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줄이고 쪼개고…편의점 일자리도 구하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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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發 '알바 전쟁'
최저임금 인상에 주휴수당도 포함…'알바 가뭄' 극심
"커피숍 알바 공고 뜨면 하루만에 200여명 조회
서류전형·면접 깐깐해져…경력자 아니면 찬밥"
최저임금 인상에 주휴수당도 포함…'알바 가뭄' 극심
"커피숍 알바 공고 뜨면 하루만에 200여명 조회
서류전형·면접 깐깐해져…경력자 아니면 찬밥"
“백화점 알바(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최저임금이 올랐다고 근무시간을 6시간에서 4시간으로 줄였습니다. 거기에 주휴수당이 있다고 매니저들은 알바들에게 점심시간도 바치라고 합니다.” 3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글을 쓴 이는 호소했다. “열심히 사는 사람 백수로 만들려 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주휴수당 안 받고 점심이라도 제대로 식사하게 해주세요. 점점 야박해지고 있는 사람들이 무서워집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 명문화로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가운데 하나다. 일자리는 점점 구하기 힘들어지고, 최저임금이 올라도 실질 소득은 늘지 않는다는 호소도 잇따르고 있다.
정책 수혜자가 피해자로
‘최저임금 1만원’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것은 2015년. ‘알바노조’가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며 프랜차이즈 점거 농성 등을 한 후 곳곳에서 최저임금 1만원 요구가 터져나왔다. 2017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유력 후보는 모두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공약은 현실이 됐다. 최저임금 8350원에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시급은 1만30원이 된다. 하지만 정작 아르바이트생들은 알바 자리마저 구하기 쉽지 않게 됐다. 정책의 잠재적 수혜자들이 피해자로 바뀐 셈이다.
현장을 점검해 보니 경쟁은 생각보다 치열했다. 아르바이트 구직 사이트 알바몬에 따르면 최근 경기 부천시 방이동의 한 식당이 낸 아르바이트생 2명 모집공고는 하루 동안 277명이 조회했다. 서울 종로 H커피의 야간(오후 11시~오전 5시) 아르바이트생 1명 모집에는 24시간 동안 105명이 조회하고 직접 전화문의를 했다. 알바몬 관계자는 “서울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의 커피숍 등이 아르바이트생 모집 공고를 내면 하루에도 조회 수가 200건을 훌쩍 웃돈다”고 설명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10.9% 오르면서 아예 아르바이트를 뽑지 않는 가게가 늘어 알바 자리가 점점 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상된 최저임금에 주휴수당, 4대 보험까지 더하면 정직원과 별 차이가 없어진 게 원인이다. 서울 중구에서 한식점을 운영하는 L사장은 아르바이트생 대신 직원을 채용하기로 했다. L사장은 “이젠 아르바이트생도 직원만큼 대우를 해줘야 해 차라리 안정적으로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직원을 더 뽑는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주휴수당 부담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서울 영등포에서 피자집을 운영하는 K사장은 “(내가) 일하는 시간을 늘리고 집사람도 가게에서 일하기로 했다”며 “아르바이트생이 일하는 시간을 주당 15시간 미만으로 낮춰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르바이트도 ‘경력자’ 우대
대학생 A씨의 사례는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 그는 영화관 아르바이트 공고를 보고 서류를 냈다. 아르바이트라 만만하게 보고 냈는데 두 번이나 서류에서 떨어졌다. 취업준비생처럼 서류를 다듬고, 선배들로부터 점검을 받은 후 세 번째 지원해서 영화관 아르바이트로 취직할 수 있었다. A씨는 “학교 등 스펙도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수요(구인)는 줄고, 공급(구직)은 늘어난 결과다.
