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떠나는 한국 게임시장…넷마블 등 대형업체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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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불 켜진 게임산업
“정말 큰 충격입니다. 안 그래도 게임업계의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1위 업체 창업주가 회사 매각을 추진하다니….”
게임업체 관계자는 3일 김정주 창업주의 넥슨 매각 추진 보도를 접하고선 이렇게 반응했다. 한국 게임산업은 최근 1~2년 새 온갖 악재를 맞닥뜨리면서 성장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 52시간 근로제에 대응해 고용을 늘렸지만 신작 출시는 더뎌졌다. 최대 시장인 중국 수출길이 막힌 반면 외국산 게임의 공세는 거세지고 있다. 게임을 ‘규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정부와 국회의 차가운 시선은 여전하다.
국내 간판 게임업체들의 실적은 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꺾였다. 지난해 3분기 넷마블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각각 9.6%, 39.8% 급감했다. 다작(多作)으로 유명했던 넷마블은 근로시간 단축 이후 신작이 눈에 띄게 줄었다. ‘블레이드앤드소울 레볼루션’ ‘BTS월드’ 등 핵심 기대작의 출시가 미뤄진 게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엔씨소프트도 같은 기간 매출이 44%, 영업이익은 10% 줄었다. 초대박을 터뜨린 ‘리니지M’의 뒤를 이을 히트작을 내놓지 못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7년 이후 주요 게임업체의 신작 출시가 지연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게임업체들이 출시를 예고한 신작은 과거에 인기가 높았던 PC 게임을 모바일게임으로 바꾼 사례가 많다. ‘혁신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2017년 2월부터 한국 게임에 판호(판매 허가) 발급을 중단한 것도 치명적이었다. 이런 와중에 해외 게임업체들은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한국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텐센트는 넷마블 지분 17%를 보유한 3대 주주이고 크래프톤(옛 블루홀), 카카오게임즈, 네시삼십삼분 등 국내 다른 게임업체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펀게임즈 등의 중국산 모바일게임은 한국 내 매출 순위 10위권 안에 오르며 약진하고 있다. 총싸움 게임 ‘포트나이트’를 개발한 미국 에픽게임즈도 국내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잡기 위해 수백억원대의 마케팅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한 게임업체 대표는 “중화권을 벗어나 동남아시아, 북미 등을 개척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도 “한국 게임의 입지가 탄탄하지 못한 지역이라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에는 넥슨과 스마일게이트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노동조합이 세워졌다. 정치권에선 사행성 논란을 빚은 ‘확률형 아이템’ 등을 중심으로 게임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게임업체 관계자는 3일 김정주 창업주의 넥슨 매각 추진 보도를 접하고선 이렇게 반응했다. 한국 게임산업은 최근 1~2년 새 온갖 악재를 맞닥뜨리면서 성장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 52시간 근로제에 대응해 고용을 늘렸지만 신작 출시는 더뎌졌다. 최대 시장인 중국 수출길이 막힌 반면 외국산 게임의 공세는 거세지고 있다. 게임을 ‘규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정부와 국회의 차가운 시선은 여전하다.
국내 간판 게임업체들의 실적은 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꺾였다. 지난해 3분기 넷마블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각각 9.6%, 39.8% 급감했다. 다작(多作)으로 유명했던 넷마블은 근로시간 단축 이후 신작이 눈에 띄게 줄었다. ‘블레이드앤드소울 레볼루션’ ‘BTS월드’ 등 핵심 기대작의 출시가 미뤄진 게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엔씨소프트도 같은 기간 매출이 44%, 영업이익은 10% 줄었다. 초대박을 터뜨린 ‘리니지M’의 뒤를 이을 히트작을 내놓지 못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7년 이후 주요 게임업체의 신작 출시가 지연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게임업체들이 출시를 예고한 신작은 과거에 인기가 높았던 PC 게임을 모바일게임으로 바꾼 사례가 많다. ‘혁신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2017년 2월부터 한국 게임에 판호(판매 허가) 발급을 중단한 것도 치명적이었다. 이런 와중에 해외 게임업체들은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한국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텐센트는 넷마블 지분 17%를 보유한 3대 주주이고 크래프톤(옛 블루홀), 카카오게임즈, 네시삼십삼분 등 국내 다른 게임업체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펀게임즈 등의 중국산 모바일게임은 한국 내 매출 순위 10위권 안에 오르며 약진하고 있다. 총싸움 게임 ‘포트나이트’를 개발한 미국 에픽게임즈도 국내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잡기 위해 수백억원대의 마케팅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한 게임업체 대표는 “중화권을 벗어나 동남아시아, 북미 등을 개척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도 “한국 게임의 입지가 탄탄하지 못한 지역이라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에는 넥슨과 스마일게이트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노동조합이 세워졌다. 정치권에선 사행성 논란을 빚은 ‘확률형 아이템’ 등을 중심으로 게임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