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억원 이상 단독(다가구)주택 공시가격을 급격히 끌어올리면서 고급 주택 보유자가 아닌 중산층 1주택자까지 ‘세금 폭탄’을 맞을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에 의뢰해 올해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세 부담 예상치를 살펴본 결과다.
보유세 인상 상한선까지 치솟는 사례 속출…중산층 1주택자도 '세금폭탄'
공시가격 5억원 이상 단독·다가구 주택을 가진 이들 중에선 보유세가 작년 대비 상한선(150%)까지 오르는 사례가 속출한다. 서울 삼성동 대지면적 303㎡(연면적 308㎡) 단독주택의 올해 추정 보유세는 1104만원으로, 작년(736만원)보다 1.5배 많다. 공시가격이 작년 19억6000만원에서 올해 32억7000만원으로 확 높아진 결과다. 방배동의 대지면적 263.7㎡(연면적 629㎡) 다가구주택 보유세도 지난해(422만원)에 비해 50% 더 뛴다. 작년 공시가격이 13억9000만원으로 책정됐지만 올해 23억6000만원으로 10억원 올라서다. 올해는 633만원을 내야 한다.

상대적으로 공시가격이 낮은 비강남권 단독주택 보유자 세 부담도 상한선 가까이 급증한다. 공시가격이 급등하면서 올해 9억원을 넘겼다면 추가로 종합부동산세까지 내야 하는 까닭이다. 장안동에 있는 연면적 237㎡ 다가구주택은 올해 공시가격이 9억6200만원으로 보유세 197만원이 매겨질 전망이다. 작년 집주인이 낸 보유세(141만원)에서 약 1.4배로 오른다.

보유한 주택이 올해 공시가격 9억원 이하로 잡혀 종부세 부과 대상이 아니더라도 보유세 인상은 남의 일이 아니다. 연면적 237㎡인 쌍문동의 한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6억3500만원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보유세는 9억원 미만 주택 기준 상한선인 작년의 1.3배로 뛴다. 작년에 약 48만원을 낸 이가 올해 약 53만원을 내야 한다.

올해 공시예정가격이 7억6700만원인 연남동의 122㎡ 규모 다가구주택 보유세도 작년 대비 30% 인상된다. 공시가격이 작년(3억8400만원)에 비해 약 두 배 오른 결과다. 내년에도 공시가격이 비슷한 폭으로 오르면 내년 보유세는 상한선인 150%까지 늘어난다.

보유세 부담이 내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급격한 공시가격 인상으로 2~3년 연속 세 부담 상한선까지 보유세가 오르는 사례가 많아서다. 공시가격이 1년 새 5억8300만원에서 10억6000만원으로 82% 오른 망원동 주택 소유주는 올해 보유세 118만원을 내야 한다. 지난해(71만원)보다 1.5배 많다. 내년에는 177만원으로 2.5배까지 오른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