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새로운 길'은 미국 대신 중국과 손잡기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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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미사일 시험 재개' 관측 부인하는 전문가들 "미·중 대결구도 활용 전략"
미국이 상응조치 호응 않을 때 1950년대 중·소분쟁 줄타기 재연 전망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말한 "새로운 길"은 핵·미사일 시험을 통한 군사긴장 고조로의 회귀가 아니라 지금의 대미 협력 노선을 접고 중국과 밀착 노선을 택할 수 있다는 뜻이라는 분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 입장을 재확인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2차 정상회담 의사를 밝히면서도 미국의 일방적인 대북 제재와 압박이 지속할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 등 서방 언론과 전문가들 다수의 일차적 반응은 즉각 북한의 잇단 핵·미사일 시험으로 인해 북·미 간 군사충돌 위기감이 최고조로 치솟았던 2017년 상황으로 돌아가겠다는 위협이 아니냐는 해석이었다.
그러나 이는 "새로운 길"이 아닐 뿐더러, 미국의 대북 군사 타격을 초래할 위험이 있고, 게다가 김 위원장 스스로 신년사 서두에서 자랑한 "지울 수 없는…력사의 깊은 발자취"를 지우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선택지가 될 수 없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반박했다. 미국 정보기관에서 오랜 북한 분석 경력을 바탕으로 북한 언행의 속 의미 분석에 정통한 로버트 칼린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라고 하지 않고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라고 극도의 완곡 어법으로 경고한 것에 주목했다.
칼린은 "이는 위협한 게 아니다.
자신의 신년사에서 말한 긍정적인 부분들이 이 대목 때문에 가려지지 않도록 매우 공들여 완곡하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일 전했다.
뤼디거 프랑크 오스트리아 빈대학교 교수와 미국의 보수성향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은 각각 무역전쟁을 비롯한 미·중 대결이라는 구도를 통해 김 위원장의 "새로운 길"을 해석했다.
김 위원장이 미국과 친구가 되고 싶다는 현재의 노선이 여의치 않을 경우 중국으로 발길을 돌릴 수도 있다는 전략적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대내적으론 '반미' 선전을 통해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김일성 주석 때부터 늘 미국과 관계개선에 목말라 했다.
프랑크 교수는 이날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신년사의 "새로운 길" 대목을 "2019년이라는 단기적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커다란 전략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고 봤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3차례 만난 결과를 바탕으로 미·중 간 냉전 2.0 상황에서 안보와 경제 양면에서 중국의 지원에 대해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프랑크 교수는 말했다.
미국과 소련 간 수십 년 냉전 기간, 양국이 각각 가끔 자신들의 말을 안 듣는 동맹들에 대해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처럼, "현 전략 환경 속에서도 중국은 과도한 직접적인 개입을 자제하며 안보와 경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희망이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고 프랑크 교수는 주장했다.
중국 입장에선 북한의 고삐를 틀어쥐는 것보다는 한반도와 나아가 동아시아에서 미국을 몰아내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이런 계산대로 중국이 움직여줄지는 불확실하고, 북한도 과도한 대중 의존이 더욱 심해지는 게 매우 거북할 수는 있겠지만, 북한은 이미 1950년대 중·소 분쟁 시대에 양국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의 명수임을 보여줬다.
이번에도 중국과 밀착 노선으로 선회한다고 해서 미국과 협력을 영원히 포기하는 것은 아니며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대미 관계를 활용할 수도 있다고 프랑크 교수는 말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이 이런 계산대로 놀아주지 않을 때 김 위원장은 주목을 끌기 위해 다시 핵 위협을 들고 나올지도 모르니 "한국은 이 게임에서 볼모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카지아니스 국장 역시 1일 폭스뉴스, 더 힐 등에 기고한 글에서 "새로운 길"을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시진핑 주석이 곧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그 기회에 중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하거나 완전히 해제해줄 것을 설득하려 할 것으로 내다봤다.
"떠오르는 초강대국인 중국과 손잡고 경제재건을 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뭐하러 미국의 군사 공격을 불러올 수 있는 미사일 시험을 하느냐는 게 김정은의 생각인 것 같다"고 그는 주장했다.
대중 봉쇄론자인 카지아니스 국장은 평소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중국 이외의 그 모든 것은, 심지어 북한이 핵탄두를 65개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중국을 막는 것과 중요성에서 비교가 안된다"며 최우선 순위를 아시아에서 중국의 패권 방지에 둘 것을 주문하고 있다.
