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범죄·판타지·역사…2019 문단 달군다
국내 문단을 대표하는 스타 작가들이 올해 연이어 신작을 쏟아낸다. 장강명 조남주 김숨 등 한국 사회를 뜨겁게 했던 여러 담론으로 주목받은 젊은 작가들이 속속 신간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은희경 편혜영 윤대녕 윤성희 등 베테랑 소설가들도 새 소설로 귀환해 눈길을 끈다.

매달 스타 작가 신작 잇따라 출간

지난해 판매 100만 부를 돌파한 《82년생 김지영》의 작가 조남주는 오는 3월께 새 장편소설(제목 미정)을 내놓는다. 출간을 맡은 민음사는 “시공간을 알 수 없는 작은 도시 국가 속 불법체류자들이 사는 낡은 맨션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한국 문학계 ‘트렌드세터’(시대의 풍조, 경향을 만드는 사람)로 불리며 전방위로 활동하고 있는 장강명 작가도 4월 은행나무를 통해 《재수사》(가제)를 출간한다. 그가 쓴 첫 번째 범죄소설인 《재수사》는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범죄자와 수사관 심리에 관한 이야기를 깊고 사실감 있게 다룬다. 2009년 장편소설《내 심장을 쏴라》로 데뷔해 올해 등단 10주년을 맞은 정유정 작가는 5월께 역시 은행나무를 통해 신작 소설 《진이 지니》(가제)를 선보인다. 치열하게 살아온 여성 침팬지 사육사 ‘진이’를 주인공으로, 죽음과 직면한 인간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판타지 기법으로 경쾌하게 써나간 모험소설이다.

지난해 위안부 할머니의 진술을 바탕으로 쓴 《흐르는 편지》로 많은 독자를 울렸던 김숨 작가는 올해도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을 내놓는다. 6월 출간 예정인 《떠도는 땅》(은행나무)은 1937년 신한촌(러시아 연해주 인근) 거주 조선인 강제 이주에 관한 이야기다. 전작들과 비슷하게 폭력적인 역사 속에 매몰된 인간의 숭고함을 담담한 문체로 풀어간다.

오랜만에 나타난 반가운 얼굴도

문학과지성사는 윤대녕, 은희경, 편혜영 등 무게감 있는 작가들의 출간 소식을 알렸다. 은희경은 장편소설 《빛의 과거》(가제)를 들고 오랜만에 독자들을 찾는다. 2014년 《소년을 위로해줘》 이후 5년 만에 내놓는 장편이다. 2017년 여름부터 지난해 여름까지 계간 ‘문학과사회’에 연재됐다. 친하진 않지만 오랜 시간을 함께했다고 여긴 친구가 어느 날 소설가가 돼 주인공의 눈앞에 나타난다. 이후 주인공이 대학 시절 기숙사 생활로 돌아가 잃었던 기억을 찾아나서는 내용이다.

미국에서 출간된 장편소설 《홀》로 지난해 ‘셜리 잭슨 상’을 받은 편혜영 작가도 2013년 네 번째 소설집 이후 6년 만에 새 소설집(제목 미정)으로 돌아온다. 인간 내면을 감각적 문체로 그려내온 윤대녕 작가는 여덟 번째 소설집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를 이달 내놓는다. 2014년 4월부터 특유의 섬세한 시선을 담아 쓴 작품 여덟 편을 담는다.

황정은 작가는 연작소설집 《디디의 우산》(창비)을 이달 내놓는다.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을 비롯해 연작 성격을 띤 중편소설 두 편을 묶었다. 사회적 격변을 배경으로 개인의 일상 속에서 ‘혁명’이란 단어가 지니는 새로운 의미를 탐구한 작품이다. 이 밖에 권여선 작가가 ‘창작과비평’ 창간 50주년 기념 중편소설을 다시 고쳐 쓴 《당신이 알지 못하나이다》(가제·창비)와 윤성희 작가의 《상냥한 사람》(가제·창비)도 올해 독자들을 찾아온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