실제 구직자 사이에서는 “아르바이트도 경력만 우대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사용자들이 구직자를 고르는 눈과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2주째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는 예비대학생 P씨는 “군대를 제대하고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친형은 일자리를 척척 구하는 데 계속 허탕만 치고 있다”고 했다. 취준생 L씨도 “카페 아르바이트 한 명 구하는데 6명이 지원해 서류 통과하고 면접까지 봤는데도 떨어졌다”며 “취업할 때까지 임시로 일할 아르바이트를 알아보고 있는데 이마저도 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수요가 많았던 편의점 점주들이 일자리 ‘쪼개기와 공유하기’에 나선 것도 일자리를 줄이는 요인이다. 주휴수당 부담을 피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생 근무시간을 줄이는 대신 다른 점포와 교차로 근무하게 하는 점포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얘기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에 대해 편의점 점주들이 느끼는 부담은 예상보다 훨씬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우상/정의진/이인혁 기자 idol@hankyung.com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 명문화로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가운데 하나다. 일자리는 점점 구하기 힘들어지고, 최저임금이 올라도 실질 소득은 늘지 않는다는 호소도 잇따르고 있다.
정책 수혜자가 피해자로
‘최저임금 1만원’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것은 2015년. ‘알바노조’가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며 프랜차이즈 점거 농성 등을 한 후 곳곳에서 최저임금 1만원 요구가 터져나왔다. 2017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유력 후보는 모두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공약은 현실이 됐다. 최저임금 8350원에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시급은 1만30원이 된다. 하지만 정작 아르바이트생들은 알바 자리마저 구하기 쉽지 않게 됐다. 정책의 잠재적 수혜자들이 피해자로 바뀐 셈이다.
현장을 점검해 보니 경쟁은 생각보다 치열했다. 아르바이트 구직 사이트 알바몬에 따르면 최근 경기 부천시 방이동의 한 식당이 낸 아르바이트생 2명 모집공고는 하루 동안 277명이 조회했다. 서울 종로 H커피의 야간(오후 11시~오전 5시) 아르바이트생 1명 모집에는 24시간 동안 105명이 조회하고 직접 전화문의를 했다. 알바몬 관계자는 “서울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의 커피숍 등이 아르바이트생 모집 공고를 내면 하루에도 조회 수가 200건을 훌쩍 웃돈다”고 설명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10.9% 오르면서 아예 아르바이트를 뽑지 않는 가게가 늘어 알바 자리가 점점 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상된 최저임금에 주휴수당, 4대 보험까지 더하면 정직원과 별 차이가 없어진 게 원인이다. 서울 중구에서 한식점을 운영하는 L사장은 아르바이트생 대신 직원을 채용하기로 했다. L사장은 “이젠 아르바이트생도 직원만큼 대우를 해줘야 해 차라리 안정적으로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직원을 더 뽑는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주휴수당 부담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서울 영등포에서 피자집을 운영하는 K사장은 “(내가) 일하는 시간을 늘리고 집사람도 가게에서 일하기로 했다”며 “아르바이트생이 일하는 시간을 주당 15시간 미만으로 낮춰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르바이트도 ‘경력자’ 우대
대학생 A씨의 사례는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 그는 영화관 아르바이트 공고를 보고 서류를 냈다. 아르바이트라 만만하게 보고 냈는데 두 번이나 서류에서 떨어졌다. 취업준비생처럼 서류를 다듬고, 선배들로부터 점검을 받은 후 세 번째 지원해서 영화관 아르바이트로 취직할 수 있었다. A씨는 “학교 등 스펙도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수요(구인)는 줄고, 공급(구직)은 늘어난 결과다.
실제 구직자 사이에서는 “아르바이트도 경력만 우대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사용자들이 구직자를 고르는 눈과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2주째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는 예비대학생 P씨는 “군대를 제대하고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친형은 일자리를 척척 구하는 데 계속 허탕만 치고 있다”고 했다. 취준생 L씨도 “카페 아르바이트 한 명 구하는데 6명이 지원해 서류 통과하고 면접까지 봤는데도 떨어졌다”며 “취업할 때까지 임시로 일할 아르바이트를 알아보고 있는데 이마저도 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수요가 많았던 편의점 점주들이 일자리 ‘쪼개기와 공유하기’에 나선 것도 일자리를 줄이는 요인이다. 주휴수당 부담을 피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생 근무시간을 줄이는 대신 다른 점포와 교차로 근무하게 하는 점포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얘기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에 대해 편의점 점주들이 느끼는 부담은 예상보다 훨씬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우상/정의진/이인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