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8포인트(0.07%) 오른 1995.01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장중 2000선 아래로 추락한데 이어 이날도 지수는 장 내내 1980~1990선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가 애플 폭락의 충격으로 급락해서다. 애플이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를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는 9.96% 폭락했다. 2013년 1월 이후 최악의 하락세다.
글로벌 대장주인 애플이 급락하면서 글로벌 증시는 출렁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660.02포인트(2.83%) 급락한 22,686.22로 나타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4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4% 떨어졌다.
독일과 프랑스 주요 지수도 1.5% 이상 하락하는 등 유럽 주요국 증시도 급락세를 연출했다.
주식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심상치 않다고 본 정부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었다. 정부는 4일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세계 증시불안 원인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한국은행도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어 “적기에 시장안정화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세계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증시 불안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경기 우려는 미국, 유럽, 중국 등의 지표를 통해 계속 확인되고 있다"며 "미·중 무역갈등뿐만 아니라 글로벌 수요 둔화를 반영해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 부진세가 나타나면서 증시의 투자심리는 냉각되는 중이다. 당분간은 부정적인 시장 반응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당분간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단기 바닥선을 1900~1950선 사이로 예상했다. 미국의 경기둔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중국과 아세안 신흥국들의 금융 불안까지 이어진다면 1900선까지 붕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당분간은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유지하라는 조언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양한 변수들이 한국 주식시장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코스피 1차 지지선을 1900~1950포인트"라고 했다. 이어 "중기적 지지선 역할을 하려면 비관적 시나리오들이 현실화되지 않아야 할 것"이라며 "아직은 보수적 스탠스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