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문재인 정부, 내부고발 인정할 줄 알았는데…진정성 의심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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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前 기재부 사무관, 공개 유서에서 뭘 말하려 했나
"나라가 좀 더 좋아지길 바랐을 뿐, 죽으면 나의 주장 믿어줄 것"
극단적 선택 암시 후 잠적…경찰 4시간여 만에 신씨 발견
생명 지장없어…안정위해 병원行
정치적 배경 의심하는 시각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억울함 토로
"나라가 좀 더 좋아지길 바랐을 뿐, 죽으면 나의 주장 믿어줄 것"
극단적 선택 암시 후 잠적…경찰 4시간여 만에 신씨 발견
생명 지장없어…안정위해 병원行
정치적 배경 의심하는 시각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억울함 토로
청와대가 기획재정부에 KT&G 사장 교체와 적자국채 추가 발행을 강요했다고 주장한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이 3일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고 잠적했다가 4시간 만에 발견됐다.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공개 유서를 통해 폭로의 배경을 의심받는 상황에 대해 억울해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에 침묵하는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말하지 않고는 못견딜 것 같아서 말한 것”
“신 전 사무관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 같다”는 112신고가 서울 관악경찰서에 접수된 것은 이날 오전 8시45분. 신고자인 신 전 사무관의 친구는 이날 오전 7시 신 전 사무관으로부터 ‘요즘 일이 힘들다’ ‘행복해라’는 내용의 예약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서울 대학동 한 고시원에서 3장 분량의 유서와 휴대폰을 발견했다.
현장의 유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대신 오전 11시19분 신 전 사무관의 모교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 그가 쓴 공개 유서가 올라왔다. 그는 “내 진정성이 의심받는 게 싫었다”며 “죽음으로라도 제 진심을 인정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썼다. 또 “내가 지적한 행정부 내부 문제에는 근거가 있는 거 같은데 (지금 반박받는 상황이) 납득이 안 된다”며 “메신저인 내가 너무 경박하게 행동했던 것 같다”고 폭로 방식에 대한 후회를 드러냈다.
자신을 비판하는 주장에 대한 반박도 담겼다. 그는 “행정부 서열 3위인 부총리가 대통령 보고를 원하는 대로 들어가지 못하는 게 문제가 아니란 말이냐”며 “(기재부가 해명한) 국채를 발행해 회계연도를 넘는 재정 여력을 확보하는 것은 법상 불가능하다”고 썼다. 또 “이번 정부라면 최소한 내부고발을 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앞으로 그러지 않겠다고 사과 할 줄 알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정말 말하지 않고는 못 견딜 것 같아서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날 낮 12시40분께 서울 봉천동의 한 모텔에서 신 전 사무관을 발견했다. 당시 그는 극단적 행동을 시도한 상태였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발견 직후 신 전 사무관은 서울 보라매병원으로 이송된 뒤 오후 6시께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옮겨 입원했다. 신 전 사무관에게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혀온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이 분당서울대병원을 찾았으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일각선 시민단체 ‘침묵’ 비판도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현 정부의 주요 구성원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참여연대 등 출신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공익제보자지원센터 관계자는 “신 전 사무관의 폭로를 공익제보라고 볼 수 있는지가 뚜렷하지 않아 유보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민변은 이날 온종일 항의에 시달렸다. 신 전 사무관이 유서를 통해 “민변의 모든 변호사가 민변인 걸 공개하고는 변호를 맡지 않겠다고 해서 새삼 실망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신 전 사무관의 대학 동문들은 이날 저녁 입장문을 내고 “민변에서 이번 사건을 거절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신 전 사무관의 지인이 민변 소속 일부 변호사들과 연락해 조언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신 전 사무관이 오해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민변 측에 사과했다.
이현진/조아란/장현주/김일규 기자 apple@hankyung.com
“말하지 않고는 못견딜 것 같아서 말한 것”
“신 전 사무관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 같다”는 112신고가 서울 관악경찰서에 접수된 것은 이날 오전 8시45분. 신고자인 신 전 사무관의 친구는 이날 오전 7시 신 전 사무관으로부터 ‘요즘 일이 힘들다’ ‘행복해라’는 내용의 예약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서울 대학동 한 고시원에서 3장 분량의 유서와 휴대폰을 발견했다.
현장의 유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대신 오전 11시19분 신 전 사무관의 모교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 그가 쓴 공개 유서가 올라왔다. 그는 “내 진정성이 의심받는 게 싫었다”며 “죽음으로라도 제 진심을 인정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썼다. 또 “내가 지적한 행정부 내부 문제에는 근거가 있는 거 같은데 (지금 반박받는 상황이) 납득이 안 된다”며 “메신저인 내가 너무 경박하게 행동했던 것 같다”고 폭로 방식에 대한 후회를 드러냈다.
자신을 비판하는 주장에 대한 반박도 담겼다. 그는 “행정부 서열 3위인 부총리가 대통령 보고를 원하는 대로 들어가지 못하는 게 문제가 아니란 말이냐”며 “(기재부가 해명한) 국채를 발행해 회계연도를 넘는 재정 여력을 확보하는 것은 법상 불가능하다”고 썼다. 또 “이번 정부라면 최소한 내부고발을 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앞으로 그러지 않겠다고 사과 할 줄 알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정말 말하지 않고는 못 견딜 것 같아서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날 낮 12시40분께 서울 봉천동의 한 모텔에서 신 전 사무관을 발견했다. 당시 그는 극단적 행동을 시도한 상태였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발견 직후 신 전 사무관은 서울 보라매병원으로 이송된 뒤 오후 6시께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옮겨 입원했다. 신 전 사무관에게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혀온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이 분당서울대병원을 찾았으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일각선 시민단체 ‘침묵’ 비판도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현 정부의 주요 구성원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참여연대 등 출신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공익제보자지원센터 관계자는 “신 전 사무관의 폭로를 공익제보라고 볼 수 있는지가 뚜렷하지 않아 유보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민변은 이날 온종일 항의에 시달렸다. 신 전 사무관이 유서를 통해 “민변의 모든 변호사가 민변인 걸 공개하고는 변호를 맡지 않겠다고 해서 새삼 실망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신 전 사무관의 대학 동문들은 이날 저녁 입장문을 내고 “민변에서 이번 사건을 거절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신 전 사무관의 지인이 민변 소속 일부 변호사들과 연락해 조언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신 전 사무관이 오해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민변 측에 사과했다.
이현진/조아란/장현주/김일규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