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논란이 많은 최저임금 결정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현행 단일 심의체인 최저임금위원회를 최저임금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기로 했다. 최저임금제도 변경은 1988년 제도 시행 후 32년 만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제4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과 관련한 정부 초안을 이달 중 확정하기로 했다.
최저임금 결정구조 이원화…청년·비정규직·소상공인도 참여
홍 부총리는 “최저임금 결정 심의체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구간설정위원회의 경우 전문가로만 구성해 상·하한 구간 설정뿐만 아니라 최저임금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까지 상시적으로 분석하는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정위원회도 위원 선정 때 청년·여성·비정규직·중소기업·소상공인 대표 등이 반드시 포함되도록 법률에 명문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홍 부총리 발언은 그동안 최저임금 영향에 대한 분석이 부족했고 비정규직·소상공인 등 직접 당사자를 배제한 점을 인정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저임금 결정구조 이원화는 2017년 9월부터 7개월간 활동했던 최저임금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도 제안했던 내용이다. TF는 구간설정위원회를 15명 이내의 공익위원으로 구성하고 노동계, 경영계, 정부가 동수를 추천하도록 했다. 전문가들이 객관적인 통계에 근거해 인상률 구간을 제시하면 그 범위 내에서 노사가 이듬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구조다.

최저임금 결정 구조와 함께 결정 기준도 개선될 전망이다. 현재 최저임금법상 기준은 근로자 생계비, 유사근로자의 임금, 노동 생산성, 소득 분배율 등이다. 정부는 내년 최저임금부터 물가, 경제성장률, 고용률 등도 고려해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7일 위원회 위원 수, 추천 방식, 결정기준 등 쟁점사항을 포함한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관련 정부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