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레이더갈등 길어지나…말對말·동영상對동영상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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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日주장 반박 동영상 공개…국제 선전전 비화
日 레이더 전자파 정보 공개 않으면 접점 찾기 힘들어
韓해군 경계소홀 비판도…日위협비행 때 교신도 안 해 새해 들어서도 한일 '레이더 갈등'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장기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일본 방위성이 한국 해군의 사격통제 레이더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 증거라며 자국 해상초계기가 촬영한 영상을 공개한 데 이어 4일 국방부가 일본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장외공방전이 격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이 발생한 지난달 20일로부터 보름이 경과하도록 양국이 갈등 해소의 출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양국간에 '말 대(對) 말', '동영상 대 동영상' 식으로 감정 싸움이 심해지는 양상이다.
국방부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영상은 우리 해군 구축함이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STIR·추적레이더)를 조사하지 않았고 오히려 초계기가 우리 함정을 향해 저공 위협비행을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우리 해경이 촬영한 영상과 일본 방위성이 공개한 초계기 영상을 근거로 삼았다.
국방부는 일본 방위성이 일본어와 영어로 제작한 동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것에 대응해 반박 동영상을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각국 언어로 번역해 유튜브에 게시할 예정이다.
양국의 레이더 갈등이 국제적 선전전 양상으로 비화하는 셈이다. 지난달 20일 우리 해군과 해경의 북한 어선 구조과정에서 불거진 레이더 갈등이 해를 넘기고도 해소되지 않는 이유는 양측의 입장 차이가 너무 크게 때문이다.
우발적인 상황에서 갈등이 불거진 과정을 되짚어 보고 재발을 방지하는 노력은 진전이 없고, 각각 상대방이 '위협적 행위'를 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선전전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일본은 우리 해군 구축함(광개토대왕함)이 자국의 초계기(P-1)를 향해 사격통제(화기관제) 레이더를 가동하는 위협행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국방부는 일본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운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방부는 오히려 일본 초계기가 인도주의적 구조 활동을 하던 우리 해군 함정에 저공 위협 비행을 했다는 입장이나 일본은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규정 등 국제규범을 준수했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양국은 사실관계 규명을 위해 지난달 27일 실무급 화상회의를 가졌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일본이 실무급 화상회의 다음 날 자국 초계기가 촬영한 영상을 공개한 이후로는 양국 모두 사실관계 규명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비판에 무게를 두는 양상이다.
일본은 레이더 조사에 대한 우리 측의 사과를, 우리 정부는 위협 비행에 대한 일본 측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1일 TV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화기관제 레이더의 조사는 위험한 행위로, (한국이) 재발 방지책을 확실히 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히자, 우리 국방부는 2일 "일본은 더 이상 사실을 왜곡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인도적 구조 활동 중이었던 우리 함정에 대해 위협적인 저공비행을 한 행위에 대해 사과해야 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전날 분카(文化)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레이더 갈등 관련 "우리들(일본)은 확실한 증거에 기초해 항의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우리 국방부는 이날 동영상을 통해 "일본 측이 주장하는 추적레이더 증거자료(전자파 정보)가 있다면 양국 실무협의에서 제시하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본은 군사기밀을 이유로 초계기가 탐지한 우리측 레이더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전화통화를 하고 레이더 갈등과 관련해 한일 국방당국 간 협의를 통해 이견을 해소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지만, 일본 측이 레이더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한 출구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일본 초계기가 당시 광개토대왕함이 운용 중이던 탐색레이더(MW08)의 전자파나 광개토대왕함과 함께 북한 선박 구조활동을 하던 우리 해경경비함 삼봉호의 '켈빈' 레이더 전자파를 추적레이더(STIR)로 오인한 것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탐색레이더(MW08)는 주파수 대역이 'G밴드'로 추적레이더와 달라 오인할 가능성이 별로 없지만, 켈빈 레이더는 추적레이더와 같은 'I밴드'를 쓰기 때문에 오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해경정은 '켈빈' 레이더를 탐색 및 사격통제 겸용으로 쓰고 있으며, 당시 어선 구조활동을 위해 이 레이더를 가동 중이었다. 한편, 우리 해군 함정이 당시 일본 초계기의 저공 위협비행에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무장한 군용기가 함정을 향해 근접 비행하는 것은 위험한 행위이기 때문에 통신을 통해 접근하지 말도록 경고해야 했는데 우리 해군 함정은 그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당시 광개토대왕함은 일본 초계기가 접근하자 광학영상장비(EOTS)로 감시했지만, 초계기의 근접비행을 녹화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당시 북한 어선 구조작전에 집중하는 상황이었고 우방국인 일본의 초계기로 식별됐기 때문에 광학영상장비로 감시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日 레이더 전자파 정보 공개 않으면 접점 찾기 힘들어
韓해군 경계소홀 비판도…日위협비행 때 교신도 안 해 새해 들어서도 한일 '레이더 갈등'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장기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일본 방위성이 한국 해군의 사격통제 레이더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 증거라며 자국 해상초계기가 촬영한 영상을 공개한 데 이어 4일 국방부가 일본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장외공방전이 격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이 발생한 지난달 20일로부터 보름이 경과하도록 양국이 갈등 해소의 출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양국간에 '말 대(對) 말', '동영상 대 동영상' 식으로 감정 싸움이 심해지는 양상이다.
