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여행주의보 발령…'화웨이 사태' 보복 예방 차원
미국 정부가 자국민을 대상으로 중국 여행주의보를 갱신 발령했다. 지난달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에서 체포된 뒤 미국인이 중국에서 억류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는 3일(현지시간) 중국에 대해 ‘높은 주의 필요’를 뜻하는 2단계 여행주의보(travel advisory)를 갱신 발령하면서 중국 정부가 자의적인 법리 해석을 통해 미국 시민을 억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1월에도 임의적 법률 집행과 미·중 이중 국적자에 대한 특별 규제 등을 이유로 중국에 있는 미국인은 각별히 주의하라고 당부하는 여행주의보를 내렸다.

미국 정부는 올해 중국 여행주의보에서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티베트자치구에서 보안 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더 큰 주의를 요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또 중국 당국이 부당한 방법으로 미국인들의 출국을 금지하거나 강제로 재입국시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많은 미국인이 중국을 떠나려 할 때 그제서야 자신이 출국 금지 대상이 된 사실을 알고, 수년이 지나서야 출국 금지가 풀린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조치가 지난달 발생한 ‘화웨이 사태’ 이후 중국의 미국인 억류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예방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캐나다 외교부에 따르면 멍 부회장 체포 후 중국 당국은 지금까지 캐나다인 총 13명을 억류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