 치료제와 병용용법으로 쓸 수도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국내 대형병원에서 연구자임상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창업 후 물방울 분석 장비를 가장 먼저 개발했다. 반도체, 세정, 코팅 분야 등에 활용된다. 이 장비로 매년 4억원 안팎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바이오 연구를 뒷받침하는 캐시카우(현금창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기술을 활용한 바이오 진단 사업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 회사가 확보한 진단 기술은 지방 진단이다. 단백질이나 탄수화물이 주류인 기존 진단 기술과는 다른 길이다. 지방의 가장 작은 단위인 유리지방산을 통해 당뇨 심혈관질환 등을 진단한다. 이 대표는 “인체 내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기면 비만이나 심혈관질환, 당뇨 등이 발병한다”며 “인슐린이 적어지면 유리지방산 농도가 높아지는 인과관계를 통해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유리지방산 진단에는 대형 진단장비가 쓰인다. 혈액 검사를 하기 때문에 비용도 많이 든다. 펨토바이오메드는 소변으로 간편하게 검사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소변검사여서 기존 혈액검사보다 비용도 저렴하다.
이 회사는 유리지방산 진단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원천특허도 확보했다. 국내 성형외과 등에서 사망률이 80%에 이르는 지방색전증을 진단하는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유리지방산 농도가 높으면 치매의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인다”며 “유리지방산 진단을 통해 치매나 당뇨를 관리해주는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연구실 분위기 물씬
펨토바이오메드는 꼭 대학 연구실 같다. 자유롭게 일하고 연구하는 분위기가 정착돼 있다. 지난해 2월 포항을 떠나 판교에 새 둥지를 틀면서 펨토펩이던 사명도 바꾸는 등 변화를 꾀했지만 연구 분위기는 유지했다. 이 대표는 “여러 기술을 융합하는 분야다 보니 무엇보다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과 직원들의 자세가 중요하다”며 “모든 연구나 업무를 직원들이 주체적으로 하도록 주문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 스스로도 회사 대표라기보다 연구자의 한 명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의 집무실 책상엔 온갖 실험 도구가 놓여 있다. 연구자들의 회의실로도 수시로 이용된다. 이런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 덕분에 이 회사는 지금까지 국내외에 60여 개의 특허를 출원했다. 등록 건수는 10여 개다.
원천기술까지 확보할 만큼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고 있지만 이 대표는 직원들에게 늘 “기술이 최고라는 사고를 버려라”고 주문한다. 기술에 매몰되다보면 자칫 시장 흐름을 놓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연구원 스스로 개발 중인 기술을 사업화하는 고민을 하도록 한다”며 “여러 분야의 기술 트렌드와 유통시장을 잘 챙기라고 주문한다”고 했다.
“2020년 상장 목표”
지난해 5억원의 매출을 올린 펨토바이오메드의 올해 매출 목표는 30억원이다. 제약사 대학 등에 연구목적으로 제한한 셀샷 시스템을 올해 하반기부터 판매할 예정이어서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해외 학회 등에서 셀샷을 소개하면 언제 출시하느냐는 문의를 많이 받는다”며 “제품이 출시되면 수요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펨토바이오메드는 2020년 기술특례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임상으로 셀샷의 효능을 검증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상장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50억~60억원의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지금까지 투자받은 금액은 50억원가량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창업 7년차 바이오기업 펨토바이오메드 이상현 대표(45)의 목표다. 이 회사는 국내 바이오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셀샷’이라는 세포치료제 제조 공정 기술이다. 세포치료제는 세포 자체의 기능을 바꿔 암세포를 잡는 치료제다. 하지만 세포 기능을 바꾸는 공정이 여간 까다롭지 않다. 이 때문에 백혈병 치료제로 출시된 노바티스의 킴리아 약값은 4억원이 넘는다. 이 대표는 “수율, 품질, 비용 등 세포치료제의 3대 난제를 셀샷으로 한꺼번에 풀 것”이라며 “미국 경쟁사보다 기술력에서 앞서 있다”고 자신했다.
