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이어 14시간 참고인 조사…사무실 압수수색에 '담담'
'靑특감반 의혹' 김태우 조사받고 귀가…"진실 밝혀지고 있어"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수사관이 4일 검찰에 출석해 두 번째 조사를 받고 14시간만에 귀가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주진우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께 김 수사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청와대 특감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에 대해 조사한 뒤 오후 11시 57분께 돌려보냈다.

김 수사관은 3일에는 9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받았고, 이날 오전 다시 검찰에 출석해 14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김 수사관은 조사를 마치고 나오며 "조사 중인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검찰에 제출한 문건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다물었다.

그러면서도 "환경부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언론 보도를 봤다"며 "제가 공표했던 내용에 걸맞은 결과가 나오는 듯해 진실이 밝혀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검찰이 자신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서는 "언론에 공표한 것은 다 인정하고, (압수수색에서) 무엇이 나오더라도 인정한다"라며 담담한 심경을 내보였다.

김 수사관은 의혹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내부 기밀을 유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수원지검 형사1부의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혐의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김 수사관이 쓰던 서울중앙지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그는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할 계획에 대해선 "변호인과 상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수사관의 변호를 맡은 이동찬 변호사는 앞서 이날 오전 기자들을 만나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외에 다른 청와대 고위직 인사들에 대해선 "추가로 고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수사관은 추후 조사가 더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조금 더 나올 것 같다"고 답했다.

청와대 특감반에서 일하다 검찰로 복귀 조처된 김 수사관은 "특감반 근무 때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의 금품수수 의혹을 조사해 청와대 상부에 보고했으나 이에 따른 조치 없이 오히려 내가 징계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전직 총리 아들이나 은행장 동향 등 민간인에 대한 사찰도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특감반원 시절 직접 작성했다는 첩보보고 문서 목록을 공개했다.

청와대는 의혹을 모두 부인하며 지난달 19일 김 수사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다음날인 20일 자유한국당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이인걸 전 특감반장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김 수사관 고발사건은 수원지검, 청와대 관계자들을 자유한국당이 고발한 사건은 서울동부지검이 각각 수사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