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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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는 글을 함께 공유하며 소통해보는 [와글와글]. 이번 사연은 계속된 임신 실패로 낙담하고 있다는 여성 A씨의 사연이다.

A씨는 올해 결혼 6년차 주부다. 결혼 전 말 못할 사정으로 가족과도 등 돌리고 살던 A씨 앞에 어느날 갑자기 남편이 나타나 결혼을 하게 됐다. 부모님의 사랑을 못받고 자란 A씨에게 남편은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어줬다. 그것도 모자라 시부모님까지 A씨를 예뻐해주면서 처음으로 사는 게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A씨는 아기를 빨리 낳고 싶었다. 남편 닮은 아들을 낳고 싶다고 A씨가 말하면 남편은 아내를 닮은 딸을 낳고 싶다 답하며 행복한 신혼의 단꿈에 젖었다.

하지만 결혼한지 1년이 지나도록 임신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마음 먹고 또 1년을 보냈지만 여전히 아기는 생기지 않았다. 조금씩 걱정이 된 부부는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지만 A씨도, 남편도 아무 이상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의사의 말에 안도감이 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더 혼란스러웠다.

임신에 좋다는 한약도 달여서 먹고 시부모님이 중국에서 어렵게 구해온 약도 먹어봤지만 효과는 없었다.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시험관 인공수정을 시도했지만 그것마저 연이어 실패했고 A씨의 몸이 버티지 못해 포기하고 말았다. 그렇게 지낸 시간이 5년. A씨는 며칠 전 임신 테스트기를 확인하고 또 다시 낙담할 수 밖에 없었다.

A씨는 뉴스를 통해 아동 학대 사건이나 해외로 입양되는 아기 소식을 접하기만 해도 눈물이 나왔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A씨를 다독이며 위로해줬고 시부모님은 A씨의 마음이 불편할까봐 더 잘 챙겨준 기억들만 떠올랐다.

화장실을 나오면서 A씨는 남편을 바라봤다. 남편은 그저 웃으면서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며 옷을 주섬주섬 챙겼다. A씨는 남편의 뒷모습을 보고는 그만 눈물이 터져 버렸다.

A씨는 임신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 줄은 그동안 정말 몰랐다. 부모한테 사랑받지 못한 설움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자식에게는 정말 남부럽지 않게 예뻐해주려 했다. 그러다가 자꾸만 안좋은 생각이 들었다. 뭘 잘못했길래 엄마가 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건지 한탄하며 대성통곡했다.

A씨는 올해 꼭 남편 닮은 아기를 낳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며 글을 마무리 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 되겠지만 테스트기부터 멀리 해야 한다. 테스트기 체크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고 더 임신이 안된다. 아무 생각없이 살다 보면 어느 날 테스트기 두 줄 뜬다. 내 이야기다", "아기 가진다고 몸 만들때는 그렇게 안 생기더니 어느 날 술을 잔뜩 마신 날 갑자기 아기가 생겼다", "내 이야기인 줄. 나도 여러 번 실패했다. 그런데 나이 40에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임신이 되더라. 포기하지 않는다면 아기는 꼭 찾아올 것이다", "남편과 더 알콩달콩한 시간 보내라고 아기가 늦게 찾아오는 것 같다. 힘내시길…", "무엇보다 좋은 남편, 시부모님 만난 게 너무 부럽다"라며 위로를 전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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