교수직 제의 뿌리치고 창업
이 대표는 포스텍 기계공학과를 나와 미국 미시간대에서 유체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공학도다. 직원들의 DNA도 여느 바이오 기업과는 꽤 다르다. 직원 20명 가운데 바이오 전공자는 절반도 안 된다. 공학도가 많다. 극초고속광학, 나노공학, 표면역학, 전자, 제어 등 분야도 다양하다.
펨토바이오메드가 기술 벤처기업을 닮아보이는 것은 출발점 때문이다. 이 대표는 미세유체역학 전문가다. 미세유체역학은 2000년대 초부터 학계를 중심으로 바이오 관련 새로운 연구 분야로 주목받아왔다. 이 대표는 “혈액 등을 미세한 관에 통과시키면 다양한 건강정보를 알 수 있는 혁신적인 연구 분야”라며 “장기적으로 진단 기술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연구는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2010년 5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나노텍에 나노전극으로 가동하는 세포 크기의 초소형 펌프 기술을 다룬 연구논문을 실었다. 이 학술지에 공학 분야 논문을 게재한 것은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이었다.
박사학위를 마치자 몇몇 대학에서 교수직을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고심 끝에 창업을 선택했다. “유체연구를 하려면 최소 5억원 넘는 장비를 갖춰야 하는데 초임 교수에게 이런 지원을 해줄 대학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기 어려워요. 그렇다고 연구를 포기할 수는 없었죠. 가능성이 높은 분야인 만큼 투자 유치가 어렵지 않겠다고 판단해 창업을 선택했습니다.”
“세포치료제 핵심 공정 장비”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인 셀샷은 펨토초(1000조분의 1초) 레이저로 가공한 나노 유리 주사기를 활용해 세포에 특정 유전자를 집어넣는 신기술이다. 이 대표는 “혈액암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CAR-T 등 세포치료제의 제조 공정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CAR-T 치료제는 2017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처음 받은 노바티스의 킴리아를 비롯해 길리어드의 예스카르타 등이 대표적이다. 완치율이 높아 ‘꿈의 항암제’로 불리지만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까다롭다.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한 뒤 바이러스 등을 이용해 암 세포에 반응하는 수용체 DNA를 T세포에 주입하고 증식시켜 다시 환자 몸속에 넣어주는 절차를 거친다. 하지만 T세포에 DNA를 주입하는 게 수월하지 않다. 수율이 낮고 비용이 많이 든다.
전기 충격을 줘 세포벽에 구멍을 뚫은 뒤 유전물질이 침투하도록 하는 기존 전기천공법은 통제가 어렵고 수율이 낮은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세포를 인위적으로 찢은 뒤 유전물질을 집어넣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스퀴즈바이오텍이 이 분야 선두주자다. 유체공학 석학인 로버트 랭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설립한 이 회사는 좁은 관 속에 세포를 밀어넣어 인위적으로 세포를 찢은 뒤 여기로 유전물질이 들어가게 하는 방식을 쓴다. 하지만 찢겨진 세포가 죽기도 하고 DNA 주입량도 들쭉날쭉하다.
펨토바이오메드가 고안한 방식은 주사다. 이 대표는 “셀샷은 컨베이어벨트로 지나가는 세포에 따발총처럼 주사를 쏘는 방식”이라며 “지름이 500나노에서 1미크론 크기인 주사기로 세포에 정량의 고농도 DNA를 주입할 수 있다”고 했다.
고속처리기법이어서 대량생산도 가능하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바이러스를 쓰지 않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배양할 필요도 없다. CAR-T 치료제를 만드는 공정이 크게 단축되는 장점도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셀샷기술에 대해 미국에서 특허를 확보했다. 스퀴즈바이오텍은 아직 관련 기술의 특허를 받지 못했다. 이 대표는 “셀샷은 세포치료제의 핵심 공정 기술로 인정받게 될 것”이라며 “임상을 거쳐 연구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암 치료백신 내년 연구자 임상”
펨토바이오메드는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해서 얻는 각종 건강정보를 칩 하나로 손쉽게 구현해보자는 아이디어로 출발했다. 이제는 셀샷 기술 등을 토대로 글로벌 세포치료제 개발업체로 거듭나는 게 목표다. 이 대표는 “단순히 질병 진단에 그치지 않고 이 기술을 바탕으로 치료제 개발까지 해법을 제시하는 바이오기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했다.