국방부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영상은 우리 해군 구축함이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STIR·추적레이더)를 조사하지 않았고 오히려 초계기가 우리 함정을 향해 저공 위협비행을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우리 해경이 촬영한 영상과 일본 방위성이 공개한 초계기 영상을 근거로 삼았다.
국방부는 일본 방위성이 일본어와 영어로 제작한 동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것에 대응해 반박 동영상을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각국 언어로 번역해 유튜브에 게시할 예정이다.
양국의 레이더 갈등이 국제적 선전전 양상으로 비화하는 셈이다. 지난달 20일 우리 해군과 해경의 북한 어선 구조과정에서 불거진 레이더 갈등이 해를 넘기고도 해소되지 않는 이유는 양측의 입장 차이가 너무 크게 때문이다.
우발적인 상황에서 갈등이 불거진 과정을 되짚어 보고 재발을 방지하는 노력은 진전이 없고, 각각 상대방이 '위협적 행위'를 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선전전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일본은 우리 해군 구축함(광개토대왕함)이 자국의 초계기(P-1)를 향해 사격통제(화기관제) 레이더를 가동하는 위협행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국방부는 일본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운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방부는 오히려 일본 초계기가 인도주의적 구조 활동을 하던 우리 해군 함정에 저공 위협 비행을 했다는 입장이나 일본은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규정 등 국제규범을 준수했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양국은 사실관계 규명을 위해 지난달 27일 실무급 화상회의를 가졌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일본이 실무급 화상회의 다음 날 자국 초계기가 촬영한 영상을 공개한 이후로는 양국 모두 사실관계 규명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비판에 무게를 두는 양상이다.
일본은 레이더 조사에 대한 우리 측의 사과를, 우리 정부는 위협 비행에 대한 일본 측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1일 TV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화기관제 레이더의 조사는 위험한 행위로, (한국이) 재발 방지책을 확실히 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히자, 우리 국방부는 2일 "일본은 더 이상 사실을 왜곡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인도적 구조 활동 중이었던 우리 함정에 대해 위협적인 저공비행을 한 행위에 대해 사과해야 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전날 분카(文化)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레이더 갈등 관련 "우리들(일본)은 확실한 증거에 기초해 항의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우리 국방부는 이날 동영상을 통해 "일본 측이 주장하는 추적레이더 증거자료(전자파 정보)가 있다면 양국 실무협의에서 제시하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본은 군사기밀을 이유로 초계기가 탐지한 우리측 레이더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전화통화를 하고 레이더 갈등과 관련해 한일 국방당국 간 협의를 통해 이견을 해소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지만, 일본 측이 레이더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한 출구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일본 초계기가 당시 광개토대왕함이 운용 중이던 탐색레이더(MW08)의 전자파나 광개토대왕함과 함께 북한 선박 구조활동을 하던 우리 해경경비함 삼봉호의 '켈빈' 레이더 전자파를 추적레이더(STIR)로 오인한 것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탐색레이더(MW08)는 주파수 대역이 'G밴드'로 추적레이더와 달라 오인할 가능성이 별로 없지만, 켈빈 레이더는 추적레이더와 같은 'I밴드'를 쓰기 때문에 오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해경정은 '켈빈' 레이더를 탐색 및 사격통제 겸용으로 쓰고 있으며, 당시 어선 구조활동을 위해 이 레이더를 가동 중이었다. 한편, 우리 해군 함정이 당시 일본 초계기의 저공 위협비행에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무장한 군용기가 함정을 향해 근접 비행하는 것은 위험한 행위이기 때문에 통신을 통해 접근하지 말도록 경고해야 했는데 우리 해군 함정은 그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당시 광개토대왕함은 일본 초계기가 접근하자 광학영상장비(EOTS)로 감시했지만, 초계기의 근접비행을 녹화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당시 북한 어선 구조작전에 집중하는 상황이었고 우방국인 일본의 초계기로 식별됐기 때문에 광학영상장비로 감시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