중국이 핵무장을 한 북한을 동맹으로 거느린 채 아시아를 호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선, 한국이 주도적으로 한반도에 장기적 긴장완화를 이루도록 미국이 도와줘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지금과 같은 최대 압박 정책이 아니라, 한국 정부처럼 외교, 경제, 군사적으로 `최대 관여정책'을 통해 북한과 신뢰를 쌓아가며 상응조치들을 통해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이뤄나가는 게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연합뉴스
미국이 상응조치 호응 않을 때 1950년대 중·소분쟁 줄타기 재연 전망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말한 "새로운 길"은 핵·미사일 시험을 통한 군사긴장 고조로의 회귀가 아니라 지금의 대미 협력 노선을 접고 중국과 밀착 노선을 택할 수 있다는 뜻이라는 분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 입장을 재확인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2차 정상회담 의사를 밝히면서도 미국의 일방적인 대북 제재와 압박이 지속할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 등 서방 언론과 전문가들 다수의 일차적 반응은 즉각 북한의 잇단 핵·미사일 시험으로 인해 북·미 간 군사충돌 위기감이 최고조로 치솟았던 2017년 상황으로 돌아가겠다는 위협이 아니냐는 해석이었다.
그러나 이는 "새로운 길"이 아닐 뿐더러, 미국의 대북 군사 타격을 초래할 위험이 있고, 게다가 김 위원장 스스로 신년사 서두에서 자랑한 "지울 수 없는…력사의 깊은 발자취"를 지우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선택지가 될 수 없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반박했다. 미국 정보기관에서 오랜 북한 분석 경력을 바탕으로 북한 언행의 속 의미 분석에 정통한 로버트 칼린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라고 하지 않고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라고 극도의 완곡 어법으로 경고한 것에 주목했다.
칼린은 "이는 위협한 게 아니다.
자신의 신년사에서 말한 긍정적인 부분들이 이 대목 때문에 가려지지 않도록 매우 공들여 완곡하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일 전했다.
뤼디거 프랑크 오스트리아 빈대학교 교수와 미국의 보수성향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은 각각 무역전쟁을 비롯한 미·중 대결이라는 구도를 통해 김 위원장의 "새로운 길"을 해석했다.
김 위원장이 미국과 친구가 되고 싶다는 현재의 노선이 여의치 않을 경우 중국으로 발길을 돌릴 수도 있다는 전략적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대내적으론 '반미' 선전을 통해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김일성 주석 때부터 늘 미국과 관계개선에 목말라 했다.
프랑크 교수는 이날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신년사의 "새로운 길" 대목을 "2019년이라는 단기적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커다란 전략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고 봤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3차례 만난 결과를 바탕으로 미·중 간 냉전 2.0 상황에서 안보와 경제 양면에서 중국의 지원에 대해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프랑크 교수는 말했다.
미국과 소련 간 수십 년 냉전 기간, 양국이 각각 가끔 자신들의 말을 안 듣는 동맹들에 대해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처럼, "현 전략 환경 속에서도 중국은 과도한 직접적인 개입을 자제하며 안보와 경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희망이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고 프랑크 교수는 주장했다.
중국 입장에선 북한의 고삐를 틀어쥐는 것보다는 한반도와 나아가 동아시아에서 미국을 몰아내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이런 계산대로 중국이 움직여줄지는 불확실하고, 북한도 과도한 대중 의존이 더욱 심해지는 게 매우 거북할 수는 있겠지만, 북한은 이미 1950년대 중·소 분쟁 시대에 양국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의 명수임을 보여줬다.
이번에도 중국과 밀착 노선으로 선회한다고 해서 미국과 협력을 영원히 포기하는 것은 아니며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대미 관계를 활용할 수도 있다고 프랑크 교수는 말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이 이런 계산대로 놀아주지 않을 때 김 위원장은 주목을 끌기 위해 다시 핵 위협을 들고 나올지도 모르니 "한국은 이 게임에서 볼모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카지아니스 국장 역시 1일 폭스뉴스, 더 힐 등에 기고한 글에서 "새로운 길"을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시진핑 주석이 곧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그 기회에 중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하거나 완전히 해제해줄 것을 설득하려 할 것으로 내다봤다.
"떠오르는 초강대국인 중국과 손잡고 경제재건을 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뭐하러 미국의 군사 공격을 불러올 수 있는 미사일 시험을 하느냐는 게 김정은의 생각인 것 같다"고 그는 주장했다.
대중 봉쇄론자인 카지아니스 국장은 평소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중국 이외의 그 모든 것은, 심지어 북한이 핵탄두를 65개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중국을 막는 것과 중요성에서 비교가 안된다"며 최우선 순위를 아시아에서 중국의 패권 방지에 둘 것을 주문하고 있다.
중국이 핵무장을 한 북한을 동맹으로 거느린 채 아시아를 호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선, 한국이 주도적으로 한반도에 장기적 긴장완화를 이루도록 미국이 도와줘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지금과 같은 최대 압박 정책이 아니라, 한국 정부처럼 외교, 경제, 군사적으로 `최대 관여정책'을 통해 북한과 신뢰를 쌓아가며 상응조치들을 통해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이뤄나가는 게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