펨토바이오메드는 셀샷 기술을 토대로 세포치료제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치료 백신을 개발 중이다. 인체 면역세포인 T세포와 NK세포에 명령을 내리는 항원제시세포(APC)에 특정 단백질을 넣어 암세포만 공격하는 치료 백신이다. 체내 면역세포의 공격력을 키워 암세포를 없애는 새로운 치료 방식이다. 이 대표는 “기존 치료제와 병용용법으로 쓸 수도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국내 대형병원에서 연구자임상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창업 후 물방울 분석 장비를 가장 먼저 개발했다. 반도체, 세정, 코팅 분야 등에 활용된다. 이 장비로 매년 4억원 안팎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바이오 연구를 뒷받침하는 캐시카우(현금창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기술을 활용한 바이오 진단 사업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 회사가 확보한 진단 기술은 지방 진단이다. 단백질이나 탄수화물이 주류인 기존 진단 기술과는 다른 길이다. 지방의 가장 작은 단위인 유리지방산을 통해 당뇨 심혈관질환 등을 진단한다. 이 대표는 “인체 내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기면 비만이나 심혈관질환, 당뇨 등이 발병한다”며 “인슐린이 적어지면 유리지방산 농도가 높아지는 인과관계를 통해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유리지방산 진단에는 대형 진단장비가 쓰인다. 혈액 검사를 하기 때문에 비용도 많이 든다. 펨토바이오메드는 소변으로 간편하게 검사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소변검사여서 기존 혈액검사보다 비용도 저렴하다.
이 회사는 유리지방산 진단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원천특허도 확보했다. 국내 성형외과 등에서 사망률이 80%에 이르는 지방색전증을 진단하는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유리지방산 농도가 높으면 치매의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인다”며 “유리지방산 진단을 통해 치매나 당뇨를 관리해주는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연구실 분위기 물씬
펨토바이오메드는 꼭 대학 연구실 같다. 자유롭게 일하고 연구하는 분위기가 정착돼 있다. 지난해 2월 포항을 떠나 판교에 새 둥지를 틀면서 펨토펩이던 사명도 바꾸는 등 변화를 꾀했지만 연구 분위기는 유지했다. 이 대표는 “여러 기술을 융합하는 분야다 보니 무엇보다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과 직원들의 자세가 중요하다”며 “모든 연구나 업무를 직원들이 주체적으로 하도록 주문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 스스로도 회사 대표라기보다 연구자의 한 명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의 집무실 책상엔 온갖 실험 도구가 놓여 있다. 연구자들의 회의실로도 수시로 이용된다. 이런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 덕분에 이 회사는 지금까지 국내외에 60여 개의 특허를 출원했다. 등록 건수는 10여 개다.
원천기술까지 확보할 만큼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고 있지만 이 대표는 직원들에게 늘 “기술이 최고라는 사고를 버려라”고 주문한다. 기술에 매몰되다보면 자칫 시장 흐름을 놓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연구원 스스로 개발 중인 기술을 사업화하는 고민을 하도록 한다”며 “여러 분야의 기술 트렌드와 유통시장을 잘 챙기라고 주문한다”고 했다.
“2020년 상장 목표”
지난해 5억원의 매출을 올린 펨토바이오메드의 올해 매출 목표는 30억원이다. 제약사 대학 등에 연구목적으로 제한한 셀샷 시스템을 올해 하반기부터 판매할 예정이어서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해외 학회 등에서 셀샷을 소개하면 언제 출시하느냐는 문의를 많이 받는다”며 “제품이 출시되면 수요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펨토바이오메드는 2020년 기술특례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임상으로 셀샷의 효능을 검증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상장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50억~60억원의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지금까지 투자받은 금액은 50억원가량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